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신 수습 한계.. 유족도 잠수사도 '그로기'

전남 2014. 10. 25. 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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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족들 사실상 추인만 남아 잠수사 고통·여론 등 고려.. 1만t 이상 하중이 최대 난제

세월호 참사 실종자 가족들이 선체 인양에 동의하는 쪽으로 기운 것은 현재의 수색방법으로는 시신을 수습하는 데 한계가 있고 모든 여건이 비관적이라는 판단이 깔려 있다. 100일 가까이 추가 시신 수습이 이뤄지지 않는 데다 장기 수색작업에 따른 잠수사들의 인명 피해 우려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게다가 여론도 인양을 지지하는 쪽으로 흐른 지 오래됐다. 유족들도 "이제 할 만큼 했다"며 마음을 정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가족들은 선체 인양이 가능한지, 인양과정에서 시신이 유실되지는 않을지 등을 따져가며 최종 결정 절차와 인양방법 등을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사실상 추인 절차만 남은 셈이다.

유가족들의 심경 변화는 매일 목숨을 걸고 바다에 뛰어드는 잠수사들의 고통을 무시할 수 없고, 겨울철이 가까워 오면서 수온도 급격히 내려가 더욱 극한 상황에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잠수사들은 "이미 세월호 선실이 바다 밑바닥에 압착돼 더 이상 수색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고충을 토로하고 있다. 게다가 지난 7월 18일 이후 시신 수습에 진척이 없어 잠수사들뿐 아니라 유가족들도 지칠 대로 지쳐 있는 상태다.

그러나 실종자 가족들이 최종 동의하더라도 인양작업은 쉽지 않아 보인다. 2010년 3월 침몰한 1220t급 천안함을 인양하는 데 한 달이 걸렸다. 당시 천안함은 선체가 두 동강 나 인양작업의 중량도 반으로 감소한 상태였다. 함미는 사건 발생 21일 만에, 함수는 30일 만에 인양이 이뤄졌다.

6825t급의 세월호는 무게가 천안함의 5배가 넘는다. 선체가 두 동강 난 천안함 한쪽과 비교하면 10배 이상의 무게다. 여기에 배 안에 차량 등 많은 화물이 있는 데다 배 안의 바닷물 무게까지 감안하면 무게가 1만t 이상이 될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또 세월호를 인양하려면 거꾸로 뒤집힌 선체를 바다에서 곧바로 세운 뒤 들어 올려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V자 형태의 선박 구조 때문에 선박을 거꾸로 들어 올렸다가는 인양과정에서 추락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세월호 침몰 지점의 수심이 최고 37m로 천안함 침몰 수심(25m)보다 무려 10m 이상 깊다는 점도 걸림돌이다. 선체 인양에 필요한 체인작업을 해야 하는 잠수사들이 최대 수심 30m를 넘어서면 안전사고 위험이 높다는 것이다.

특히 사고 해역은 물살이 센 곳이어서 물살이 약해지는 정조시간(6시간 주기로 1시간)을 감안하면 하루 작업시간은 4시간도 채 되지 않는다. 더욱이 선체 인양에 필요한 대형 크레인 일부를 중국 등에서 들여와야 하는 실정이다.

전남=김영균 기자 ykk222@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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