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리포트] 호수에서 발견된 2대의 차, 시신 6구..풀리지 않는 미스터리

박병일 기자 입력 2014. 10. 24. 09:42 수정 2014. 10. 24.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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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오클라호마 주에 있는 포스 호수 (Foss Lake)에서 차 2대가 발견된 것은 지난해 9월입니다. 차 안에는 시신이 3구씩 모두 6구가 있었습니다. 아니, 시신이라기보다는 심하게 훼손된 유골이라 해야겠습니다. 1년여만에 DNA 검사를 통해 이 유골의 신원이 확인됐습니다.

차 한 대에 있던 유골은 10대 소년 3명으로 확인됐고, 다른 차에 있던 유골은 각각 40대, 50대, 60대로 밝혀졌습니다. 그리고 6구 유골 모두 지금으로부터 40여 년 전에 실종된 사람들이었습니다. 이런 내용이 오늘 CNN에 보도된 기사의 골자입니다. 도대체, 40여년 전, 이 호수에서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요?

그리고 이 6명은 어떻게 해서 차디찬 호수 바닥에 차와 함께 수장된 걸까요? 이런 의문은 발견 당시부터 1년여 간 이어진 미스터리였는데 이 죽음에 숨겨진 단서를 찾을 수 있을까 싶어 지난해 발견 당시의 기사부터 서둘러 검색해봤습니다.

● 우연한 발견…의문의 유골

호수 바닥에 묻혀있던 차를 발견한 것은 그야말로 우연이었습니다. 지난해 9월 10일, 이 호수에서 고속도로 순찰대 소속 경관이 새로 개발한 음파 장비를 실험하던 중이었습니다. 호수 바닥에서 뭔가 이상한 물체를 발견한 경찰은 곧바로 인양작업에 들어갔습니다. 호수에서 모습을 드러낸 물체는 심하게 녹이 슨 승용차였습니다.

1952년형 '쉐보레'였습니다. 그런데 그 안에는 유골 3구가 들어 있었습니다. 이 뿐만이 아닙니다. 바로 그 옆에서 또 다른 차 한대가 발견된 겁니다. 차종은 1969년형 '쉐보레 카메로'였습니다. 그런데 그 안에도 역시 유골 3구가 들어 있었습니다. 당시 경찰의 말을 들어보겠습니다. "음파 탐지기를 돌리다가 뭔가 물체를 포착했어요. 분명 차 모습이었어요. 게다가, 두 대의 차는 아주 근접한 곳에 있었어요."

● 유골은 누구?

경찰은 곧바로 차의 주인이 누구였는지 수사에 들어갔고 이 차들이 지금으로부터 40여년 전에 빠진 것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그리고 수사 끝에 차주의 신원이 파악됐습니다. 먼저 1952년형 쉐보레의 차주는 16살 윌리엄스였습니다. 그리고 윌리암스는 1970년 실종 신고가 됐던 인물이었습니다.

그러니까 이 차는 1970년에 이곳에 빠진 것이라는 추정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그 유골이 윌리암스인지가 확인되어야만 그런 추정은 사실이 됩니다. DNA 검사를 거쳐 1년여 만에야 윌리암스로 최종 확인된 겁니다. 그리고 그와 함께 발견된 유골은 윌리암스와 함께 실종됐던 18살 존슨과 같은 나이의 리오스로 확인됐습니다. 또, 1969년형 쉐보레 까메로에 들어있던 유골도 확인됐습니다. 69살 포터, 58살 던컨, 42살 해먹이었습니다. 역시 1969년에 실종 신고가 됐던 사람들입니다.

● 의문의 죽음…풀리지 않는 미스터리

경찰은 일단 도로에서 사고가 나면서 호수에 빠졌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미 간파하신 분도 있겠지만 참으로 이상한 점이 있습니다. 윌리암스를 비롯해 1952년형 쉐보레에 타고 있던 세 명은 1970년에 실종 신고가 됐습니다.

그리고 1969년형 쉐보레 까메로에 타고 있던 세 명은 그보다 1년 전인 1969년에 실종 신고가 돼 있습니다. 만일 경찰이 추정하는 대로 사고로 호수에 빠졌다면 1969년에 1969년형 쉐보레 까메로가 빠져 세 명이 숨진 그 바로 옆에 1년 뒤인 1970년에 1952년형 쉐보레가 빠져 세 명이 숨졌다는 얘기가 됩니다. 우연으로 돌리기엔 뭔가 미심쩍어 보입니다.

그곳이 사고가 많이 날 만한 장소였을까? 라는 의문이 먼저 듭니다. 기사 상으로는 그 지역이 사고 다발지역인지는 확인되지 않습니다. 다만, 그 차가 빠져 있던 장소는 설명이 돼 있습니다. 호수 가장자리로부터 15미터, 수면에서 불과 3미터 아래 지점입니다.

만일 어떤 사고를 당해서 호수에 빠졌다고 쳐도, 누군가 의식이 있었다면 충분히 빠져 나올 만한 거리와 깊이입니다. 만일 두 대의 차량이 모두 사고를 당해서 3미터 호수 아래서 익사했다면 6명 모두 예외 없이 의식을 잃었다는 얘기가 됩니다. 쉽게 납득이 가지 않는 대목입니다.

게다가 1952년형 쉐보레는 창문 4개가 모두 열려 있는 상태였고 1969년형 쉐보레 까메로는 옆 문이 열려 있는 상태로 발견됐습니다. 호수에 빠지는 순간, 찬 호숫물이 차 안으로 밀려 들어왔다는 얘기인데, 심한 충격으로 모두 차디찬 물이 차 안으로 쏟아져 들어와도 의식을 찾지 못할 상태가 아니라면 6명 모두 앉은 상태로 수장됐다는 것 역시 쉽게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이런 이유 때문인지 경찰도 사고가 아닐 가능성, 그러니까 누군가 살해한 뒤 증거를 인멸할 의도로 이 곳에 차를 밀어 빠뜨렸을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으로부터 40여년 전에 일어난 일인데다 차와 유골 모두 심하게 훼손돼 있어 단서가 될 만한 게 없다는 것이 문제일 겁니다.

● 그들이 죽기 전 행적

1952년 형 쉐보레의 소유주였던 16살 윌리암스는 친구들과 함께 호수에서 죽기 6일 전에 이 차를 중고차 시장에서 구입했습니다. 가족들의 증언에 따르면 윌리암스와 친구들은 풋볼 경기를 보러 가려고 했다가 사냥을 가기로 계획을 바꿨습니다. 윌리암스가 돌아오지 않자 가족은 당시 윌리암스의 소재를 알만한 정보를 알려주는 사람에게 500달러의 보상금을 주겠다는 광고를 신문에 냈습니다.

그리고 2009년에 이 보상금을 1만 달러로 올렸습니다. 그러니까 시신이 발견되기 전까지, 다시 말해서 실종이 된지 40년이 되도록 가족들은 윌리암스의 무사 귀환을 학수고대했다는 얘깁니다. 또 다른 쉐보레와 함께 실종됐던 69살 포터의 가족들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들의 죽음을 확인한 가족들은 일말의 희망이 무너지는 슬픔을 감당해야 했을 겁니다. 게다가 그들의 죽음은 아직도 미스터리로 남아 있습니다. 그들을 처음 발견했던 경관 '호일'은 이렇게 말합니다.

"그들이 납치됐던 것인지, 아니면 사고로 죽은 것인지 현재로선 알 수 없습니다. 다만 유족들은 이제 숨진 가족들에 대한 한을 정리하고 그들 자신의 삶을 돌볼 수 있게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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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일 기자 cokkiri@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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