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M&A 기준이 '칫솔'인 이유

장정훈 2014. 10. 24. 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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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기업 찾기 책임자 알버트 리누구나 매일 여러 번 쓰는지 봐한국 '로봇 응용 벤처' 찾고 있다

"구글의 벤처기업 인수·합병(M&A) 기준은 칫솔입니다. 칫솔처럼 누구나 쓰고 하루에도 여러 번 쓰는 기술인가를 먼저 봅니다."

 전세계를 돌며 M&A 대상 기업을 발굴하는 구글의 기업개발팀(Corporate Development) 책임자인 알버트 리(사진)가 서울을 찾았다. 리는 23일 서울 콘래드호텔에서 중소기업청이 개최한 '2014 글로벌 기업과의 만남의 장' 행사에서 "구글의 M&A 전략은 칫솔 테스트 작업(Toothbrush Test Framework)"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해외서 M&A 대상 기업을 찾으면 창업자인 래리페이지와 맨 먼저 하는 게 칫솔 같은 기술이 있는지를 심사하는 것"이라고 했다. 칫솔처럼 인간에게 없어서는 안 되는 커다란 효용을 제공하는지 또 누구나 쓰고 매일 여러 번 쓰는 기술인지를 확인한다는 얘기다.

 구글이 한국서 물색중인 M&A 목표에 대해서도 귀띔했다. 바로 로보틱스(Robotics) 기술이다. 최근 구글이 주력하고 있는 무인자동차나 구글글라스 등에 바로 써먹을 수 있는 로보틱스 기술이면 당장 M&A하겠다는 거다. 사실 구글은 성공적인 M&A를 통해 세계적인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으로 성장했다. 1998년 창업 후 안드로이드·유튜브 등 M&A한 기업만 150여개에 달한다. 리는 "구글한테도 인수합병은 여전히 도박 같다"며 "그럼에도 끊임없이 M&A에 매달리는 건 새로운 성장과 혁신의 기회를 제공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구글은 기업을 인수한 뒤에는 기술개발 열정에 투자만 하고 기술개발 자체에는 개입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지킨다고 한다. 리는 "스타트업 단계의 기업이 원하는 일만 집중할 수 있게 어려워하는 재무·인재육성·법률 등만 떠맡는다"며 "하지만 기술 상용화 단계가 되면 5만여 명의 모든 임직원이 이용자로 적극 참여한다"고 했다. 최근 인수한 교통정보업체 웨이즈를 사례로 들었다. 기술뿐이던 웨이즈는 구글이 인수한 후 두 달 만에 구글맵과 연동한 실시간 교통 서비스를 시작해 4700만명의 이용자를 확보했다.

구글 외에도 이날 행사에 참가한 인텔·에릭슨·지멘스 같은 글로벌 기업의 관계자는 "기업이 성장하려면 신생 벤처기업을 M&A하는 것 만큼 좋은 방법이 없다"고 입을 모았다. 인텔의 수디어 쿠팜 아·태본부장은 "아시아 시장서만 M&A를 위해 연간 30억 달러(약3조1000억원)를 운용한다"며 "데이터센터나 클라우드 같은 기술기업이면 언제든 만나겠다"고 했다. 인텔은 지난 1분기에만 아시아 지역에서 약 60여 개의 스타트업 기업에 3억2000만 달러(약 337억원)를 투자했다. 세계 반도체장비 시장의 80% 이상을 장악하고 있는 어플라이드 머터리얼즈의 에일린 탕할 인수합병팀장은 "경쟁력 있는 부품소재를 만드는 중소기업이 집중 투자 대상"이라며 "특히 신소재나 유전공학, 헬스케어 분야서 기술이 있는 기업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행사는 국내 중소기업이 글로벌 기업과 투자유치나 M&A 등을 논의할 수 있게 중기청이 만든 자리다. 한정화 중기청장은 "국내 29개 창업·벤처기업이 참가해 글로벌 기업과 1대1로 만났다"며 "글로벌 시장의 M&A 흐름을 읽고 투자도 유치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장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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