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防産부패'에 무너지는 安保>현역장교는 '기밀 통째로'.. 방산업체는 '미인계' 까지

정철순기자 2014. 11. 11.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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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산비리 '검은 커넥션' 어떻게.. 소수 업체·軍피아 정보 '짬짜미'

방산업계 비리는 폐쇄적인 군의 무기획득 구조와 예비역 군피아(군대+마피아) 및 현역 장교, 그리고 방산업체와 무기 중개업체들의 커넥션 속에 재생산구조를 갖는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특히 방산업체의 방위사업청 등록 진입 장벽이 엄존해 소수의 업체와 군피아들이 전문성과 상호의존성을 토대로 '복마전'을 형성하고 있다.

방산업체에서 부패의 커넥션을 이루는 군피아는 주로 군에서 영관급 이상 고위 장교를 마치고 전역한 이들이다.

군에서 추진하는 전력증강 사업은 일정한 주기를 띠며 반복되고 작전요구성능(ROC) 역시 큰 틀에서 유지되기 때문에, 군피아들은 현역 시절 쌓은 정보를 고스란히 업체에서 활용할 수 있게 된다. 정보·작전 직능에서 요직을 맡았던 장교들은 전력증강 사업과 관련된 업체에서 활동하고, 공병·통신병과 출신들은 건설업체에서 군 관련 사업을 맡는다.

군피아들이 다른 부처의 퇴직자들보다 문제가 되는 것은 사관학교 출신 기수 등 조직문화가 강해 정보 접근이 가능한 현역 장교들과 어울릴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7월 군사기밀 31건을 빼돌려 검찰과 군 수사기관에 적발된 민간 무기중개업체와 영관급 장교들의 기밀유출 사건에서도 예비역 장교들의 '중개 역할'이 등장한다.

수사 당국에 따르면 무기중개업체 일부는 예비역 장교들로 현역 장교들에게 밥자리와 술자리를 통해 유대 관계를 유지해 왔으며, 관계를 지속적으로 이어가면서 친분 관계를 쌓고 기밀을 받을 수 있었다. 당시 방산업체들의 전방위적 로비에 현역 장교들은 기밀을 '통째로' 복사하거나 스마트폰으로 촬영해 건네기도 했다. 특히 중개업체 관계자와 현역 장교들 간의 모임에선 업체가 고용한 젊은 여직원이 나오는 등 '미인계'까지 동원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군 출신이 아닌 중개업체 관계자들은 현역 장교들과 접촉할 수 있는 접점이 없어, 사업 시작부터 예비역 장교를 전면에 내세운다.

군사전문지 디펜스21플러스 김종대 편집장은 "과거에 비해 무기 중개업체 수가 늘어난 만큼 이곳에 취업하는 장교들의 수도 큰 폭으로 늘었다"며 "과거에는 무기 생산 과정에서 비리가 판쳤다면, 최근에는 중개업체들이 예비역을 통해 사업에 개입하는 경우가 더 많다"고 말했다.

정철순 기자 csjeong1101@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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