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어선 불법조업 어떻길래.. 해경 해체 틈타 더 악랄, 꽃게·어구까지 싹쓸이

정창교 기자 2014. 11. 21. 04:14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500∼700척 섬 주변 어장 접근 우럭·농어 등 치어까지 쓸어가.. 올 가을 피해만 100억원대 전망

"중국 어선들이 연평도 앞바다에서 꽃게를 싹쓸이하고 하는 것도 모자라 통발 어구까지 모두 훔쳐가거나 망가뜨리고 있으니 속이 터집니다."

20일 인천 옹진군 연평도에서 만난 박태원(54) 어촌계장은 "10여년 동안 불법 중국어선들이 어구까지 마구 쓸어가 먹이사슬이 붕괴된 상황에서 또다시 중국어선들이 몰려오는데도 무방비 상태"라고 하소연했다. 일부 어민들은 "화염병이라도 들고 나가 맞서야 하는 것이 아니냐"라고 눈물을 글썽였다.

어민들은 해양경찰청이 해체되는 상황을 틈타 중국어선들의 불법 조업 행태가 더욱 악랄해졌다고 입을 모았다. 게다가 해양경찰청 해체 후 서해5도서는 4개 부처가 공동으로 대응해야 하지만 손발이 맞지 않아 중국어선이 판을 쳐도 속수무책이라고 토로했다.

특히 막바지 꽃게철에 중국어선들이 백령·대청·소청도 황금어장에서 야간을 이용해 연평도 일대 NLL(북방한계선)로 내려왔다가 낮에는 공해 상으로 도주하는 수법으로 황금어장을 파괴하고 있다. 이달 초부터는 중국어선 500∼700척이 대규모 선단을 이뤄 섬 주변 어장까지 접근해 치어까지 싹쓸이하는 등 불법 조업 행태가 더욱 대범해지고 있다.

중국 어선들의 불법 조업으로 황금어장인데도 우럭 농어 광어가 잡히지 않고 있다고 어민들은 하소연했다. 옹진수협 관계자는 "중국 어선들이 서해5도 해상으로 피항할 때 어구까지 가져가거나 파손하면서 어선들이 꽃게잡이를 할 수 없는 파탄상태"라며 "게다가 쌍끌이로 바닷속을 뒤집어놔 환경 파괴와 어족자원 고갈 등 2차 피해도 심각하다"고 말했다.

어민들은 "어민들만 빚더미에 내몰려 죽지도 살지도 못하는 신세가 되고 있다"고 울분을 토로했다.

중국 어선들의 싹쓸이 조업과 어구·어망 파괴로 어민들의 꽃게 수확량도 뚝 떨어졌다. 옹진수협 집계결과 봄철 꽃게값은 ㎏당 9778원으로 71만5453㎏를 수확했으나 중국어선들이 어구까지 마구잡이로 가져가면서 가을 수확량이 59만4464㎏로 대폭 줄어들고 ㎏당 가격도 7971원에 그쳤다.

백령도와 대청·소청도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이날 백령도 옹기포항 인근 NLL 북쪽 북한수역에서는 중국어선 90여척이 들어와 조업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10월말 10여일 동안 중국어선 500여척이 배타적경제수역(EEZ)에서 백령도 방향으로 30∼40㎞를 침범했는데도 해경 경비정은 3∼4척에 불과해 '남의 바다'가 될 뻔했다. 백령어장에서는 올들어 현재까지 꽃게 263t과 우럭 7t 등을 잡는데 그쳤다.

어민들은 "해양경찰 해체 소식이 서해5도 전 해상에서 중국어선들의 불법 행위를 부채질한 것"이라며 "올 가을 피해 규모만 따져도 100억원대에 이를 것"이라며 대책마련을 촉구했다. 해상당국은 "수적 열세를 어쩌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인천=정창교 기자 jcgyo@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뉴스 미란다 원칙] 취재원과 독자에게는 국민일보에 자유로이 접근할 권리와 반론·정정·추후 보도를 청구할 권리가 있습니다. 고충처리인(gochung@kmib.co.kr)/전화:02-781-9711

Copyright © 국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