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고 나니 컨테이너가 .. 이화여대 정문 앞에 무슨 일이

이서준 2014. 10. 31. 04:01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정문 부지 일부 공동 소유자 김씨"내 권리 행사하겠다" 한밤에 설치학교 측 "100억 요구 터무니없어""불법 점유, 주거 침입" 김씨 고발

지난 27일 밤 11시쯤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정문 앞에 난데없이 컨테이너가 등장했다. 건설 현장 등에서 간이 사무실로 쓰이는 회색 컨테이너다. 실제로 이 컨테이너 안에는 책상·의자·컴퓨터·소파·테이블 등이 구비돼 있다. 바깥 벽면엔 '대현동 144-2번지. 소유권 행사 중'이라고 적힌 종이가 두 장 붙어 있다. 학교 측의 신고로 28일 경찰이 출동했지만 컨테이너는 요지부동이다. 경찰도 치우라고 할 수 없는 상황이어서다. 어찌된 사연일까.

 이 컨테이너 주인은 김모(44)씨다. 김씨는 이화여대 정문 부지 609㎡ 중 컨테이너를 설치한 쪽 절반에 대해 소유권을 주장한다. 등기부등본상 '대현동 144-2번지'는 올해 3월부터 학교법인 이화학당과 김씨 공동 소유다. 609㎡ 중 김씨 지분은 323㎡, 학교 지분은 286㎡다.

 김씨는 "땅을 사용하고 있는 학교 측과 동등하게 권리를 행사하고자 컨테이너를 설치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씨는 "이 땅을 평당 1억원에 사겠다는 중국인이 있는데 이화여대가 286㎡의 땅을 나에게 팔면 정문 부지 전체를 그에게 팔 수 있다"며 "아니면 학교 측이 내 땅을 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도 저도 안 되면 땅을 분할해 주차장을 짓는 등 권리를 행사하겠다는 입장이다. 반면 이화여대 측은 "100억원을 주고 땅을 사라는 말은 터무니없고 김씨의 소유권도 인정할 수 없다"며 "김씨는 학교를 곤란하게 만들겠다며 협박하고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화여대 측은 등기 지분과 별개로 점유권을 대학이 행사하고 있기 때문에 김씨의 컨테이너는 '불법 점유'라는 입장이다. 학교 측은 김씨를 주거침입죄로 서울 서대문경찰서에 고발했다. 건축법 위반이라며 서대문구청에 행정조치도 요청했다.

 원래 이 땅에는 이화여대 정문이 들어서기 전까지 판잣집들이 몰려 있었다. 이 일대에 재개발이 시작된 직후 '대현제1구역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 소유가 됐다. 이화여대는 1992년 조합으로부터 분양계약 체결 및 토지사용승인을 받았다고 한다. 학교는 2005년 재개발조합으로부터 해당 부지를 매입해 정문을 조성하고 캠퍼스를 확장했다. 사들인 땅은 총 9필지. 학교는 9개 번지수를 144-2번지 하나로 합쳐 새로 등기했다.

 하지만 당시 대현제1구역재개발조합은 채무관계가 복잡했다. 법인 재산에는 압류·가압류가 걸려 있었다. 이화여대가 사들인 9개 필지 중 3필지에도 가압류가 걸린 상태였다. 결국 3필지는 강제 경매가 됐고 2006년 7월 김씨가 6억원에 낙찰받았다. 김씨는 재개발 이전 번지수 상태로 3필지를 소유해오다 지난해 6월 '대현동 144-2번지' 등기에 자신의 소유권을 명시해달라는 소송을 서울서부지법에 내 승소했다. 지난 3월에는 등기부등본상 공동 소유자로 등재됐다.

  하지만 학교 측은 "재개발 사업 시행인가를 받을 때 정문 부지는 '이화학당' 소유로 명시됐고 변경된 번지 확정 조서에도 대현동 144-2번지는 이화학당 소유로 기재돼 있다"고 주장한다. 계약 당시 조합법인과 '장애 요소가 없는 완전한 소유권을 취득한다'는 내용의 합의서도 작성했다고 한다. 학교 측은 "김씨의 소유권을 인정할 수 없다"며 서울서부지법에 소유권말소소송을 제기했고, 김씨는 '144-2번지'를 둘로 나누어 달라는 공유물분할청구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양측 간 재판은 31일 시작된다. 김씨는 "문제가 해결되기 전까진 컨테이너를 뺄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글=이서준 기자

사진=신인섭 기자

[속보]

수능 '세계지리 8번' 피해 학생 구제

최용해는 수행, 황병서는 영접…北 권력에 무슨 일이

'여교수 스토킹' 인터넷방송기자, 보낸 문자메시지가…

전국 최고 월급 서울 지역 근로자, 얼마 받는지 보니

어느날 갑자기 나타난 이대 정문 앞 컨테이너, 무슨 일?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