'슈퍼맨' 엄마들, 왜 야노시호와 달리 비난 받을까

이만수 2014. 11. 21.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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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혜정·문정원은 안되고 야노시호는 되는 이유

[엔터미디어=이만수 기자] KBS <슈퍼맨이 돌아왔다>의 시청자게시판이 비공개로 전환됐다. 이유는 '프로그램의 출연자분들과 아이들을 욕설, 비방, 악성댓글에서 보호하고자' 취한 조치다. 시청자게시판에 쏟아지는 비난은 엄마들의 출연이 잦아진 데서 비롯되고 있다.

그 중에서도 비난이 집중되는 건 최근 결혼 5주년으로 가족이 함께 여행을 떠난 타블로와 강혜정이다. 시청자들은 왜 이들의 결혼 5주년을 방송으로 봐야 하는가에 대한 불만을 토로했다. 아이들의 순수한 모습을 보기 위해, 또 '슈퍼맨으로 돌아온' 아빠들의 고군분투를 보기 위해 TV 앞에 앉은 시청자들은 그렇게 '은근슬쩍' 방송으로 들어온 엄마의 모습이 프로그램 취지와는 맞지 않는다 여기고 있다.

이런 비난은 최근 자주 방송에 얼굴을 보인 이휘재의 아내인 문정원도 똑같이 받고 있다. 이것은 이휘재가 자신 스스로 육아에 전념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보다 주변인들을 계속 만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비난을 샀던 것과 그리 다르지 않다. 무엇보다 시청자들은 아빠와 아이에 집중하고 있다. 그러니 그 사이에 누군가 자꾸 틈입해 들어오는 것을 불편하게 여기는 것.

사실 아이들이 나오는 방송에서 엄마가 등장하는 것이 그리 이상할 건 없지 않냐고 말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것은 <슈퍼맨이 돌아왔다>라는 프로그램의 성격을 잘 몰라서 하는 이야기다. 이 프로그램은 '엄마가 없는 48시간, 아빠들의 도전'이 핵심이다. 그러니 아빠들의 고군분투가 프로그램의 한 몫이고 나머지는 아이들의 몫이다. 여기에 엄마가 끼어드는 순간 프로그램의 정체성이 흔들리게 되는 것이다. 결국 제작진이 "엄마들 출연을 자제하겠다"는 공식 입장을 밝힌 것은 그 때문이다.

그런데 흥미로운 대목이 있다. 왜 강혜정과 문정원이 출연하는 것에 대해서는 비난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지만 추사랑의 엄마 야노시호의 출연에서는 호평 일색이었는가 하는 점이다. 이것은 그녀의 출연이 다른 엄마들과는 상황 자체가 달랐기 때문이다. 추성훈이 경기를 하게 되면서 그 빈자리를 잠시 야노시호가 맡게 되었던 것.

그 시간에 야노시호와 추사랑이 보여줬던 것들도 알고 보면 추성훈에 맞춰진 면이 있다. 즉 한국에 와서 우리 문화를 경험하고 우리말을 배우려 노력하는 장면들이 그렇다. 그런 장면들은 야노시호 스스로 돋보이기보다는 추성훈을 더 생각하게 만들었다.

더구나 그녀의 출연은 마침 외국인들의 방송출연이 하나의 트렌드가 되면서 훨씬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진 면이 있다. 하지만 그래도 아내로서 남편이 경기하는 모습을 보며 걱정하는 모습이나, 경기를 마치고 얼굴이 퉁퉁 부어 돌아온 남편을 추사랑과 함께 마치 두 명의 딸처럼 반기는 모습은 보는 이들을 흐뭇하게 했다. 그것은 <슈퍼맨이 돌아왔다>라는 그 제목에 딱 어울리는 귀환처럼 보였다.

<슈퍼맨이 돌아왔다>의 다른 엄마들이 야노시호처럼 환영받지 못했던 것은 그만한 출연의 근거가 없었기 때문이다. 엄마라는 것이 모든 것을 허락할 수도 있다. 하지만 적어도 프로그램 안에서는 그렇지 않다. '엄마 없는 48시간'이 하나의 룰인 만큼 그 안으로 들어오는 것에는 그만한 합당한 이유가 전제되어야 한다. '결혼 5주년'도 이유가 될 수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그건 '아빠의 육아'라는 맥락과는 조금 어울리지 않는 게 사실이다.

<슈퍼맨이 돌아왔다>에서 삼둥이와 송일국에 대한 찬사가 쏟아지는 건 삼둥이라는 특별한 조건과 그들이 만들어가는 추억들이 그만큼 재미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프로그램의 취지에 가장 부합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이미 육아예능의 정점을 찍고 있는 <슈퍼맨이 돌아왔다>는 이제 초심을 고민해야 할 때가 됐다.

이만수 기자 leems@entermedia.co.kr

[사진=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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