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승민 기자의 살림의 신] 너도나도 '해외 직구' 나서는 까닭

강승민 2014. 10. 24. 00:06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직구' 돌풍이다. 직구는 '직접 구매'를 줄여 부르는 말이다. 주로 해외 온라인 쇼핑에서 이뤄진다. 한국에서 팔지 않는 물건을 구입하거나 한국에서 사는 것보다 물건값이 저렴한 나라의 인터넷 쇼핑몰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직구 쇼핑족'이다. 요즘 살림 좀 한다 싶은 사람치고 '해외 직구'를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성행하고 있다.

한데 요즘의 직구 열풍에 동참하려면 미리 알아둬야 할 게 있다. 영어다. 온라인 쇼핑몰에 아이디(ID)를 등록하는 것부터 영어로 시작해야 한다. 물론 쇼핑 과정은 한국 인터넷 쇼핑몰과 별반 다르지 않다. 페이지를 넘겨가며 상품을 둘러보고 마음에 드는 물건을 골라 장바구니에 담은 뒤 배송지를 확인하고 결제하면 끝이다. 이 과정이 모두 영어로 이뤄지는 것만 빼곤 말이다.

환불·교환 절차도 영어로 된 판매자·구매자 간의 계약서·약관을 기본으로 하므로 이용 전에 숙지해 둬야 한다. 쇼핑하는데 언어 장벽이 만만치 않은 셈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직구의 가장 큰 걸림돌이 영어를 포함한 언어 문제라고 지적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런 소비자 애로가 있다는 걸 아는 사업가들은 틈새를 노려 영어로 된 해외 인터넷 쇼핑몰에서 대신 물건을 사주는 한국어 서비스에 나서고 있다. 이런 사이트를 이용하면 물건값에 소정의 수수료가 붙는다. 영어 불편이란 장벽을 허무는 수고를 했으니 따라오는 대가다.

직구 열풍의 근원은 일부 수입업자가 매긴 높은 가격 때문이다. 독점 수입권을 가진 수입업자는 독점이란 시스템을 십분 활용해 마진을 최대한 높이려 한다. 더 싼 물건을 찾는 소비자들은 자신들이 '독점 수입업자의 배를 불려줄 수 없다'며 해외 직구에 몰두한다. 직구 소비자는 수입업자의 폭리가 밉고, 수입업자는 '그럼 우린 땅 파서 장사하느냐'며 볼멘소리를 한다. 수입품 가격엔 본래 수입업자가 통관·운송·유통·입점·사후관리 등에 들인 비용이 포함되게 마련이다. 상품 원산지보다 수입국 판매 가격이 높아지는 이유다. 여기에 '독점'이기에 가능한 높은 가격이 더해진다.

하지만 직구를 직접 해 본 사람은 안다. 자신이 직구에 들인 시간·노력을 돈으로 환산해 본다면 수입품 가격이 원산지보다 조금 높을 수도 있다는 걸 말이다. 문제는 소비자가 수입업자의 진심을 믿지 못한다는 데 있다. '남는 것 없이 밑지고 판다'는 말이 아무리 장사꾼의 엄살이라 해도 소비자를 '호갱님' 만드는 지경에 이른다면 도가 지나치다. 그러니 너도나도 직구에 나서는 것이다. '적정 마진'이 어떤 법칙·원칙에 따라 정해지는 건 아닐지라도, 최소한 소비자와 수입업자 사이의 신뢰를 무너뜨리는 폭리까지 이르진 말아야겠다.

강승민 기자 quoique@joongang.co.kr

다음주 수요일(29일) 오후 6시30분 JTBC 프리미엄 리빙쇼 '살림의 신'은 '쇼핑의 신' 편이다. MC 박지윤, '허당 주부' 개그우먼 김효진, '여자보다 더 살림 잘하는 남자' 가수 성대현, '똑똑한 살림꾼' 방송인 설수현, 생활 속 최신 트렌드와 명품 살림법을 전하는 중앙일보 강승민 기자가 홈쇼핑·재래시장·해외직구 등 똑똑한 주부들이 애용하는 명품 쇼핑법을 함께 알아보는 시간이다.

[디지털 스토리텔링]

내 아들이 짓밟혔다

北 300㎜ 방사포 무력화할 한국형 미사일방어 체계는

한밤, 중년女 손에 들린 건…CCTV에 찍힌 '연세로 꽃도둑'

김태호 "대통령에 염장" 김무성 면전서 돌출 발언

1200명 잡은 체포왕 "눈 마주치자 움찔하면…"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