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turday] 애플워치 별로다, 사고 싶지 않다 .. 손목에 차는 작은 아이폰일 뿐

강승민 2014. 10. 25. 0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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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라운지] 스위스 시계 '오메가'이끄는 우콰트손목 시계 CEO 30년 백전노장 스마트 시계의 위협에 'NO' 답변고급 시계 기능인 크로노그래프 몇 번 안 써도 아름다워 많이 구입'오메가=아버지 시계' 이미지 인정 .. 많이 바뀌고 젊어져 30대도 찾아

1979년 영국 밴드 '버글스(Buggels)'는 노래했다. '비디오가 라디오 스타를 죽였다(Video Killed The Radio Star)'고. 당시 세계적 히트송이 된 노래는 20세기 발명품인 TV와 19세기의 라디오를 소재로 새 문물에 대한 대중의 심리를 노래했다. 신기술에 대한 환영과 공포가 뒤섞인 묘한 감정을 담았다.

이제는 손목 시계와 스마트 시계로 표상되는 20세기와 21세기의 대결이 화제다. 휴대전화의 진화 버전인 스마트 시계가 전통 시계 산업에 위협이 될 것인가를 두고 논쟁이 격화하고 있다. 논란은 지난 9월 애플이 스마트 시계 '애플 워치'를 공개하면서 뜨겁게 달아올랐다. 역사적으로 고급 시계 산업을 이끌어온 스위스 시계의 미래가 주된 화두다.

이런 물음에 단호하게 '노(No)'라고 답한 인물이 있다. 스위스의 대표적인 시계 브랜드 '오메가'의 스티븐 우콰트(Stephen Urquhart·68) 회장이다. 최근 본지와 단독으로 만난 우콰트 회장은 "사진으로 봤더니 내 눈엔 별로더라. 그냥 손목 위에 얹은 스마트폰일 뿐이지. 시계 산업에 위협이 되겠느냐고? 결코 그렇게는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브랜드 홍보대사인 여배우 니콜 키드먼과 함께 새 여성시계 '오메가 드빌 버터플라이'를 소개하러 방한했다. 우콰트 회장은 "유럽·미국보다 아시아 여성들 사이에서 고급 시계의 기계적 우수성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는 것이 트렌드"라고도 했다.

 우콰트 회장은 1999년부터 지금까지 15년 넘게 오메가 브랜드를 이끌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2010년 그와의 인터뷰 기사를 이렇게 시작했다. '브랜드 홍보대사는 바뀐다. 한데 꽤 오래 브랜드의 대표 인물 자리를 지키는 사람이 있으니 그가 스티븐 우콰트다. 시계 업계의 백전노장(veteran) 경영자다.'

 - 브랜드 홍보대사보다 더 오래 있으니 당신이 오메가의 얼굴이란 표현이다. 동의하나.

 "아니 그런 말은 말자. 수퍼모델 신디 크로퍼드는 95년부터 홍보대사를 맡고 있으니 나보다 오래됐다. 홍보대사는 일시적인 게 아니다. 크로퍼드는 20년, 키드먼은 10년, 배우 조지 클루니는 8년 동안 자리를 지키고 있다. 클루니는 얼마 전 결혼을 해서 세계 여성들을 슬프게 만들었다.(웃음)"

 - 클루니의 결혼 예물 시계에 공을 들였겠다.

 "아니 전혀. 한 스위스 매체가 '오메가에서 거액을 들여 클루니에게 예물 시계를 채웠다'고 썼는데 이건 말도 안 되는 얘기다. 클루니는 이미 오메가 시계 10여 개를 갖고 있다. 우리가 클루니에게 전달받은 메시지는 '튀지 않으면서도 고전적인 시계가 필요하다. 화이트 골드 시계가 없으니 그런 종류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것이었다. 그에 맞는 걸 골라 보낸 것이 전부다. 어떤 추천도 노력도 하지 않았다."

 우콰트 회장은 오메가 회장이 되기 전 스위스 고급 시계 업계를 두루 거쳤다. 스위스 노이샤텔 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한 그는 시계 브랜드 오데마 피게(Audemars Piguet) 대표로 10년, 블랑팡(Blancpain) 대표로 2년 재직했다. 시계 브랜드 경영자 자리에 30년 가까이 있었던 것이다.

 - 오랜 기간 시계 산업의 부침을 직접 지켜봐 왔다.

 "70~80년대가 가장 힘들었던 시기다. 스위스 시계 산업은 기계식 태엽을 동력 장치로 한 시계로 전 세계 시장을 쥐락펴락했다. '쿼츠(quartz)' 시계가 부상하며 어려움을 겪었다. 오메가는 니컬러스 하이에크 스와치 그룹 회장이 오기 전까지 시계 산업을 잘 모르는 경영진 때문에 더 힘든 시기를 겪었다."

 쿼츠 시계는 쿼츠, 즉 수정(水晶)이 태엽 대신 발진기(發振器) 역할을 해 시계를 정확하게 작동하도록 한 것이다. 일본 시계업체 세이코(Seiko)가 상용화했다. 수백 개 나사·태엽을 사람이 직접 조립해 만들던 스위스 시계에 비해 일본 시계는 쿼츠로 공정을 단순화해 가격을 수십 분의 일로 낮췄다. 침체에 빠졌던 스위스 시계 산업은 하이에크 회장이 오메가와 브레게·블랑팡·론진 등 여러 시계 브랜드를 인수합병해 시계 그룹 스와치(Swatch)를 만든 이후 부활하기 시작했다. 스와치 그룹은 매출 기준 세계 1위 시계 기업으로 지난해 전 세계 매출 88억 스위스프랑(약 9조7275억원)을 기록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2010년 오메가의 매출이 20억 스위스프랑으로 그룹 전체 매출의 22%를 책임지는 캐시카우(cash cow), 즉 수익창출원이라 보고 있다.

 - 위기를 탈출한 전략은 무엇이었나.

 "가끔 쿼츠 시계 같은 트렌드만 보고 좇으려 하는데 그러다 잊는 게 있다. 시계의 미학적인 측면이다. 하이에크 회장은 스위스 시계 산업의 전통적 강점, 아름답고 기술적으로 훌륭한 시계에 집중해 성공시켰다. 하루 종일 착용하는 손목 시계는 감성적으로 아름다워야 한다. 시간만 보려고 시계를 구입하는 것은 아니지 않나. 고급 손목 시계에 있는 크로노그래프(chronograph·측시기(測時機)·0.001초 단위를 측정하는 기능)를 일상생활에서 직접 사용하는 사람이 얼마나 되나. 그런 기능이 있는 시계를 사는 이유는 아름답기 때문이다."

 - 스마트 시계인 '애플 워치'의 등장이 오메가 같은 전통 스위스 시계 브랜드에 큰 위협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한국 삼성전자가 5년 전 스마트 시계를 소개하지 않았나. 우리 모두 진작에 알고 있었던 물건이다. 애플 워치 자체가 완전히 새로운 것도 아니란 얘기다. 아마 잘되겠지만 그것이 좋은 시계(fine watch)를 대체할 순 없을 것이다. 손목에 차는 작은 아이폰에 다름 아니기 때문이다. 아무튼 난 감성적으로 별로다(Emotionally I don't like it. No). 사고 싶지 않다."

 - '오메가 시계=아버지 시계'라고 생각하는 경향도 있다.

 "인정하긴 싫지만 맞다. '우리 아버지도 오메가를 찼죠'라고 말하는 사람을 많이 본다. 하지만 오메가는 크게 바뀌고 젊어지고 있다. 힙합 같은 유의 이미지를 말하는 게 아니다. 내 아들 둘이 30대 초반이다. 요즘은 이런 세대가 오메가를 찾는다."

 - '젊은 오메가'는 어떻게 만들어 가고 있나.

 "요즘 30대 초반 소비자는 69년 인류 최초의 '달 착륙'이란 사건도 쿨(cool)하게 받아들인다. 그들이 태어나기 전 아닌가. 당시 우주인 암스트롱이 오메가 시계를 차고 달에 갔다. 중요한 건 혁신적이고 기술적인 이미지다. 기술이 최첨단 이미지로 연결된다. 앞으로도 이런 전략을 지향할 것이다."

글=강승민 기자 quoique@joongang.co.kr

사진=권혁재 사진전문기자

[S BOX] 오차 줄이는 투르비옹, 최고급 시계 척도 … 장착 땐 1000만원 → 1억 껑충

고급 손목 시계를 이해하려면 뜻 모를 어려운 단어부터 먼저 알아야 한다. 시·분·초를 나타내는 시계의 기본 기능에 추가된 장치가 많아서다. 자주 등장하는 게 크로노그래프(chronograph)다. 시계판 안에 침 하나짜리 작은 시계처럼 보이는 장치로 0.001초 단위까지 재는 측시기(測時機)다. 미닛리피터(minute repeater)는 손목 시계에서 소리로 시간을 알려주는 장치다. 1시간, 15분, 1분 등 단위별로 다른 소리를 내는 장치로 어둠 속에서도 시각을 알려준다. 문페이스(moon phase)는 달이 차고 기우는 모양을 구현하는 장치다. 투르비옹(tourbillon)도 있다. 기계식 시계의 오차를 줄이는 기능을 한다. 기계식 시계는 금속판과 태엽으로 시계를 돌린다. 수정으로 된 진동자(振動子)를 동력원으로 하는 쿼츠 시계와 달리 기계식 시계는 금속판이 중력의 영향을 받는다. 이 때문에 연간 수초 정도의 오차가 생길 수도 있다. 큰 차이는 아니지만 이런 오차를 줄이는 게 투르비옹이고 최고급 시계의 척도처럼 여겨진다.

1795년 아브라함루이 브레게(Abraham-Louis Breguet)가 고안해 특허 등록했다. 고급 시계 중에서도 최고급 사양에만 장착되기에 같은 모델의 시계인데도 이 장치가 없으면 1000만~2000만원대, 부착되면 1억원을 훌쩍 넘기도 한다. 기본 기능 외 이런 장치들이 복합된 시계는 '그랜드 컴플리케이션' 또는 '하이 컴플리케이션'이라 불린다. 최근 수년간 스위스 고급 시계 브랜드는 더 많은 기능을 한꺼번에 장착한 그랜드 컴플리케이션 시계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시계 산업 규모가 커지고 브랜드 간 기술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다른 브랜드와 차별화할 수 있는 기술력을 뽐내기 위해서다. 그랜드 컴플리케이션 시계는 수억원이 기본이고 수십억원짜리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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