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볼라 대처 '총체적 무능' 드러낸 텍사스병원 경영악화
이달 20일 동안 수익 26%·수술 건수 25% 급감
(댈러스=연합뉴스) 장현구 특파원 = 미국 내 에볼라 바이러스 대처 과정에서 총체적인 무능을 드러낸 텍사스건강장로병원이 수익에서 치명타를 맞았다.
23일(현지시간) 지역 신문 댈러스 모닝 뉴스에 따르면, 이 병원을 운영하는 비영리재단인 '텍사스헬스리소시즈'는 이달 1일부터 20일까지의 경영 지표와 지난 9개월간의 평균 실적을 비교한 결과를 전날 발표했다.
재단은 이 기간 텍사스건강장로병원의 병원 수익은 25.6%(810만 달러), 응급실 방문 환자는 53.3%(2천336명), 수술 건수는 25%(165건), 하루 평균 외래 환자는 21.1%(428명→337명)나 각각 감소했다고 밝혔다.
재단이 실적을 따진 기간은 미국 내 첫 에볼라 감염자로 지난 8일 사망한 토머스 에릭 던컨의 에볼라 확진 판정으로 병원에 비상이 걸린 이달 1일부터 던컨과 접촉한 사람들의 격리가 해제된 20일까지다.
이 기간 텍사스건강장로병원은 던컨의 치료 실패, 던컨을 돌보던 여자 간호사 2명의 추가 감염, 던컨의 최초 방문 때 의료진의 오진, 치료진에 대한 부실 교육 등 끊임없이 터진 악재로 궁지에 몰렸다.
재단은 외부인 출입을 통제한 병원의 비상 조처를 수입 급감의 원인으로 설명했다.
텍사스건강장로병원은 던컨을 치료하던 간호사 니나 팸(26)이 에볼라에 감염된 12일 이후 응급실로 온 환자를 다른 병원으로 돌렸고, 의사들도 외래 환자를 다른 기관에 보냈다.
텍사스대학 댈러스캠퍼스의 마케팅·브랜드 전문가인 압히지트 비스워스는 "에볼라 공포가 최절정에 달하던 시기, 누구라도 병원에 갈 일이 있었다면 에볼라 감염 우려를 피해 텍사스건강장로병원 대신 멀어도 다른 병원을 찾았을 것"이라며 수익 감소가 일시적일 수 있다는 점을 인정했다.
그는 피할 수 없을 만큼 여론의 뭇매를 맞은 탓에 병원 신뢰도가 추락해 3분기 실적 감소도 피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1989년 엑손 발데스호의 기름 유출 사고, 1982년 청산가리가 검출된 해열제 타이레놀 사건, 1993년 햄버거를 먹은 700명 중 4명이 이콜리균에 감염돼 숨진 패스트푸드업체 '잭인 더 박스' 사건 등 회사를 존폐 위기로 몰고 간 대형 악재를 겪고도 거뜬히 살아남은 기업의 사례 덕분에 텍사스건강장로병원이 회생할 가능성은 작지 않다.
비스워스는 그 이유로 "미국 국민은 이런 회사들을 쉽게 용서하고 잘 잊는다"고 말했다.
1966년 설립 이래 대형 병원으로 지역민의 사랑을 받아오다가 한순간 나락으로 떨어진 텍사스건강장로병원은 지역 신문에 사과 광고를 게재하는 등 잃어버린 신뢰를 되찾으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cany99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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