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적완화 종료 충격없다고? '이제부터 시작이다'

최현 2014. 10. 30.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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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최현 기자 = 29일(현지시간) 미국 연방준비제도가(Fed·연준)가 6년 간 세계 경제를 지탱해 왔던 양적완화(QE) 정책을 시장의 예상대로 마무리했다.

연준은 이날 이틀 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치고 성명을 통해 "경제 회복을 위해 지난 2008년부터 시행한 4조 달러 규모의 채권 매입 프로그램을 종료한다"고 발표했다.

연준은 2008년 하반기부터 QE 정책을 실시했고, 1차 때는 1년 간 1조7000억 달러, 2차에는 6개월에 걸쳐 6000억 달러를 투입했다.

이후 2012년 9월부터 매달 450억 달러 상당의 국채와 400억 달러 상당의 모기지 채권을 매입함으로써 시중 유동성을 확대하는 3차 양적완화(QE3) 정책을 시행해오다가 지난해 12월부터 규모를 점차 줄여나갔고 이날에야 마침표를 찍게 된 것.

하지만 "다면적으로 경제 상황을 평가한 결과 현재 상황에서는 초저금리 정책을 이어가는 게 맞다고 본다"면서 "앞으로 경제 지표에 근거해서 기준금리를 인상하겠다"고 당분간은 제로 수준의 초저금리(0∼0.25%) 기조를 그대로 이어가기로 했다.

이코노미스트들은 Fed가 기준금리를 내년 중반부터 인상하기 시작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지만 세계 경제 약세와 시장 혼란, 인플레이션 하락 등으로 시기가 더 늦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2008년 금융위기로 인한 파장을 줄이기 위해 도입된 QE는 액수 자체도 그렇거니와 지금까지 경제학에서도 나와 있지 않은 유례없는 정책이었다.

아무리 미국이 세계를 위해서 많은 일을 하는 국가라지만 한 가지 알아둬야 할 것은 있다. 결국 미국도 자국 이익을 위해 움직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연준은 자국 경제를 살리기 위해 QE를 시작했고, 미국은 기축통화를 지닌 국가였기 때문에 이 같은 정책이 가능했다. 유럽이나 중국 등 경제 규모가 미국에 비해 작고 통화 거래가 덜 활발한 국가가 미국과 같은 규모의 QE를 하게 되면 그야말로 모라토리엄의 지름길이 됐을 것이다.

단순하게 말해서 4조 달러, 약 4220조원에 달하는 자금이 전 세계로 뿌려졌지만 아직까지 QE 종료로 인한 시장에 대한 충격은 시작되지 않았다.

미국은 대규모 QE와 함께 기준 금리도 초저금리(0∼0.25%) 기조를 유지해 왔다. 유동성을 확대해 시장에 돈을 돌게 하기 위한 묘안이었던 셈이다.

기업이나 은행, 투자자들은 제로 수준에 달하는 금리로 돈을 조달할 수 있었고, 이렇게 조달된 자금이 시장에 풀리게 됐다. 즉, 낮은 금리로 대출을 받고 수익을 낸 뒤 대출금을 갚아버리면 되게 된 것이다.

이러한 자금은 한국을 포함, 전 세계로 뿌려졌고 글로벌 경기 회복을 뒷받침하는 든든한 버팀목이 됐다. 이를 '달러캐리트레이드'라고 한다. 하지만 양적양화 정책이 종료됨에 따라 세계 각 국은 이제 충격에 대비해야 만 할 상황에 직면했다.

모든 기대는 시장에 반영이 되고, 예상치 못한 일이 터졌을 때 주식시장도 요동치게 된다. QE 종료 발표는 이미 지난해 12월 테이퍼링(QE 부분 축소) 정책이 발표된 시점부터 시장이 예상했던 결과다.

최근 벌어지고 있는 '슈퍼 달러(달러화 강세)' 현상과 지난해부터 브릭스(BRICs: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를 비롯한 신흥국 시장의 통화 가치가 급격하게 떨어진 것도 연준이 시장에 푸는 돈을 '줄이면서' 벌어진 일이다.

하지만 연준은 시장에 푸는 돈을 줄여오기만 했고 정작 거둬들이는 작업은 시작도 하지 않았다. 시장에 풀린 엄청난 자금이 회수되는 것은 금리가 올라가면서부터 시작될 것이다.

결국 빌린 돈은 투자자들이 갚아야 하는 돈이고 금리가 다시 올라가면 투자자들은 리스크와 수익성을 따져본 후 대출 규모를 줄이는 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클 수밖에 없다.

QE 종료로 인한 세계 경제에 오는 파장은 아무도 모른다. 지금까지 일어나지 않았던 일이기에 그 두려움은 더 크다. 하지만 일본은 이미 아베노믹스라는 정책 아래 QE를 실행하고 있고, 유럽연합(EU)도 독일의 반발에 국채 매입은 아니지만 커버드본드를 사들이면서 경제 부양 바통을 넘겨받으려 하고 있어 충격 완화가 될 수 있지도 않느냐는 분석도 나온다.

각 국가의 펀더멘탈 상황에 따라 충격은 다르겠지만 우선적으로 연준의 금리 인상 속도가 가장 중요한 요소 될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해 5월 외환, 주식, 채권 등 외환시장이 요동쳤던 '버냉키 쇼크(벤 버냉키 연준 의장의 QE 축소 시사)'보다 더 큰 쓰나미급 파도가 몰아칠 수 있다는 예상도 있다.

forgetmenot@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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