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주의 일상 톡톡] APT 관리비 절약 노하우

김현주 2014. 10. 26. 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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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는 한국인에게 특별하다. 국민 10명 중 6명의 보금자리이고, 미래가 담긴 재테크의 수단이며, 부(富)의 상징이기도 하다. 전국적으로 걷히는 관리비만 연간 12조원을 초과하고 있는데, 최근 배우 김부선씨의 사례처럼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아파트 관리비, 손해 안보는 방법은 없을까. 서울시에서 발간한 '아파트 관리비 내리기 길라잡이'를 통해 관리비를 절약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알아본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관리소 직원 등에 대한 인건비 ▲4대 보험료 ▲청소·수리 등 위탁업체 수수료 ▲청소용품 구입비 등이 일반 관리비에 해당된다. 이중 관리 직원의 급여·상여금, 퇴직 및 연차 충당금, 야간 근로 수당 등 인건비는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면서도 절감이 어렵다. 또 무조건적인 절감도 바람직하지 않다. 경비원이나 청소원을 경비 절약 차원에서 해고한다면 관리서비스의 질이 떨어질 수 있어서다. 이 같은 인건비 절감을 위해서는 경비·청소 용역업체와 계약한 금액이 정확하게 근로자에게 전달되고 있는지 확인하고, 그 과정에서 누수나 부풀리기 경우가 없도록 제대로 계약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 용역 계약시 각 업체의 근로계약을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 불필요한 급료 조정이나 직책·면허, 연장근무, 업무추진 등에 대한 추가적인 비용이 입주민의 동의 없이 부과되는 경우가 있는데, 이를 잘 살펴 보고 없애는 것이 좋다. 용역회사에서 미화원·경비원들에게 4대 보험료를 지급한다고 해놓고 실제로는 그렇지 않을 경우도 있으니 꼼꼼히 확인할 필요가 있다.

◆ 각종 공사·용역 계약, 공개 경쟁 입찰로 진행

청소용품 구입비는 반드시 별도로 지급해 미화원들이 필요한 것을 직구매해 사용하도록 하는 게 좋다. 정부가 고령자 채용 확대를 위해 실시하는 다양한 지원제도를 활용하는 것도 인건비를 절약하는 좋은 방법이다. 경쟁 입찰과 최저가 낙찰제를 통해 용역업체 선정과 관리를 투명하게 하는 것도 새는 관리비를 줄이는 첫 걸음이다.

현재 아파트 관리비 중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각종 공사ㆍ용역 계약은 입주자대표회의가 아닌 위탁관리 업체가 공개 경쟁 입찰 등의 입찰 업무를 보는 경우가 많다. 이럴 때 일감 몰아주기, 단가 부풀리기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계약을 할 때는 반드시 공개 경쟁 입찰을 실시하고, 입찰시 동대표나 입주민이 참가해 감시해야 한다.

수선유지비 절감을 위해선 우선 매달 수선유지비를 일정 금액으로 미리 거두는 '사전 부과 방식'을 '사후 부과 방식'으로 바꾸는 것이 필요하다. 공사가 필요한 사항이 발생하면 먼저 공사를 하도록 하고 그 내역을 투명하게 공개해 해당 금액을 일정 기간 동안 나누어 부과하는 게 바람직하다. 수선유지비 충당금이라는 명목으로 적립한 경우 공사 계약시 비용 절감이 그만큼 어려워진다. 또 수선·보수해야 할 항목이 발생했을 때 아파트 내 전문 인력이나 설비 직원들이 협력해 자체 작업을 한다면 외주 비용을 줄일 수 있다.

◆ 제대로 된 회계 감사 필요

양질의 회계 감사를 통해 과거 잘못된 관리비 집행 사례를 찾아내 개선할 경우 그 이익은 감사 비용과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크다. 정부도 300세대 이상의 아파트는 2년마다 회계감사를 의무화하겠다는 정책을 발표한 바 있다. 현행 주택법은 입주자 10분의1 이상의 동의가 있거나 입주자대표회의에서 의결할 경우 회계법인 등을 통해 회계 감사를 받도록 하고 있다. 이왕 받으려면 다소 비용이 들더라도 제대로 된 회계 감사를 받아 볼 필요가 있다.

서울의 한 공공원룸주택에 사는 주민이 받은 관리비 청구서 일부. 세계일보 DB

전기료와 수도료·가스비 등은 법령상 관리비는 아니지만, 관리비 고지서에 함께 부과됨으로 이를 절약함으로써 관리비 절감이 가능하다. 에너지를 절감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함께 실천하면 매달 관리비가 조금씩이라도 줄어드는 보람이 있다. 우선 TV나 컴퓨터 등 가전 제품의 대기 전력을 줄이도록 해보자. 늘 꽂혀 있는 TV나 비디오·휴대폰충전기·컴퓨터 등은 실제로 많은 대기 전력을 낭비해 관리비를 늘린다. 여름철 냉방비도 실내 온도를 1도만 높여도 7%의 전기료 절감 효과가 있다. 도시가스비를 줄이기 위해선 샤워는 가능한 한 빨리 끝내고 온ㆍ냉수가 함께 나오는 수도꼭지는 온도 조절 버튼을 항상 냉수 위치에 두도록 한다. 밑바닥이 넓은 조리기구를 사용하는 것도 가스 절약의 노하우다.

◆ '형광등→LED'로 교체…초기 설치비용 충당하고도 남아

최근 각 아파트에서는 LED 조명 보급 사업에 대한 관심이 높다. 형광등보다 설치 비용은 높지만 전기 사용량이 10분의1 밖에 되지 않고 수명도 4배나 길어 3년 정도면 비용을 다 뽑고 이후부터는 이익이 남기 때문이다. 자체 장기 수선 충당금을 사용하거나 서울시가 융자하는 자금을 쓰는 방법, 민간업체의 비용 융자·분할 납부를 통해 시공하는 방법 등이 있다. 전기 사용 계약 방식을 단지 상황에 맞게 바꾸는 것도 공용 전기료를 아끼는 방법이다. 일반적으로 아파트 전기 사용 계약 방식은 저압수전과 고압수전으로 나뉘는데, 대단지의 경우 고압수전을 사용하면서 단일계약 방식과 종합 계약 방식을 선택할 수 있다. 종합 계약 방식은 공용시설이 30% 이상일 경우에 유리하고, 단일 계약 방식은 30% 미만일 때 유리하다.

동대문디자인플라자 야경. 외부 바닥과 외장 알루미늄 패널 사이에 각각 푸른 빛과 흰 빛이 새어나오는 LED 조명이 설치돼 있다. 세계일보 DB

아파트 잡수입은 공동체 활성화나 주민자치 활동 촉진을 위한 비용으로 우선 지출해야 하지만, 집주인이 적립에 기여한 금액은 장기 수선 충당금으로, 집주인·세입자가 함께 기여한 금액은 관리비에서 차감하거나 관리비 예비비로 적립할 수 있다. ▲알뜰시장 운영 수입 ▲재활용품 판매 수입 ▲게시판 운영 수입 ▲이동통신사 기지국 장소 대여료 수입 ▲승강기 사용료 ▲어린이집 운영에 따른 임대료 수입 ▲예금 이자 ▲연체료 수입 등이 이에 해당된다. 이밖에 장기수선충당금의 경우 너무 적게 걷는 것보다는 적정 수준을 걷는 게 나중에 관리비가 급등하는 걸 막는 유용한 길이 될 수 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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