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똥통에 우리 딸이 빠졌어요" 위기일발의 순간에서 풍덩한 경찰

조현우 기자 2014. 10. 24. 2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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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똥통에 우리 딸이 빠졌어요! 어서 와서 구해주세요!"

23일 오후 8시12분. 서울지방경찰청 112 상황실로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서울 강남구 삼성동 한 목욕탕 건물 지하 1층 정화조에 사람이 빠졌다는 내용이었다.

근처 순찰중이던 삼성2 파출소 김진성(38) 경사 등 4명은 즉시 사고 현장으로 향했다.

현장은 아수라장이었다. 정화조 안에는 머리까지 모두 잠긴 김모(23)씨가 손만 간신히 바깥으로 내밀고 있었다. 김씨 어머니 배모(49)씨는 딸이 죽기 직전이라며 울부짖다 정신을 잃었다. 사우나 직원들도 아무도 구조에 나설 엄두를 못내고 있었다.

김 경사는 정복 벨트를 풀고 똥통으로 뛰어들었다. 김 경사는 한 손으로는 정화조 입구에 매달린 쇠 파이프를 잡고 다른 한 손으로 김씨의 손을 잡았다.

김씨는 본능적으로 김 경사의 손을 힘껏 잡고 아래로 끌어내렸다. 김 경사의 몸도 이내 오물에 푹 잠겼다.

위기 순간에서 김 경사 동료들은 김 경사의 손을 붙잡아 위로 끌어올렸다. 김 경사도 김씨를 다른 한 손으로 끌어안아 물 위로 힘껏 밀어올렸다. 결국 김 경사와 김씨 모두 무사히 정화조 밖으로 나올 수 있었다. 다행히 두 사람 모두 큰 부상은 없었다.

사건 발단은 돈 문제 때문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사우나 주인인 배씨와 딸 김씨가 금전 문제로 다투다 배씨가 "돈이 든 지갑을 정화조에 버렸으니 꺼내든지 말든지 마음대로 하라"고 소리를 지르자 김씨가 지갑을 찾기 위해 지하 정화조로 내려갔던 것.

김씨를 구한 김 경사는 "무사히 구조를 마치고 나니 그제야 똥 냄새가 진동하기 시작했다"며 "함께 간 동료들이 손을 잡아줘 무사히 구조를 마칠 수 있었다. 지난밤 입었던 정복과 신발, 속옷까지 모두 버렸다"고 말했다.

조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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