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슬림 혐오낙서 지운 캐나다 시민정신 칭송

배성재 2014. 11. 1. 00:15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캐나다 이슬람 사원 외벽에 선명한 무슬림 혐오 낙서

낙서를 지우기 위해 몰려든 캐나다 시민들

낙서 지우기에 함께 한 군인들

무슬림에게 위로의 글을 남기고 있다

낙서가 지워진 이슬람사원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는 시민들

지난 22일 발생한 캐나다 국회의사당 총격 사건 용의자와 이슬람국가(IS) 연계 의혹이 제기되면서 캐나다에서 반이슬람 정서가 확산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캐나다 이슬람사원에 휘갈겨진 무슬림 혐오 낙서를 캐나다 시민들이 자적으로 지우고 무슬림을 위로하는 글을 남겨 네티즌의 칭찬이 이어지고 있다.

이 일은 '바실'이라는 네티즌이 지난 24일 한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에 '내가 캐나다인이어서 자랑스러운 이유'(Why I am proud to be Canadian)라는 글을 올리면서 알려졌다. 바실은 이 사이트에 총 5장의 사진과 함께 사진마다 짤막한 글을 덧붙였다.

첫 번째 사진에는 '여긴 캐나다니 집으로 돌아가라'(CANADA GO hOME)는 의미의 붉은 스프레이로 쓰인 낙서가 콜드레이크 지역 이슬람 사원 외벽에 선명했다. 바실은 이 사진 바로 밑에 '누군가 정신 나간 놈이 낙서를 썼지만 연방경찰이 조사하고 있어 범인이 잡히면 법이 허락하는 한도 내에서 처벌받을 것'이라고 썼다. 이어 낙서를 지우기 위해 캐나다인들이 몰려들었고 낙서를 지운 후 일부 참가자는 '여기가 당신의 집이에요'(You are home)라는 위로의 메시지를 남겼다. 바실은 낙서 지우기에는 캐나다군도 동참했는데 이들또한 한 미치광이의 의사당 총격과 무슬림은 전혀 연관이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마지막 사진은 깨끗해진 이슬람사원 앞에서 낙서 지우기에 동참했던 캐나다인들이 사진을 찍는 모습이다. 바실은 '캐나다인들은 미치광이 테러리스트가 세상을 바꾸게 하지 않을 것이다'라는 다짐과 함께 끝을 맺는다.

글을 본 네티즌들은 캐나다인들의 수준 높은 시민의식에 아낌 없는 박수를 보냈다.

닉네임 ilikebucket은 "내가 만약 다른 나라에서 산다면 그건 틀림없이 캐나다일거에요. 멋진 모습 계속 보길 바란다", OhGodWhatShouldIType는 "캐나다는 인종과 종교적 편견에 대처하는 모범적인 국가"라고 칭찬했다. 콜드 레이크에서 태어나고 자란 dreamrose21은 "내 고향을 자랑스럽게 보게 해 줘서 고맙다"고 썼다. 한 무슬림 네티즌은 "눈물이 나네요"라며 고마움을 표현했다.

배성재기자 passion@hk.co.kr

Copyright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