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필의 투수가 본다]마음 급한 NC, 공 하나 더 지켜봐라

최영필 | 입력 2014. 10. 23. 21:40 수정 2014. 10. 23.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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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가 준플레이오프 1·2차전을 모두 승리할 수 있었던 열쇠는 각 경기 1회에 나왔다. 1차전 1회초 NC 선발 이재학이 선두 타자 정성훈에게 2루타를 맞은 것은 어떤 경기에서든 나올 수 있는 상황이다. 1차전의 포인트는 1사 2루 때 3번 박용택 타석이었다. 박용택은 상대 투수가 사이드암이고, 타격감도 나쁘지 않아 치고 싶은 마음도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잘 참았고, 볼넷을 골라나간 게 결정적이었다.

반대로, 1루가 비어 있는 상황이지만 이재학-김태군 배터리가 박용택과 승부를 걸었다면 어땠을까 싶다. 몸쪽 속구 승부는 눈에 띄게 깊었고, 바깥쪽 승부 역시 볼로 가져갔다. 투수는 자신의 장기를 살리는 피칭을 해야 한다. 이재학의 장기는 체인지업이다. 체인지업의 각이 좋지 않다 하더라도 체인지업을 살리는 피칭을 했어야 했는데, 속구 비중이 너무 높았다. 결과적으로 박용택을 상대하는 과정에서 '맞으면 안된다. 1점도 주면 안된다'는 느낌이 전해졌다. 그게 NC 선수단에 깔린 심리상태가 아니었을까.

2차전 역시 1회가 열쇠였다. 1회초 LG에 1점을 줬지만 1회말 선두 타자 박민우가 안타를 치고 나간 뒤 2번 김종호가 타석에 들어섰다. 리그에서 빠르기로 따지면 최강의 1·2번 조합이다. 이때 2B-1S에서 김종호의 강공이 병살타로 이어졌다. LG 2루수 김용의의 수비도 좋았지만 빠른 주자에 빠른 타자였다면 벤치에 기회를 줬어야 했다. 3B-1S가 됐다면 상대를 더욱 몰아붙일 수 있었고, 김종호라면 2B-2S가 되더라도 여전히 까다로운 타자다.

승리에 대한 NC 선수들의 의지가 강하고 적극적인 공격을 보인 것도 분명히 하나의 방향이지만, 공 하나를 더 볼 수 있는, 봐도 괜찮다는 여유가 가을야구에서는 필요하다. 다음 타자 나성범이 볼카운트 1B-0S에서 우익수 뜬공으로 물러났는데 투수에게 불리한 카운트에서 때릴 때는 보다 확실한 노림수를 가져가는 게 좋다. 4회 1사 1·3루에서는 테임즈의 초구가 직선타로 잡혔는데, 호수비가 문제는 아니다. 초구를 꼭 때려야 했을까. 투수 입장에서는 투수가 어려워지는 상황에서 타자가 공을 지켜보면서 버티면 더 힘들어진다. 결과가 빨리 나오면 투수는 맞더라도 편안해진다. LG 선발 우규민은 3회까지 공 34개만 던졌다.

결과적으로 NC에는 '1점 정도 줘도 된다. 공 1개 더 봐도 된다'는 움직임이 아쉬웠다. 선발 투수 싸움에서도 LG 투수들은 '이거 한번 쳐 봐라'의 느낌이었고, NC 투수들은 '무조건 맞으면 안돼'의 느낌이었다.

■ 빛난 투수 - LG 신재웅

시즌 후반부터 굉장한 구위를 보여주고 있다. 구속이 5~7㎞ 정도 올라 있는 상태다. 불가사의할 정도지만 그 선수가 얼마나 노력했을지 안 봐도 알 수 있다. 정말 박수를 쳐주고 싶다. 공끝의 힘이 좋아 속구 하나만 던져도 타자들이 공략하기 쉽지 않다. 다만, 조금 더 자신의 속구에 대한 자신감을 가졌으면 싶다. 변화구는 철저하게 유인구로, 타자 공략은 속구로 가져가는 게 효과적이다.

■ 이 타자 어떻게? - LG 최경철

선수들끼리 하는 얘기로 '미친 선수는 막을 방법이 없다'고 한다. 지금 최경철은 피해야 하는 타자인데, 하위타선이기 때문에 자칫 피했다가는 대량실점이 된다. 그러니 상대는 갑갑할 수밖에 없다. 지금까지 패턴을 보면, 일단 속구에 강점을 보인다. 어쩔 수 없이 승부를 해야 한다면 변화구를 더 많이 쓰는 게 방법이 될 수 있다.

<최영필 | KIA 투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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