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대서방 보복전 서막 열리나.. 현실화된 세계 테러 공포

유병온기자 2014. 10. 23.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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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장괴한 캐나다 국회의사당서 총기 난사

이슬람 개종 범인 등 2명 사망… 하퍼 총리 "의회 총격, 테러공격"급진 이슬람세력과 연계 정황사흘새 두 차례나 표적되자 국경 맞댄 미국도 초긴장"IS격퇴 적극 참여중인 캐나다 테러리스트 타깃된 것" 여론

"이번 캐나다 사건은 유럽·미국 등 서구권에 닥칠 공격의 시작일지 모릅니다."(미국 싱크탱크 랜드코퍼레이션의 콜린 클라크 테러리즘 전문가)

캐나다 국회의사당에 22일(현지시간) 30대 괴한이 침입, 총기를 난사해 범인을 포함한 2명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서구권 전체가 공포에 휩싸였다. 이번 사태가 국지적인 일이 아니라 이슬람국가(IS) 등 급진 이슬람 세력이 수차례 경고해온 대서방 보복전의 서막일 수 있다는 정황증거가 속속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테러 청정국가로 분류돼온 캐나다가 이번을 포함해 최근 사흘 사이 두 차례나 이슬람 연계 테러리스트들의 표적이 된 것은 더 이상 테러의 사각지대가 없음을 각인시켜주는 계기가 됐다는 분석이다. IS 폭격을 주도하고 있는 미국은 IS 격퇴작전에 동참한 이웃 나라 캐나다에서 테러가 발생하자 초긴장 상태로 접어들었다.

◇사흘 새 두 차례 테러당한 캐나다=

스티븐 하퍼 캐나다 총리는 이날 오전 수도 오타와에 위치한 팔러먼트힐 내 국립전쟁기념관 및 국회의사당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 사건을 '테러리스트의 공격'으로 규정하며 "결코 위협에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하퍼 총리와의 전화통화에서 이번 사건을 "잔인무도한 공격"이라고 비난하며 필요한 지원을 약속했다고 백악관은 전했다.

범인은 알제리 혈통의 캐나다인 마이클 제하프비보(32)로 최근 이슬람으로 개종한 인물로 확인됐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범인은 이날 오전 국립전쟁기념관 앞에서 보초를 서던 경비병을 총으로 쏴 살해한 뒤 하퍼 총리 및 집권 보수당 의원 30여명이 모여 있던 의사당 내 회의장 20m까지 접근했지만 의회 경위인 케빈 비커스(58)에 의해 사살됐다. 목격자들은 총격전 과정에서 최소 30여발의 총성이 울렸다고 증언했다.

만약 비커스가 범인을 제압하지 못했다면 대형 참극이 벌어질 수도 있었다. 왕립기마경찰대(RCMP)에서 29년간 복무한 뒤 지난 2005년부터 의회 보안 및 의회 고위직 보호를 책임지는 자리에 오른 비커스는 지난달 22일 박근혜 대통령이 캐나다 의회를 방문했을 때 방명록 서명을 안내하기도 했다. 크레이그 스콧 의원은 트위터에 "의원과 보좌진은 비커스에게 목숨을 빚졌다"고 쓰는 등 비커스가 '오타와의 영웅'으로 떠올랐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한때 공범의 존재 가능성이 대두되기도 했으나 캐나다 경찰은 범인의 단독소행으로 결론 내렸다고 AP통신은 전했다. 다만 테러가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과 연관됐을 가능성은 여전히 배제하기 어렵다고 USA투데이는 전했다. 실제로 범인은 이번 범행 당시 IS를 연상시키는 검은색 옷에 아랍식 스카프(카피에)를 두르고 있었다고 전해진다. 그는 최근 고위험군 여행자로 분류돼 정부 당국으로부터 여권을 압수당하기도 했다.

캐나다에서는 20일에도 테러 추정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해 이슬람으로 개종한 마르탱 쿠튀르 루로(25)가 퀘벡의 한 주차장에서 자신의 승용차로 군인 2명(1명 사망)을 치고 달아나다 경찰의 총에 맞아 숨졌다. 17일 캐나다 정부가 4년 만에 처음으로 자국의 테러위험등급을 한 단계 격상시킨 뒤 일주일도 안 돼 두 차례의 테러가 발생한 것이다.

◇IS 격퇴작전 참여로 테러 표적 돼=

캐나다는 전쟁이나 테러와는 거리가 먼 국가 가운데 하나로 인식돼왔다. 유명 다큐멘터리 감독인 마이클 무어가 냉전시대 이후의 미국을 비꼬기 위해 만든 정치풍자 영화 '캐나다베이컨'에서 황당무계한 설정을 부각시키기 위해 캐나다를 전쟁 상대국으로 활용했을 정도다. 이런 캐나다가 테러의 표적이 된 데 대해 미국 허핑턴포스트는 "최근 미국이 주도하는 IS 격퇴전략에 캐나다가 적극 참여한 게 가장 큰 이유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캐나다 정부는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이 구상한 'IS 격퇴를 위한 국제연합전선'에 합류해 이달 초부터 미국이 주도하는 이라크·시리아 공습에 참여하고 있다. 이에 맞서 IS의 아부 모함마드 알아드나니 대변인은 최근 '대서구권 보복전쟁'을 천명하는 메시지를 내놓으면서 미국·프랑스·호주 등과 함께 캐나다를 대상으로 지목했다고 미 CNBC방송은 전했다. 지난 두 차례의 테러와 IS 간의 연관성은 확인된 게 없지만 적어도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의 반감을 산 것이 이번 사건의 배경임은 분명하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IS 주도의 중동 사태가 본격적으로 부각된 후 국제사회는 줄곧 서구권 국적 해외 지하디스트들의 본국 역테러나 서구권 내에서의 자생 테러리스트 공격 가능성을 우려해왔다. 캐나다에서 발생한 이번 테러는 이러한 우려가 현실화됐다는 점에서 미국·유럽연합(EU) 등 서구권 전르옮릴遠막?한 대서방 보복테러의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USA투데이는 "서구권 출신 해외 지하디스트들의 본국 공격은 비용이 적게 들면서도 발각될 염려가 상대적으로 적어 매우 효과적인 테러 수단"이라며 "이 때문에 알카에다 등 이슬람 테러그룹들은 (선전 등을 통해) 이를 계속 부추기고 있다"고 전했다.

유병온기자 rocinante@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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