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PO3]찰리, 벼랑 끝에 몰리면 '모 아니면 도'였다

스포츠한국미디어 박대웅 기자 입력 2014. 10. 24. 06:03 수정 2014. 10. 24.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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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미디어 박대웅 기자] 배수의 진을 친 NC가 찰리(29)를 앞세워 반격을 준비하고 있다.

NC는 24일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LG와의 준플레이오프 3차전 선발로 찰리를 예고했다.

정규시즌 12승8패 평균자책점 3.81을 기록한 찰리는 팀 내에서 가장 많은 승리를 책임지며 2년 연속 에이스로서 제 역할을 다했다.

그러나 2연패에 몰려있는 팀의 반격을 이끈다는 것이 결코 찰리에게도 쉬운 과제는 아니다. 말 그대로 벼랑 끝에 놓인 상황이기 때문에 단 한 발만 물러나도 NC의 올시즌은 그대로 끝이 난다. 상당한 부담감을 짊어진 채로 경기에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

올시즌 28번의 등판 가운데 찰리는 팀이 최소 2연패 이상의 위기에 빠졌을 때 총 8번 마운드에 섰다. 이 가운데 연패를 끊어내며 승리투수가 된 적이 4회 있었고, 두 차례는 나쁜 분위기를 끊지 못하고 패전투수가 됐다. 또한 나머지 2경기에서는 승패 없이 물러났지만 팀은 모두 패배를 기록했다. 팀 성적만 놓고 보면 연패 탈출을 이끈 확률이 50%였다.

중요한 사실이 하나 있다. 연패를 끊어낸 경기에서는 찰리 스스로가 존재감을 드러내며 경기 흐름을 주도한 경우가 대부분이었고, 연패 분위기에 휩쓸린 경우에는 최악의 경기력으로 어김없이 고개를 숙였다는 점이다.

올시즌 팀 연패 도중 찰리가 마운드에 올랐던 첫 사례는 5월6일 목동 넥센전이었다. 당시 그는 6이닝 1실점만을 내주는 호투 속에 6-3 승리를 견인했다.

특히 3연패에 빠져있던 6월24일 잠실 LG전에서 찰리는 올시즌 가장 눈부신 호투를 선보였다. 너무나도 유명해 따로 설명이 필요 없는 노히트 노런(9이닝 3볼넷 7탈삼진 무실점) 경기가 바로 당시에 나왔다. 특히 상대가 LG였다는 점에서 찰리의 준플레이오프 3차전 등판에 팀이 걸고 있는 기대도 크다.

이 밖에 7월29일 마산 KIA전에서도 5.2이닝 2실점으로 팀의 3연패를 끊었으며, 9월7일에는 다시 한 번 KIA를 안방으로 불러들여 6이닝 2실점을 기록, 무려 7연패 사슬을 끊어내는 공을 세우기도 했다.

'모' 대신 '도'가 나온 경기도 있다. 6월29일 사직 롯데전에서는 3연패에 빠진 팀을 위기에서 구하기 위해 출격했으나 4.2이닝 9실점이라는 초라한 모습으로 연패를 막아내지 못했다. 사실 자책점은 1점에 불과했다. 5회 야수진의 두 차례 뼈아픈 실책으로 평정심이 완전히 무너지며 내주지 않을 수 있었던 8점을 추가로 허용한 것.

하지만 찰리까지 덩달아 흔들리는 모습을 노출한 점은 분명 아쉬움을 남겼고, 무엇보다 이번 준플레이오프에서는 야수들로부터 비슷한 상황이 나와도 스스로가 위기를 진화해야만 한다.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는 상황에서 그는 다름아닌 팀 내 에이스이기 때문이다.

또한 8월9일 마산 SK전에서도 찰리는 5이닝 9실점(8자책점)을 기록하며 팀의 4연패를 물끄러미 지켜봐야만 했다. 올시즌 최다 피안타(12개)를 얻어맞은 것을 비롯해 유일하게 탈삼진을 단 1개도 잡아내지 못한 경기였다.

이 밖에 승패 없이 물러난 나머지 2경기(팀 모두 패배)에서는 상반된 투구 내용을 선보였다. 2연패에 빠져있던 5월27일 잠실 두산전에서는 7이닝 2실점의 호투를 펼치고도 팀이 2-3으로 패했고, 9월2일 마산 삼성전에서는 4.1이닝 6실점(5자책점)의 부진으로 3연패에 놓인 NC를 위기에서 구해내지 못했다. NC는 이후 7연패의 깊은 늪에 빠졌지만 앞서 언급한대로 찰리가 9월7일 마산 KIA전에서 팀을 구제해내며 명예회복에 성공한 바 있다.

나열한 여러 상황 속에서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타선의 폭발 여부와는 관계없이 찰리가 잘 던지고도 패한 적은 딱 한 차례 있었으나 부진한 모습을 보인 경우에는 일말의 예외 없이 NC의 연패가 계속 이어졌다는 점이다.

'모 아니면 도'의 극명한 성적이 이와 같은 사실을 잘 뒷받침 해주고 있다. 연패를 끊어낸 4경기에서 찰리의 성적은 4승 평균자책점 2.70(16.2이닝 18피안타 8볼넷 2사구 20탈삼진 5자책점). 반대로 연패가 이어진 4경기에서 찰리가 남긴 기록은 2패 평균자책점 6.86(21이닝 37피안타 5볼넷 18탈삼진 16자책점).

결국 연패 탈출의 열쇠는 찰리가 쥐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노히트 노런 당시에 버금가는 역할을 찰리가 소화해낸다면 단순 1승을 넘어 단숨에 사기를 끌어올려 4, 5차전에서도 대반격을 펼칠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는 점에서 NC로서는 그의 호투에 모든 것을 걸었다. 찰리가 던지게 될 윷가락이 이번에는 도와 모 가운데 어느 쪽으로 나타나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스포츠한국미디어 박대웅 기자 yuksamo@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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