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쿡기자] 자고 있는 승객의 목적지를 안다면, 깨워줄 건가요?

이혜리 기자 입력 2014. 11. 21. 06:01 수정 2014. 11. 21. 0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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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길 지하철, 졸음이 밀려오지만 하차역을 지나칠까 눈을 붙이지 못하는 분들 많을 겁니다. 종점에서 깜짝 놀라며 일어나는 일, 이제 피할 수 있습니다. 잠을 푹 자면서 목적지에 정확하게 도착할 수 있는 색다른 방법이 동영상에 제시됐기 때문이죠.

지난 18일 한 백화점 유튜브 채널에 '지하철 몰래카메라(엄마미소주의)' 제목의 동영상이 올라왔습니다. 1분 가량의 짧은 몰래카메라가 '세상은 아직 살만 하구나'를 증명합니다.

영상은 이렇습니다. 피곤해 보이는 한 승객이 지하철 안에서 'OO역에서 깨워주세요'라고 적힌 종이를 머리에 붙이고 잠이 듭니다. 이 상황을 목격한 다른 승객들은 미소를 짓거나 몰래 사진을 찍는 등 신기해하죠.

그러나 목적지에 가까워지자 승객들의 태도는 변합니다. 예상과는 달리 하나 둘씩 자는 승객에게 다가가 깨워주기 시작하죠. 누구든 모르는 사람에게 다가가 선뜻 깨워주긴 쉽지 않을 겁니다.

몰래카메라를 마친 뒤 영상을 찍은 이들은 깨워준 시민들에게 다가가 자초지종을 설명합니다. 그리고 왜 깨워줬는지도 묻죠. 돌아오는 답변은 "이런 상황이 생겼으면 당연히 도와줘야 되지 않나?" "얼마나 고단하면 저럴까. 공부하다가 밤샜나. 엄마 마음이다. 내 자식도 아마 그럴 것"이라고 합니다. 단순히 웃어넘긴 게 아니라 안쓰러운 마음으로 도와준 거죠.

이 영상은 한 백화점 서포터즈로 활동하는 대학생들이 제작한 영상입니다. 조회수는 20만을 훌쩍 넘었습니다. 대만 언론에도 소개될 정도로 짧은 영상 하나가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낸 겁니다.

네티즌들은 "덕분에 세상은 아직 살기 따뜻하다" "깨워주는 게 어려운 일 아닌데, 막상 하기는 쉽지 않지" "정말 엄마미소 짓게 한다. 감동이다" "세상에는 좋은 사람들이 많다"라며 감동했습니다.

요즘 지하철에 타면 고개를 푹 숙인 승객들의 모습만 볼 수 있습니다. 각자의 스마트폰에만 시선을 두고 있는 희한한 풍경이죠. 주위를 둘러보지 않는 우리들의 삭막한 마음에 경종을 울리는 동영상이었습니다. 혹시 자고 있는 승객의 목적지를 안다면 깨워줄 의향이 있나요?

이혜리 기자 hy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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