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선호의 야큐이야기]전대미문의 수비방해로 끝난 재팬시리즈

2014. 10. 31. 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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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이선호 기자]2014 일본시리즈 우승은 소프트뱅크의 차지였다.

소프트뱅크는 지난 30일 후쿠오카 야후오크돔에서 열린 한신 타이거즈와의 일본시리즈 5차전에서 1-0으로 승리했다. 1차전 패배 이후 내리 4연승을 거두며 3년만에 통산 6번째 일본시리즈 패자가 됐다. 이대호는 퍼시픽리그 우승과 일본시리즈 우승의 기쁨을 동시에 누렸다.

이번 시리즈를 끝으로 퇴임하는 아키야마 고지 감독은 유종의 미를 거두게 됐다. 아키야마 감독은 나인들에게 둘려싸여 헹가래를 받았다. 선수들은 10번이나 들어올렸다. 아키야마 감독은 "믿기지 않는다. 이렇게 끝나는 일은 처음이다"면서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아키야마 감독이 이렇게 말한 이유는 한신의 마지막 타자주자가 수비방해 판정을 받아 우승이 확정됐기 때문이다.

이날 양팀의 선발들은 투수전을 벌였다. 소프트뱅크는 에이스였지만 시즈내내 부상으로 고전했던 셋쓰 다다시, 한신은 외국인 에이스 랜디 메신저가 등판했다. 소프트뱅크가 1승만 올리면 우승이었고 벼랑끝에 몰린 한신도 비장한 마음으로 경기에 임했다. 팽팽한 선발대결이 펼쳐지면 0의 행진이 계속됐다.

운명은 8회에 결정났다. 소프트뱅크가 2안타를 터트려 1사 1,3루를 만들었다. 이대호가 타석에 들어섰으나 포크볼에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다. 이대호는 안타를 쳤다면 아마도 MVP는 그의 차지가 됐을 것이다. 이어진 2사1,3루에서 찬스에 강한 마쓰다 노부히로가 8구 접전끝에 중전적시타를 날려 결승점을 뽑았다.

와다 유타카 한신 감독은 그제서야 오승환을 마운드에 올렸다. 등판시점이 아쉬운 순간이었다. 전날에도 오승환은 충분히 휴식을 취했는데도 투입 시점을 잡지 못하다 10회 1사1,2루에 등판해 끝내기 3점 홈런을 맞았다. 결국 오승환은 한 타자를 잡아내고 일본시리즈 마지막 등판을 소화했다.

더 드라마틱한 장면은 9회초에 나왔다. 1-0으로 아슬하게 앞선 가운데 등판한 소프트뱅크 소방수 데니스 사파테가 긴장한 탓인지 제구력 난조에 빠졌다. 볼넷-삼진-볼넷-볼넷을 얻어내 1사 만루 역전 찬스까지 잡았다. 그런데 타석에 들어선 니시오카 쓰요시가 조급했다. 스트라이크를 던지기 힘들었던 사파테를 상대로 볼카운트 3-1의 유리한 상황에게 방망이를 내밀었고 그만 1루수 앞으로 굴러가는 땅볼이 됐다.

완벽한 병살타구였다. 소프트뱅크 1루수 요시무라 유키가 곧바로 홈에 볼을 뿌려 3루주자를 포스아웃시켰다. 포수 호소카와 도오루는 다시 1루에 공을 던져 병살을 시도했다. 그런데 던진 볼이 타자 주자 니시오카의 등을 맞고 굴절되면서 1루수가 잡지 못했다. 이 틈에 한신의 2루주자가 홈까지 밟아 동점이 되는 듯 했다. 장내는 비명과 한호성이 뒤섞였다.

그러나 1루 심판은 니시오카의 수비방해를 선언했고 자동 아웃됐다. 그 순간 소프트뱅크 선수들은 두 팔을 번쩍들고 뛰어나와 얼싸안고 우승을 자축했다. 그 사이로 한신은 험상�은 얼굴의 와다 유타카 감독과 코치들이 달려나와 강력하게 항의했다. 결국 심판들은 어필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야구규칙상 니시오카가 파울선상 안쪽으로 뛰면서 고의적으로 숭구와 포구를 방해했다고 설명했다.

리플레이와 사진을 보면 살짝 안쪽으로 뛰긴했으나 송구에 방해를 줄 정도는 아니었다는 점에서 애매했다. 그러나 야구규칙을 내세운 심판판정을 뒤집을 수는 없었다. 만일 동점이 됐다면 승부는 물론 시리즈 향방이 바뀔 수도 있었다. 만일 한신이 이겼다면 6~7차전은 고시엔 구장에서 열리기 때문에 한신이 유리할 수도 있었다. 결국 와다 감독은 "고시엔에 가지 못했다"며 눈물을 머금고 일본시리즈 제패의 꿈을 접어야 했다. 일본야구 80년 사상 이렇게 끝난 일본시리즈는 처음이었다.

sunn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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