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해외 IT 공룡 뛰는데 국내 업체 걸음마

김준엽 기자 2014. 10. 25. 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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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뿜는 '모바일 지갑' 전쟁.. 다음카카오는 내달에야 서비스

지갑 없이 일상생활이 가능한 시대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IT 업체들은 기술적인 준비를 마치고 본격적 서비스에 돌입하고 있다. 모바일 결제·금융 서비스는 폭발적인 성장력을 갖고 있다. 이미 은행들이 앞다퉈 도입한 모바일 뱅킹을 뛰어넘는 새로운 시장이 열리는 것이다. 글로벌 업체들은 국내 진출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이에 따라 우리 업체의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모바일 결제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킨 건 애플이다. 온·오프라인 간편 결제를 표방하고 나선 '애플 페이'는 미국에서 지난 20일부터 시작됐다. 일부에서 이중 결제가 되는 등 오류가 발생하기도 했지만 시간이 지나고 나면 애플 페이가 성공적으로 안착할 것이라는 예상이 우세하다. 애플 페이는 마스터카드, 비자,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등 3대 카드사는 물론 주요 은행과 협력하는 시스템이다.

애플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주요 IT 업체들은 금융 서비스를 접목하고 있다. 트위터는 프랑스 금융그룹 BPCE와 손잡고 'S-머니'를 선보였다. 상대방의 은행계좌를 몰라도 트위터 아이디를 통해 돈을 보내는 방식이다. 페이스북은 일본 라쿠텐은행과 손잡고 모바일 송금 서비스를 하고 있다. 모바일 메신저 라인도 일본에서 모바일 송금과 온·오프라인 결제가 가능한 '라인 페이'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알리바바의 알리페이, 이베이의 페이팔은 이미 무서운 기세로 시장을 접수하고 있다. IT 기업의 금융 서비스 진출이 활발해지면서 '핀테크(Fintech)'라는 신조어마저 생겼다. 핀테크는 금융을 뜻하는 '파이낸스'와 기술을 의미하는 '테크놀로지'의 합성어다. IT 기술로 결제, 송금, 개인자산관리를 하는 서비스나 상품을 통칭하는 말이다.

국내에서도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조만간 자사 스마트폰에서 제공하는 '삼성 월렛'에 모바일 송금 기능을 추가할 예정이다. 결제대행업체(PG) 옐로페이와 협력해 KB국민, 신한, 우리, NH농협, 씨티은행 사이에 모바일 송금이 가능토록 한다. 정확한 서비스 개시 시점은 정해지지 않았다. 다음카카오도 다음 달부터 시중은행 15곳과 손잡고 뱅크월렛카카오를 시작할 예정이다.

하지만 국내 모바일 결제 및 송금 서비스는 아직 걸음마 수준이다. 무엇보다 규제가 문제다. IT 업체들이 모바일 금융 서비스에 진출하는 데 가장 큰 장벽은 결제정보를 카드사만 보관할 수 있도록 하는 규제다. 간편결제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면서 금융당국이 PG사들도 결제정보를 보유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키로 했지만 여전히 심사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진입 장벽은 그대로 남아 있다는 게 IT 업체의 고충이다. 한국경제연구원 권태신 원장은 24일 열린 '모바일 혁명과 한국 금융산업의 미래' 세미나에서 "모바일 금융산업 발전을 위해 금융규제를 완화하고 이용자에 대한 보호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반면 IT 업체가 원하는 수준으로 규제를 완화할 경우 알리페이, 페이팔 등 해외 업체들이 물밀 듯 몰려와 국내 업체들의 설 자리가 없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알리페이와 페이팔은 활발하게 사업을 하며 상당한 노하우를 쌓았기 때문이다. 노진호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국내 모바일 결제 시장이 해외 IT 업체에 종속될 우려가 크다"면서 "우리도 자생력 있는 모바일 금융 대표 주자를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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