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N' 밀어내고 '야신' 모셔오고..팬心의 위력

2014. 10. 25. 2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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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닷컴 MK스포츠 서민교 기자] 10월25일. '태양'이 지고 '야신'이 돌아왔다.

선동열(51) 감독은 KIA 타이거즈 지휘봉을 내려놨고, 김성근(72) 감독은 한화 이글스로 최종 행선지를 정했다. 프로야구를 발칵 뒤집을만한 두 대형사건이 하루 만에 일어났다.

한화가 김성근 감독을 결국 품었다. 한화는 25일 저녁 김성근 감독과 계약기간 3년, 총액 20억원(계약금 5억원, 연봉 5억원)에 도장을 찍었다. 김 감독은 2017년까지 한화의 지휘봉을 잡는다.

한화는 3년 연속 최하위에 머문 '만년 꼴찌' 팀이다. 최근 6년간 5차례 최하위에 자리를 잡고 오르지 못했다. 김응용 감독이 올 시즌을 끝으로 지휘봉을 내려놓으면서 한화 사령탑에 대한 관심은 뜨거웠다.

한화는 당초 구단 내부의 강력한 후보들을 놓고 최종 조율을 하고 있었다. 그러나 결국 최종 선택은 김성근 감독이었다. 왜 갑자기 선회했을까.

김 감독은 지난 2011년 8월 SK 와이번스에서 경질된 이후 고양 원더스를 이끌었다. 최근 원더스의 해체로 야인으로 돌아섰다. 김 감독에 대한 하마평이 쏟아졌다. 심지어 '대전에서 김성근 감독을 봤다'는 팬들의 근거 없는 소문이 나돌기도 했다.

한화 팬들의 바람은 하나였다. '김성근 감독을 모셔오자'라며 강력하게 구단을 압박했다. 구단 업무가 마비될 정도로 팬들의 전화도 빗발쳤다. 김 감독이 이미 "프로 팀으로 돌아갈 마음이 있다"라고 수차례 인터뷰를 통해 밝히면서 김 감독에 대한 팬들의 간절한 염원은 극에 달했다.

이런 여론에 결국 한화도 감독 선임 문제를 재고했고, 최종적으로 김성근 감독을 새 사령탑으로 결정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김 감독은 3년 3개월 만에 현장으로 돌아왔다.

공교롭게 한화의 김성근 감독 선임 공식 발표에 앞서 선동열 감독이 돌연 자진 사퇴를 선언했다.

KIA는 "선동열 감독이 자진 사퇴 의사를 밝혀 수용했다"고 선 감독의 사퇴를 공식 발표했다. 지난 19일 선 감독과 2년 재계약을 발표한 지 불과 6일만의 일이다. 구단이 새 사령탑을 선임하거나 재계약을 맺은 뒤 일주일도 채 되지 않아 사퇴를 발표한 사례는 없었다.

선 감독은 구단을 통해 "감독 재신임을 받은 후 여러 가지로 많은 고민을 했다. 고민 끝에 지난 3년 간 성적 부진의 책임을 지고 물러나는 것이 옳은 것이라고 판단해 사임을 결정했다"고 자진 사퇴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나 선 감독을 밀어낸 것은 재신임 반대로 들끓었던 여론의 영향이 크게 작용했다는 관측이 신빙성을 얻고 있다. 선 감독은 지난 22일 이례적으로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장문의 글을 남겨 성난 여론을 돌리기 위한 노력을 하기도 했지만, 팬들의 반응은 싸늘하기만 했다. 오히려 역효과를 냈다.

또 KIA 내야수 안치홍의 경찰청 입단 문제를 놓고 '임의탈퇴 압박설'이 불거지면서 여론은 극도로 악화됐고, 팬들은 완전히 등을 돌렸다. KIA 구단 역시 성난 팬들의 항의로 업무 자체가 불가능한 상태였다. 선 감독과 구단은 결국 여론의 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6일 만에 결정을 번복하는 초유의 사태를 만들었다.

모두 무시무시한 여론의 힘이 만들어낸 결과였다.

[min@maekyung.com]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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