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 빼려다 억울한 죽음, "내장까지 성형해 드립니다?"

이지현 기자 입력 2014. 11. 1. 08:30 수정 2014. 11. 1.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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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묻지마 미용·다이어트, 목숨 건 아름다움①]각종 다이어트 수술

[머니투데이 이지현기자][편집자주] 5년전 위밴드수술을 한 것으로 알려진 가수 신해철이 사망하면서 각종 고도비만 수술의 위험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고도비만 수술은 초고도 비만환자를 치료하기 위해 고안된 수술이다. 하지만 외모를 절대적으로 중시하는 사회 분위기와 병원들의 매출 경쟁이 맞물리면서 질환 치료용이 아닌 미용 수술로 전락하고 있는 상태다. 이 과정에서 사망사고 등 각종 부작용까지 생기고 있다. 이에 머니투데이는 비만수술과 양악수술, 가슴 확대수술, 다이어트 치료제, 미용주사 등 목숨을 위협하고 부작용이 심각할 수 있는 대표적인 미용수술의 현주소를 중점 점검했다.

[[묻지마 미용·다이어트, 목숨 건 아름다움①]각종 다이어트 수술]

#지난 9월 서울 강남의 한 성형외과에서 50대 여성이 지방제거 수술을 받다가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낮 12시30분 복부 지방 흡입수술에 들어간 여성은 오후 4시50분께 호흡곤란 증상을 보였고, 인근 종합병원으로 긴급 후송됐지만 다음날 새벽 4시께 숨을 거뒀다. 이에 앞서 지난 3월에도 서울 강남의 한 병원에서 복부지방 흡입술을 받은 후 코 성형수술을 받던 30대 여성이 호흡곤란 증상을 보이다 사망했다.

5년 전 고도비만 수술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가수 신해철이 장 협착 수술 등을 받은 후 안타깝게 사망하면서 각종 미용 목적 비만수술에 대한 경각심이 크게 높아지고 있다.

최근 여성들이 몸매 관리를 위해 손쉽게 선택하는 각종 비만수술의 경우 최악의 경우 사망에까지 이를 정도로 위험한 수술이어서 선택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진단이다.

◇지방흡입 한해 5만 건, 2600억+α 시장 형성=지난해 국제미용성형외과협회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인구 대비 가장 많은 미용 성형수술을 하는 나라다. 한국인 1만명당 미용성형 수술건수는 131건으로 가장 많았고 이탈리아 116건, 미국 100건 등이 뒤를 이었다.

미용성형수술 중 가장 많이 이뤄지는 수술이 바로 지방흡입수술이다. 2011년 지방흡입수술은 5만1200건 진행돼 2010년 4만9050건에 비해 4.4% 증가했으며 이 추세는 계속되고 있다.

위 밴드 수술과 위 절제술, 위 우회술 등 각종 고도비만수술 건수도 급증하는 추세다. 한국보건의료연구원(보의연)에 따르면 2003년 국내에서 단 125건이 시행됐던 고도비만 수술은 2009년에는 778건으로 늘었다. 정확한 통계는 잡히지 않고 있지만 고도비만 수술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지금은 한해 1000건 이상의 수술이 진행되는 것으로 추산된다.

지방흡입수술은 지방이 쌓인 부위에 구멍을 뚫고 빨대 같은 기구를 집어넣은 후 지방을 빨아들이는 방식의 수술이다. 수술 부위와 범위에 따라 가격이 다르지만 300만~700만원 정도 비용이 든다.

위의 윗부분을 실리콘 밴드로 묶어 음식 섭취량을 줄이는 위 밴드 수술은 750만원 정도다. 위를 잘라 위의 크기를 줄이는 절제술과 위와 소장 사이에 길을 내는 우회술은 더 비싸 1000만~1400만원 정도의 비용이 든다. 이를 토대로 보면 각종 비만수술 시장은 한해 2600억원을 넘는 규모로 형성돼 있다.

◇비만수술 부작용으로 사망하기도=시장 규모가 크게 확대되면서 각종 부작용도 부쩍 늘었다. 병원끼리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비만수술이 필요 없는 환자에게도 수술이 진행되거나 충분히 검증되지 않은 시술법이 도입되는 사례도 많다.

지방흡입의 경우 배에 지방이 많은 사람들의 수술을 쉽게 하기 위해 개발됐다. 하지만 몸매 관리 도구로 활용되면서 운동이나 식사 관리 등의 체중관리 보다는 지방흡입에 의존하는 여성들이 생기고 있다.

한 병원 관계자는 "복부흡입을 한 후, 몇 달 뒤 팔다리 등 다른 부위시술을 하는 일은 흔하다"며 "간편하게 살을 뺄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에 1년에 한 번씩 주기적으로 수술을 받는 여성들도 많다"고 말했다.

지방흡입의 경우 흡입을 위해 투여한 약제에 독성반응을 보이거나 최악의 경우 지방세포가 혈관으로 들어가 혈관이 막혀 사망할 우려가 있다. 고도비만수술도 위장에 직접 칼을 대는 것이기 때문에 장이 뚫리는 천공과 장이 들러붙는 유착, 패혈증 등의 위험이 있다.

또 전신 마취를 하고 수술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마취 후 의사가 바뀌는 섀도닥터(그림자의사) 우려도 높다. 또 다른 병원 관계자는 "수술을 결심하는 것보다는 운동이나 식습관 개선 등을 통해 체중감량 노력을 해야 한다"며 "마취 전문의가 직접 마취를 하는지, 병원이 충분한 응급의료 시스템을 갖췄는지 등을 확인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머니투데이 이지현기자 bluesk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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