쫄면은 실수가 아니라 노력으로 만들었다

2014. 11. 13.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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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쫄면'은 소면보다 굵고 탄성이 강한 면발을 일컫는 말이며, 이 면발을 사용해 만든 면 요리를 지칭하기도 한다. 떡볶이, 순대, 어묵 등과 함께 분식집을 대표하는 메뉴 중 하나인 쫄면은 쫄깃한 면발, 매콤한 양념, 신선한 채소가 어우러진 음식이다.

쫄면은 1970년대 인천에서 탄생했다. 흔히 쫄면이 만들어진 계기가 인천 중구 경동에 위치한 '광신제면'에서 국수를 만들던 중 직원이 실수로 면을 뽑는 사출기 체를 잘못 맞추는 바람에 굵은 면이 나와 탄생했다고 알려져 있다. 실수로 만든 이 면을 근처 분식집에 공짜로 건네줬고, 분식집에서 이를 활용해 음식을 만들고 인기를 얻자 전국적으로 퍼져나갔다는 것. 하지만 실상은 좀 다르다. 당시 광신제면의 운영주였던 장신자 씨의 말에 의하면 실수로 나온 면이 아니라 일부러 쫄깃하게 만들려고 연구한 끝에 탄생한 것이 '쫄면'이라는 것이다.

반죽 단계부터 130~150도의 뜨거운 열로 반죽을 익혀 점성을 높인 뒤 이를 사출기의 강한 압력으로 뽑아내면 면의 조직이 치밀해져서 쫄깃한 쫄면이 탄생한다. 제조과정으로 보아 단순히 실수 때문에 만들어졌다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매콤한 맛으로 무장한 쫄면은 탄생과 함께 비교적 빠른 속도로 퍼져나갔다. 현재는 전국 어디의 분식집에서나 맛볼 수 있는 범국민적인 음식이 됐다. 하지만 쫄면에도 굴욕의 역사가 있다. 탄생 초기에 불량식품으로 지목돼 음식점에서 팔지 못하도록 구청에서 단속을 나오는 일도 잦았다고 전해진다.

현재 쫄면은 다른 음식에도 많이 사용된다. 음식 쫄면과 면발 쫄면을 구분하기 위해 다른 음식에 사용될 때는 대게 '쫄면사리'라는 말로 통용된다. 주로 즉석떡볶이나 닭갈비 같은 볶음요리에 부재료로 사용된다. 쫄깃한 식감 때문인지 국물 요리에 사용되는 경우는 드물다.

조선닷컴 라이프미디어팀 정재균 PD jeongsan5@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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