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이 잠잔다] [3] "집·주식 투자는 무슨".. 家計 돈이 숨는다
경기도 분당에서 건물 임대업을 하는 안모(58)씨는 지난 8월 거래 은행 PB(프라이빗뱅크)의 조언을 받아 월 500만원씩 5년간 총 3억원을 납입하는 저축성 보험에 가입했다. 안씨는 비과세 상품이란 말에 솔깃해 선뜻 거액 보험에 가입했다. 안씨는 2000년대 초반부터 투자를 시작해 돈이 모이면 수시로 상가와 소형 아파트를 사들여 현재 10여 채를 갖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는 여윳돈이 생겨도 부동산 투자를 일절 안 하고 예금과 보험에만 넣고 있다. 안씨는 "지금 상가나 아파트를 사자니 '상투'를 잡는 것 같아 불안하고, 주식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라며 "요즘 같은 시절에 세금 안 내는 게 어디냐 싶어 보험에 돈을 묻어 뒀다"고 말했다.
비교적 여유 있는 가계까지 안씨처럼 위험을 감수한 투자를 꺼리고, 세금이 적고 안전한 곳만 찾아다니면서 가계발(發) 투자·소비의 선순환 고리가 끊겼다.
개인은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코스피 시장에서만 주식을 총 30조원어치 순매도했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주택 투자를 꺼리면서, 수도권 중간 소득층의 자가 주택 거주 비율은 2006년 49.5%에서 2012년 43.1%로 오히려 뒷걸음질했다.
소비도 움츠러들어, 가계가 쓸 수 있는 소득에서 얼마나 소비하는지를 보여주는 지표인 '평균 소비 성향'은 2003년 77.9%에서 지난해 73.4%로 떨어져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LG경제연구원 김건우 박사는 "가계의 소비와 투자가 위축되는 현상이 저소득층부터 고소득층까지 전 계층에서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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