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신(野神)의 혹독한 지옥 '펑고' 직접 체험해보니

김형욱 2014. 11. 1.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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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후원 '김성근 감독과 함께하는 야구 클리닉'
김성근 "인생 중요한 순간, 내 것 만들려 노력해야"

[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야신(野神) 김성근 감독이 지난달 28일 한화 이글스의 감독으로 선임됐다. 예정에 없던 극적인 선임이었다. 올해 72세인 김 감독은 "내 인생 마지막 감독 자리"라며 백지상태에서 모든 걸 쏟아붓겠다고 했다.

그는 지난 9월 독립구단 고양원더스의 해체로 약 한달여 소속팀 없이 야인 생활을 했다. 이 가운데 현대자동차는 지난달 11일 경기도 고양시 국가대표 야구장에 김 감독을 초빙해 사회인 야구 클리닉을 열었다.

현대차는 지난해부터 사회인 야구 대회인 '더 브릴리언트 베이스볼 클래식(BBC)'을 후원하고 있다. 사회인 야구라고는 하지만 전국 202개 팀 5000여명이 출전해 전국 11개 구장에서 1년에 2900여 경기를 치르는 어마어마한 규모다.

김성근 감독의 클리닉은 BBC 2014 포스트시즌 참가 선수를 초청하는 방식으로 열렸다. 현대차는 이날 클리닉에 BBC 참가자 50명, 일반 고객 50명을 신청자 중 추첨해 초청했다.

김성근 감독이 지난달 11일 열린 '더 브릴리언트 베이스볼 클래식' 야구 클리닉에서 참가자에게 개회식 인삿말을 건네고 있다. 현대차 제공

◇지옥의 '펑고(fungo)' 체험해보니

이날 행사엔 고양원더스 때부터 함께 하던 김성근 감독의 코치진이 대거 참석했다. 이상훈, 박상렬, 김광수, 이시미네 코치 등이 투수·포수·야수·타격조로 나눠 참가자를 지도했다.

김 감독의 '지옥의 펑고(fungo, 타격한 야구공을 받는 야수 훈련)'로 유명하다. 프로선수, 그중에서도 최고 스타도 예외없이 혹독하게 조련한다. 이날 사회인 야구와 고객도 예외는 아니었다.

참가자의 각오도 만만찮았다. 20~40대로 다양한 연령층이 참가했으나 야신의 트레이닝을 받는다는 데 대한 기대로 하나가 됐다. 전북 익산, 광주광역시에서 온 참가자도 있었다.

의욕도 강했지만 훈련은 그보다 더 강했다. 워밍업을 위한 40여분의 스트레칭 만으로도 참가자의 거친 숨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몸만 제대로 풀어도 대부분의 부상을 막을 수 있다는 게 코치진의 설명. 참가자는 다양한 워밍업 동작을 배우는 것만으로도 유익했다고 입을 모았다. 이어진 캐치볼도 만만찮았다. 이어진 포지션별 훈련도 마찬가지였다.

김광수 코치는 "프로 선수의 훈련도 대단한 것은 없다. 오로지 기본기에 집중한다"고 말했다.

점심은 닭가슴살 샐러드. 근육을 강화하는 것은 물론 훈련 중 많이 먹어서 토하는 걸 막기 위한 것이라는 설명이 있었다. 실제 오후 타격훈련 중 토를 하는 참가자도 있었다.

한 참가자는 "야신과 프로 코치에게 직접 지도받는 사실만으로도 매우 감격스러웠고 강도 높은 훈련도 좋았다. 김성근 감독이 한화 이글스로 부임하면서 남다른 감회를 느낀다"고 말했다.

김성근 감독도 훈련과 연습경기 전 과정을 지켜보며 건재를 과시했다. 그는 개회식 인사말에서 "인생에서 중요한 순간이 왔을 때 그걸 내 것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참가자의 스트레칭 모습. 현대차 제공

코치가 참가자의 스트레칭 폼을 지적하는 모습. 현대차 제공

◇자동차 회사의 아마추어 야구 사랑

야구는 명실공히 국내 최고 인기 스포츠다. 기아 타이거즈, 넥센 히어로즈 등 자동차 회사가 직접 운영하거나 타이틀 스폰서를 하는 프로야구단도 있다.

이런 관심은 자연스레 아마추어 야구로도 이어진다. 국내 아마추어 야구 인구는 전체 인구의 1%인 50만명으로 추산된다.

현대차가 후원하고 현대자동차그룹 광고계열사인 이노션 월드와이드가 주관하는 '더 브릴리언트 베이스볼 클래식'은 참가 규모가 무려 202팀 5000여명이다.

현대차는 지난해 64개팀으로 처음 개최한 이후 관심이 뜨겁자 올해는 그 규모를 세 배 이상으로 확대했다. 프로 경기처럼 패넌트레이스와 포스트시즌도 구분했다. 지난달 26일 서울 신월야구장에서 열린 3~4부리그 결승전의 열기는 코리안시리즈를 방불케 했다.

AJ렌터카는 이보다 앞선 지난 2011년부터 직접 AJ렌터카배 전국 생활체육 직장인 야구대회를 열고 있다. 역시 올해 48개 팀에서 64개 팀으로 참가 규모를 확대했다.

김성근 야구 클리닉도 이런 아마추어 야구 열기에 부응하기 위한 행사였다. 참가자는 교육 수준을 어떻게 해야 하겠냐는 코치진의 고민에 '프로 수준'의 혹독한 훈련을 직접 요청했다는 후문이다.

클리닉 행사를 주관한 현대차 관계자는 "한단계 높은 훈련을 받고 싶어하는 BBC 참가자의 희망에 부응하기 위해 이번 행사를 기획했다"며 "아마추어 야구를 비롯한 생활 스포츠 저변 확대를 통해 역동적인 브랜드 이미지를 강조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타격 훈련 중인 참가자 모습. 현대차 제공

이상훈 투수코치가 투수조 참가자에 조언하는 모습. 현대차 제공

연습 경기 중 한 포수 참가자가 2루 도루를 저지하는 모습. 현대차 제공

김성근 감독이 이날 연습경기 타자 MVP를 격려하는 모습. 현대차 제공

김형욱 (nero@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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