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진으로 신생아 숨지게 한 대학병원 의사 실형
법원 "지역민 신뢰 생각해 더 세심했어야"
(광주=연합뉴스) 손상원 기자 = 법원이 구토 증상 등을 보인 신생아를 오진으로 숨지게 한 의사에 대해 실형을 선고했다.
광주지법 형사 10단독 김승휘 판사는 24일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기소된 광주 모 대학병원 의사 A(49)씨에 대해 금고 10월을, 전공의 B(30)씨에 대해 금고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공공재인 의료서비스의 질을 높이려면 의사들에게 실험적 행위를 할 수 있는 최대한의 기회를 줘야 하고 불가피하게 따를 수 있는 나쁜 결과를 받아들이고 감수하는 것은 마땅하다"며 "하지만 의사가 주의를 다해 치료행위를 한다는 전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에서 피해자의 사망은 A씨 등이 조직검사를 의뢰하면서 병리과 의사에게 신경절 유무 확인을 위한 특별한 검사를 의뢰하지 않아서 발생했다"며 "지역에 몇 안 되는 대학병원의 교수와 전공의라면 지역민의 신뢰를 생각해 더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했다"고 지적했다.
A씨 등은 2010년 7월 17일 구토, 복부 팽만 등으로 입원한 생후 이틀 된 아이의 증상을 복막염으로 진단하고 입원 일주일 뒤 복막염 수술을 했다.
신생아는 수술 열흘여 만에 퇴원했다가 같은 증상으로 입원해 다시 몇차례 수술을 받았지만, 증상이 악화해 같은해 11월 17일 숨졌다.
피해자의 증상은 선천성 거대결장의 전형적인 현상으로, A씨 등도 거대결장을 의심했지만 진단에 필요한 특별 검사를 병리과에 의뢰하지 않은 과실이 있는 것으로 재판부는 판단했다.
sangwon7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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