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결과는 완승, 그러나 승부처는 공 2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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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스타in 정철우 기자]넥센 투수 오재영은 3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 플레이오프 3차전서 6이닝 1실점 역투로 팀에 귀중한 1승을 안겼다. 2차전 완패로 흐름이 LG로 향해 있던 상황. 이 경기를 놓쳤다면 넥센은 치명타를 입을 수도 있었다.
삼진은 2개 뿐이었지만 과감한 볼배합을 통해 맞춰 잡는 투구를 한 것이 적중했다.
오재영은 무려 10년만에 포스트시즌 경기서 승리 투수가 되는 기쁨을 맛볼 수 있었다. 팀과 개인 모두에게 의미가 큰 1승이었다.
그만큼 고마운 사람들도 많았을 터. 오재영으 동료. 선. 후배, 감독 및 코칭스태프에게도 감사의 뜻을 전했다. 그런데 이 중 흥미로운 감사 표시가 있었다. 심재학 외야 수비 코치에게 건넨 인사다. "코치님 덕분에 좀 더 편하게 던질 수 있었습니다."
투수 코치가 아닌 외야 수비 코치에게 투수가 고마움을 표시하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다.
오재영이 심 코치에게 고마워한 것은 이날 경기서 외야 시프트의 덕을 톡톡히 봤기 때문이다.
오재영은 좌타자에게 땅볼 유도가 많은 선수다. 10월에는 땅볼 아웃/뜬공 아웃 비율이 무려 6.00이나 됐다. 땅볼이 6배나 많았던 셈. 하지만 피안타율 3할8리가 말해주 듯 이런 패턴은 좋은 결과를 내지 못했다. 좌타라인이 주축인 LG를 상대할 때 분명 신경이 쓰이는 데이터였다. <표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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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은 달랐다. 전체적으로 뜬공 비율이 높았다. 18개의 아웃 카운트 중 10개가 뜬공이었다. 삼진이 2개, 땅볼은 6개였다.
반대로 넥센은 외야 수비에서 약점을 안고 있었다. 선발 좌익수로 로티노가 나섰기 때문이다. 멀티 포지션이 가능한 선수지만 늘 햄스트링 부상을 달고 있으며 자연스럽게 이동 폭이 좁다. 넓은 잠실 구장으로 옮겨 치러진 경기인 만큼 부담이 더 클 수 밖에 없었다.
넥센에서 가장 바빴던 코치가 바로 외야 수비 코치 심재학이었던 이유다. 넓은 공간+로티노 선발이라는 이중고를 뚫기 위해 이리 저리 야수들을 옮기느라 진땀을 뺐다. 오재영이 그에게 고마움을 표시한 이유다.
오재영은 "특히 1-0이 된 뒤 맞은 2회 첫 타자 이병규나, 5-1이던 6회 2사 1루서 스나이더의 타구는 빠질 수도 있다고 생각했는데 돌아보니 우리 야수들이 서 있었다. 그게 빠졌다면 어려운 경기가 될 수 있었는데 그럴 때 마다 도움을 받을 수 있어 든든했다"고 말했다.
오재영이 꼽은 상황에서 아웃 대신 안타가 됐다면 경기 흐름은 또 달라졌을 것이다. 보기엔 편하고 아무렇지 않게 잡은 듯 했지만 맞은 투수는 등골이 서늘했던 타구들이었던 셈이다. 이처럼 야구는 아무렇지 않은 하나의 플레이를 위해 수 없이 많은 머리 싸움과 준비가 필요하다.
반면 LG는 5회 2루타를 잇달아 허용하며 4실점, 허무하게 무너지고 말았다. 리오단의 구위 탓도 있었지만 수비 위치가 달랐다면 단타로 막을 수 있는 타구들이 제법 있었다. 2루타가 단타가 됐다면...이란 아쉬움이 경기 내내 지워지지 않았다.
잠실은 넓은 구장이다. 그만큼 외야수들이 힘들다. 주력과 타구 판단 만으로 모든 것을 커버하기엔 적잖은 부담이 된다. 적절한 시프트를 통해 이 갭을 메워줘야 한다.3차전서 넥센은 이게 잘 됐고, LG는 잘 안 풀렸다. 승부는 넥센의 완승이었지만 그 작은 틈이 다른 결과를 냈다면 마지막 결과 또한 달라질 수도 있었다.
자, 이제 4차전이다. LG는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 아직은 어느 팀이 유리하다 단언할 수 없다. 다만 분명한 것은 한 가지 있다. 이 넓은 잠실벌의 외야를 지배하는 팀이 훨씬 유리할 것이라는 점이다.
정철우 (butyou@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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