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회를 9회처럼..실패로 끝난 LG의 극단적 승부수

[매경닷컴 MK스포츠(잠실) 서민교 기자] 양상문 LG 트윈스 감독이 0-5로 크게 뒤진 5회말 승부수를 던졌다. 빠른 타이밍. 마치 경기 후반을 방불케 한 극단적 승부수. 이유가 있었다. 그러나 결과는 실패였다.

LG는 3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4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와의 플레이오프(PO) 3차전에서 2-6으로 졌다. LG 선발투수 코리 리오단이 4이닝 만에 7피안타(1홈런) 5실점으로 무너졌다. 불 붙었던 LG 타선도 상대 선발투수 오재영의 호투에 침묵했다.

승부는 5회 갈렸다. 타격에 감을 잡은 넥센이 집중타를 몰아쳐 4점을 뽑아냈다. 리오단은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결국 조기강판. 두 번째 투수 임정우가 가까스로 막았으나 0-5로 뒤졌다. 사실상 승부는 넥센으로 기울었다.

LG의 5회말 공격. 선두타자 브래드 스나이더가 삼진으로 물러났다. 오지환이 불씨를 살렸다. 볼넷. 최경철이 오재영의 초구를 노려 좌전안타를 때렸다. 1사 1, 2루 찬스. 이어진 타석은 손주인 차례. 여기서 양상문 감독이 승부수를 던졌다.

손주인 대신 대타 최승준을 교체 투입했다. 한 방이 필요한 시점에서 빠른 타이밍에 거포 카드를 꺼낸 것. 최승준은 위압감이 있었다. 몸에 맞는 볼로 1사 만루 절호의 찬스를 만들었다. 일단 대타 카드는 성공. 최승준을 곧바로 대주자 김영관으로 바꿨다.

정성훈의 중견수 희생플라이로 추격의 1점을 뽑았다. 이때 2루 주자 최경철이 의욕적인 태그업으로 2사 2, 3루 찬스를 이었다. 양 감독의 승부수는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황목치승 대신 채은성을 대타로 다시 교체했다. 채은성은 4구째를 노렸으나 1루수 파울플라이로 물러났다. 넥센 1루수 박병호의 슈퍼캐치에 LG의 승부수도 소용이 없었다.

양 감독은 왜 5회 극단적인 승부수를 던졌을까. 양 감독이 시리즈 내내 강조했던 승리 방정식 때문이다. 양 감독은 "선취점보다 5회 이전 리드가 더 중요하다. 넥센과의 승부는 1대0으로 끝나지 않는다"고 강조해 왔다. 5회를 마치 9회처럼 생각한 양 감독의 극단적 승부수는 큰 효과 없이 끝났다.

승부는 여기서 갈렸다. LG는 8회초 유한준에게 결정적인 쐐기 솔로포 한 방을 얻어맞고 무너졌다. 8회말 막판 추격 의지를 보였으나 거기까지였다. 8회말 2차전 상승 분위기를 잇지 못한 LG는 잠실 안방서 승리를 내주고 시리즈 1승2패로 밀렸다. 벼랑 끝에 몰린 LG는 31일 잠실구장서 시리즈 4차전을 갖는다. [min@maekyung.com]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