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전드' 선동렬-홍명보 슬픈 평행이론

2014. 10. 26. 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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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이대호 기자] 야구와 축구. 대한민국에서 가장 인기있는 스포츠다. 그리고 그 종목에서 최고 정점에 오른 두 명의 레전드는 지도자로도 성과를 내며 명성을 쌓았다. 선수에서 지도자로 성공적으로 변신, 또 다른 전설을 써내려가던 두 인물은 공교롭게도 감독직 사퇴 모습까지도 닮아 있었다. 바로 선동렬(51)과 홍명보(45)가 그 주인공이다.

#1. 국보투수 선동렬. 한국 프로야구 최고의 투수로 선동렬을 꼽는 데 이견을 제기하는 이는 많지 않다. 한국에서 이룰 것들을 모두 이룬 선동렬은 일본으로 건너가 일본 프로야구에서 '나고야의 태양'이라는 별칭까지 얻는다. 그리고 선동렬은 정점에서 은퇴를 선언한다.

영원한 리베로 홍명보. 2000년대 최고의 스타가 박지성이었다면 1990년대는 홍명보의 시대였다. 대한민국 최다 A매치(135경기), 4연속 월드컵 출전 등 한국축구를 대표하는 인물이었다. 1997년 일본 J리그로 건너가서는 외국인선수로 주장까지 맡으며 활약했고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으로 커리어에 정점을 찍었다.

#2. 선동렬은 은퇴 후 KBO 홍보위원으로 일하다 2004년 은사 김응룡 감독이 삼성으로 불러들인다. 그리고 코치생활 1년 만인 2005년 전격 삼성 감독으로 취임, 2006년까지 2년 연속 우승을 거두며 지도자로서도 화려하게 커리어를 시작했다. 이후 삼성에서 2010년까지 지휘봉을 잡았다가 2012년 고향팀 KIA에 감독으로 화려하게 복귀한다.

홍명보 역시 감독까지 초고속 승진을 했다. 미국 프로축구(MLS)에서 은퇴한 뒤 얼마 지나지 않은 2005년 딕 아드보카트 대표팀 감독의 코치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한다. 유례없는 고속 승진. 이후 U-20 대표팀과 광저우 아시안게임 감독을 거쳐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 동메달을 획득하며 대한민국 축구 역사상 첫 올림픽 메달을 획득했다.

#3. 선동렬은 '명가재건'과 '투수왕국' 건설을 기치로 내세우며 KIA에 입성했지만 마음대로 되지 않았다. 2012년 5위, 2013년 8위, 2014년 8위로 이른바 '588감독'이라는 불명예스러운 별명까지 얻고 말았다. 부상선수가 속출했지만 감독은 결국 성적으로 이야기하는 자리다.

홍명보 지도자인생의 위기는 2014년 브라질 월드컵을 앞두고 찾아왔다. 엔트리 발표 때부터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졌고 결국 16강 진출 실패라는 결과가 나오자 비난의 강도가 거세졌다. 일부 선수의 부적절한 행동까지 모두 홍명보에게 돌아왔다.

#4.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동렬은 모두의 예상을 깨고 2년 재계약에 성공했다. 선동렬은 반드시 명예회복을 하겠다며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각오를 밝혔고, 구단은 레전드를 이대로 떠나보내면 KIA와 좋지않은 작별이 된다는 점을 우려했다. 당연히 팬들은 발칵 뒤집어졌다.

2002년 한일월드컵, 2010년 남아공월드컵을 통해 한국 축구팬들의 기준은 16강에 맞춰졌다. 대회 시작 전부터 논란을 만들었던 홍명보가 감독직에서 물러날 것으로 보였지만 축구협회는 2015년 아시안컵까지 유임시켰다. 마지막 명예회복의 기회를 준 것, 그렇지만 여론은 싸늘했다.

#5.선동렬은 안치홍에 임의탈퇴를 언급했다는 이유로 팬들의 비난이 더욱 거세졌다. 홍명보는 월드컵 직전 땅을 매입하기 위해 자리를 비운 게 알려지면서 파문이 일었다. 감독으로 다시 한 번 명예회복 기회를 잡을 뻔했던 두 명의 레전드는 자진사퇴로 물러나고 말았다.

모든 일은 끝이 좋아야 한다. 선동렬과 홍명보 모두 일찍 자리에서 물러났다면 명예회복의 기회는 의외로 빨리 찾아올 수 있었을지 모른다. 하지만 여론에 밀려 불명예스러운 자진사퇴를 하게 되면서 미래를 기약하기 힘들어졌다.

cleanupp@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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