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일병 사건' 가해 병사들 법정서 때늦은 참회

입력 2014. 10. 24. 21:01 수정 2014. 10. 24. 2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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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장 "비난받아 마땅" 사죄..유하사 "군 명예도 실추시켜" 반성

이병장 "비난받아 마땅" 사죄…유하사 "군 명예도 실추시켜" 반성

(용인=연합뉴스) 최종호 기자 = 육군 제28사단 윤모 일병 폭행 사망사건 가해 병사들이 법정에서 때늦은 참회의 눈물을 흘렸다.

유족들은 그러나 "죗값을 달게 받으라"며 이들의 사죄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24일 오후 경기도 용인 3군사령부 보통군사법원에서 진행된 이 사건 결심공판에서 군검찰은 주범 이모(26) 병장에게 사형, 지모(21) 상병 등 병사 3명에게는 무기징역형을 구형했다.

군검찰의 구형이 끝나고 나서 이뤄진 피고인 최후변론에서 가해 병사들은 유족들에게 용서를 빌었다.

이 병장은 "윤 일병과 유족들에게 진심으로 사죄한다"며 "제가 다 잘못했고 제가 한 짓은 비난받아 마땅해 벌을 달게 받겠다"고 떨리는 목소리로 고개 숙인 채 말했다.

지 상병은 "윤 일병을 때리라고 누가 시켰든, 시키지 않았든 간에 저는 동료의 불행을 외면했다"며 "벌을 달게 받고 죽어서도 반성하겠다"고 울먹였다.

지 상병과 함께 무기징역형을 구형받은 하모(22) 병장과 이모(21) 상병도 윤 일병 유족에게 사죄하며 눈물 흘렸다.

분대장인 하 병장은 "다른 병사들의 행위를 막을 수 있는 위치에 있었음에도 나에게 해가 되지는 않을까 하는 이기적인 마음에 모른 척하고 가담하기까지 했다"고 뉘우쳤다.

이어 "윤 일병이 쓰러진 뒤에도 잘못을 감추려고 거짓말하고 은폐해 마지막 양심까지 저버렸다"며 "다른 누구보다 내 잘못이 크고 못난 분대장을 만나 이렇게 된 윤 일병에게 사죄한다"고 흐느꼈다.

이 상병은 "군 생활의 첫발을 내디딘 윤 일병을 도와줬어야 하는데 어리석은 짓을 저질러 윤 일병과 유족에게 죽을죄를 지었다"며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고 사죄했다.

피고인 가운데 유일하게 부사관 간부이면서 윤 일병의 사망을 막지 못한 책임을 물어 살인죄가 적용되지 않았음에도 징역 10년의 중형을 구형받은 유 하사는 윤 일병과 유족에게 사죄하는 것은 물론 군의 명예를 실추시킨 데 대해서도 반성했다.

유 하사는 "분대를 이끌어 적과 맞서야 함에도 그러지 못하고 오히려 아군인 윤 일병과 유족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와 고통을 줬다"며 "간부로서 전후방에 근무하는 장병들의 명예를 실추시키고 군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무너뜨려 죄송하다"고 말했다.

윤 일병 아버지는 이날 재판에서 "이 병장 사형 안 시키면 내가 죽는다"라고 절규했고, 누나는 재판이 끝난 뒤 "죗값을 달게 받아라"라고 소리치는 등 사죄를 받아들이지 않았지만 가해 병사들이 최후변론을 할 때에는 별다른 동요 없이 차분하게 지켜봤다.

가해 병사들의 최후변론에 앞서 마지막 변론을 한 변호인들 가운데 일부는 재판부에 선처를 바라는 다른 변호인과 달리 "윤 일병의 죽음이 한 점 의혹 없이 밝혀지길 바랄 뿐 선처를 구하기에 지금은 너무 이르다"고 밝히기도 했다.

zorb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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