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8년 펠릭스'를 떠올리게 하는 LG 스나이더

김현희 기자 2014. 10. 24. 0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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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년 PO서 쐐기 홈런 한 방으로 LG의 한국시리즈 이끌어

NC와의 준 PO 2차전에서 쐐기 투런포를 쏘아 올린 후 양상문 감독과 기쁨을 나누는 스나이더. 사진│LG 트윈스

[마니아리포트 김현희 기자]이쯤 되면 완전히 '눈을 떴다'고 봐도 될 정도다. 지난 22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린 '2014 한국 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이하 준 PO) 2차전에서 쐐기 투런 홈런을 기록하며 팀 승리를 이끈 외국인 타자 스나이더(LG)를 두고 하는 말이다. 이미 1차전에서 안타 3개를 몰아치며 타격감을 조율했던 스나이더는 2차전에서도 팀이 낸 4점 중 절반을 책임지며 '큰 경기에 강한 선수'라는 인상을 심어줬다. 이 정도면 '미스터 옥토버'로 불렸던 강타자 레지 젝슨이 부럽지 않을 정도다.

사실 스나이더는 조쉬 벨의 대체 외국인 타자로 시즌 중 영입되어 큰 기대를 모았던 이였다. 특히, 국내 입국 전까지 텍사스 레인저스에서 백업 1루수 겸 외야수로 추신수와 한솥밥을 먹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더욱 화재가 됐다. 기대대로 그는 라인업에 가세한 이후 4할에 가까운 타율을 선보이며, 한때 4번 타순에 배치되기도 했다. 물론 이것은 스나이더가 부진에 빠지기 전의 일이었다. 그는 8월 이후 부상 등의 이유로 월간 타율 0.180을 기록하는 등 한동안 '전력 외' 선수로 분류되기까지 했다. 10월에 다시 모습을 드러내며 타석에 들어섰지만, 9경기에서 고작 1개의 안타만을 기록하며 시즌을 마감해야 했던 스나이더였다.

스나이더, '1998년 펠릭스의 추억'을 떠올리다

오히려 의외였던 것은 2할 대 초반 타율에 머문 스나이더에게 지속적으로 기회를 줬던 양상문 감독의 용병술이었다. 주위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들려와도 양 감독은 이렇다 할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행여 그가 선발 출장하지 않는 날이면 대수비 요원으로 활용하며, 끝까지 스나이더를 그라운드 안에서 머물게 했다. 이러한 양 감독의 믿음에 스나이더는 100% 이상 보답하고 있다. '한 번 제대로 휘두르면, 담장 밖으로 넘길 수 있는 타자'라는 양상문 감독의 평가는 이미 준 PO 2차전에서 증명된 바 있다.

이러한 스나이더의 모습은 과거 LG 트윈스에서 활약했던 외국인 타자들을 떠올리게 한다. 이미 12년 전 포스트시즌에서는 마르티네즈가 1, 3, 6번을 오가며 중견수로서 제 몫을 다 한 바 있다. 현재 스나이더의 포지션도 중견수임을 감안해 본다면, 12년 전 그와 똑같은 모습을 기대해 볼 수 있다. 그러나 이에 앞서 외국인 선수들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경외감을 느꼈던 시기에 가장 강렬했던 모습을 남겼던 이도 있었다. 1998년 주니어 펠릭스가 그 주인공이다.

펠릭스 역시 스나이더와 마찬가지로 시즌 중 LG 유니폼을 입었던 외국인 타자였다. 또한, 당시로는 드물게 메이저리그 경력 또한 풍부하여 타 팀들의 부러움을 살 정도였다. 그도 그럴 것이 펠릭스는 토론토 블루제이스에서 데뷔한 이후 메이저리그에서만 타율 0.264, 55홈런, 280타점을 기록했던 이였다. 큰 경기 경험이 많다는 사실은 당시 LG 타선에 큰 힘을 불어 넣어 줄 것이라는 기대로 이어졌다. 실제로 그는 33경기에 출장하여 타율 0.293, 6홈런, 21타점을 기록하며 짧은 기간에 제 몫을 다 했다. 그리고 그 해 열린 삼성과의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는 당대 최고의 에이스로 불렸던 베이커를 상대로 역전 3점 홈런을 쏘아 올리며 팀의 한국시리즈행을 이끈 바 있다. 외국인 타자로는 드물게 스위치 히터라는 사실도 상대팀의 머리를 아프게 할 만했다. 이 당시 활약을 앞세워 그는 이듬해에도 LG 트윈스 유니폼을 입을 수 있었다.

재미있는 것은 스나이더 역시 포스트시즌에서 펠릭스-마르티네즈와 비슷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만약에 그가 준 PO 3차전에서도 맹타를 휘두른다면, 그 기세를 바탕으로 팀을 플레이오프까지 올려놓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앞선 두 이는 한국시리즈에서 팀을 우승으로 이끌지는 못했다. 그렇기 때문에, '미스터 옥토버'로 재탄생한 스나이더가 팀을 어디까지 올려놓을 수 있을지 지켜보는 것도 이번 가을잔치의 또 다른 관전 포인트가 될 수 있다.

[eugenephil@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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