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슬아슬 'PO 꿈' 이은 NC

이용균 기자 2014. 10. 25.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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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성범 '레이저 송구'·이호준 결승 홈런.. 잠실구장 갈랐다
준PO 3차전 4 대 3으로 LG 꺾어.. 2패 뒤 첫 승

9회말 2아웃, 1·2루. 볼카운트 3-2. 마지막 공의 결과가 나올 때까지 승부의 결과를 알 수 없는 숨막히는 야구였다. 2만5000명이 모두 숨을 죽였다. NC 마무리 김진성이 LG 대타 정의윤을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냈을 때, 모두 좋은 승부를 했다는 박수가 나오기에 충분했다.

NC가 24일 잠실 LG와의 준플레이오프 3차전을 천신만고 끝에 4-3으로 이기고 2패 뒤 첫 승리를 따냈다. 창단 이후 첫 가을야구 승리였다. 결승 홈런을 포함해 2타점을 올린 이호준은 3차전 MVP에 선정됐다. NC 불펜 원종현은 3-2로 앞선 7회 1사 1·2루에서 155㎞ 강속구로 실점을 막았다. 팬들을 두근거리게 하는 투구였다.

반면 LG는 스퀴즈 실패 등 홈에서 3번이나 아웃되며 준플레이오프를 3전 전승으로 끝낼 기회를 놓쳤다. LG의 준플레이오프 7연승도 끝났다. 4차전은 25일 2시 잠실에서 열린다. LG 선발은 류제국, NC 선발은 테드 웨버다.

동점기회 막힌 LG 황목치승LG 황목치승(왼쪽)이 24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4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3차전 NC전에서 8회 이병규의 2루 땅볼에 3루에서 홈으로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을 하다가 무릎으로 홈 베이스를 막은 NC 포수 김태군의 블로킹에 걸려 아웃되고 있다. 황목치승이 세이프가 됐다면 LG는 4-4 동점을 만들 수 있었다. | 이석우 기자 foto0307@kyunghyang.com

■ 잠실구장, 외야수

준플레이오프 무대는 마산에서 잠실로 바뀌었다. 담장이 멀어 홈런 수가 줄어들기도 하지만 외야 공간이 넓어지기 때문에 외야수들의 수비 범위가 중요해진다. 결정적인 득실점의 공방이 '중견수'에서 갈렸다.

NC는 1회 2점을 뽑으며 시리즈에서 처음으로 선취점을 얻었다. 2사 1루에서 4번 에릭 테임즈의 짧은 중전안타가 도화선이 됐다. 결과적으로는 3루수 손주인의 2루 송구 실책이 선취점을 내줬지만 LG 중견수 스나이더의 타구 판단이 늦었다. 조금 더 빨랐다면 테임즈의 타구는 뜬공처리가 가능했다.

반면 NC는 이종욱이 타구에 맞은 부상으로 4회 빠지고 중견수로 돌아온 나성범이 결정적인 실점을 막았다. 2-2 동점이던 5회초 무사 1·3루에서 나성범은 이병규(7번)의 뜬공을 잡아 홈으로 '레이저 송구'를 했고 3루주자 오지환을 잡아냈다.

넓은 잠실구장은 거꾸로 홈팀 LG에 아쉬웠다. 잘 맞은 타구가 여러 차례 NC 외야수에게 잡힌 것은 물론 3-4로 따라붙은 9회 이병규(7번)의 타구는 우중간 담장을 맞는 2루타가 됐다. 다른 구장이었다면 동점 홈런이 될 법한 타구였다.

■ LG, 5개의 번트

LG는 6회와 9회를 제외하고 모두 7번이나 선두타자가 출루했다. 이 중 홈을 밟은 것은 겨우 3번이다. 공격의 흐름이 끊긴 것은 지나치게 많은 희생번트 때문일지도 모른다. LG 양상문 감독은 희생번트 5개를 지시했다. 강한 불펜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동점만 가면 이길 수 있다는 뜻이었다. 하지만 득점으로 이어진 것은 무사 1·2루에서 댄 번트 2개뿐이었다. 오히려 대량득점의 기회가 1점씩 얻는 데 머물렀다. LG는 안타 11개와 4사구 6개를 얻고도 3점에 그쳤다.

여기에 2회 1사 2·3루에서 나온 최경철의 세이프티 스퀴즈 실패도 아쉬웠다. 7회 무사 1루에서는 오지환의 번트가 포수 뜬공으로 아웃됐다. LG에 있어 번트는 남은 시리즈 부담스러운 작전이 됐다.

■ 인생은 이호준처럼

'인생은 이호준처럼'이라는 말이 만들어진 것은 이호준이 FA 자격 시즌에 맹활약을 펼쳤기 때문이다. 그만큼 중요할 때 좋은 플레이를 했다는 뜻이다. 주장으로서 2패로 가라앉은 팀 분위기를 책임져야 하는 역할도 해야 했다. 이호준은 경기 전 "2차전 2-3으로 뒤진 8회 2사 1루 3-0에서 히팅 사인이 나왔는데 좋은 공을 놓쳤다. 주변에서 '그 좋은 공을 왜 놓쳤냐'고 하더라"며 "이제 눈에 흰 것만 보이면 때리겠다"고 말했다.

이호준의 '적극 공격' 선언은 팀을 승리로 이끈 적시타로 이어졌다. 이호준은 1회 2-2에서 몸쪽 승부를 예측한 듯 왼 다리를 빼며 적시 좌선 2루타를 때렸다. 6회에는 호투하는 리오단의 초구를 때려 잠실구장 우중간 담장을 넘기는 결승홈런을 터뜨렸다. 이 순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는 '역시 인생은 이호준처럼'으로 도배됐다.

<이용균 기자 nod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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