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 번역판 외워라" 영어가 암기 과목..왜?

심수련 2014. 10. 25. 2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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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수학능력시험이 코앞에 닥치면서 수험생 상당수가 예상 영어 문제를 한국어로 번역해 놓은 교재를 외우는데 힘을 쏟고 있다고 합니다.

아무리 급해도 정말 이렇게 할 수밖에 없나, 이런 생각이 드는데, 사정을 보면 학생 탓만 하기도 어렵습니다.

심수련 기자입니다.

<리포트>

한 사교육업체의 온라인 강좌.

EBS 영어 교재에 실린 동물 관련 속담을 설명하는데, 삽화와 한글 요약문을 먼저 보여줍니다.

또 다른 강사는 자신의 강좌에선 영어 지문의 "해석은 필요 없다"고 자랑합니다.

<녹취> 사교육업체 영어강사 : "'나 이거 지문 아는데'라고 생각하면 그냥 그대로 찍으시면 끝이에요."

교재를 보니 영어는 단어 몇 개뿐, EBS 영어 교재의 지문을 한글로 요약해 놨습니다.

학교를 찾아가 봤습니다.

학생들도 이런 한글 요약판을 한두 권쯤 가지고 있습니다.

<인터뷰> 고3 수험생 : "한 문제 푸는데 5분인데 그걸 30초 만에 체크할 수 있는데 당연히 다 보죠."

<인터뷰> 고3 수험생 : "전부 다 그렇게 (효과가 있다고) 느끼는 것 같아요. 막판이다 보니까 급한 마음으로 한글 해석 보고..."

지난해 수능 영어 문제입니다.

지문의 출처는 철학, 과학, 심리학 등 전문 서적으로 상당 부분은 미국 대학 수준입니다.

반면 문제는 분위기 이해나 주제 찾기 등으로 상대적으로 단순합니다.

<인터뷰> 김정호(영어강사) : "워낙 어려운 지문을 사용하고 문제는 굉장히 쉽게 내기 때문에 학생들은 지문을 영어로 공부하는 걸 포기하고 한국어 내용을 기억하면 잘 문제를 풀 수 있다는 생각에..."

어려운 수능 영어를 학교 교육 만으론 해결하기 어려운 상황, 반면 문제은행인 EBS 교재의 높은 반영률로 영어 공부가 한글 요약판 암기로 왜곡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심수련입니다.

심수련기자 (h2olily@kbs.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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