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뉴엘 직원 "집팔고 제주로 이사했는데..사장은 17일부터 안보여"

박계현 기자 입력 2014. 10. 23. 16:13 수정 2014. 10. 23.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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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부서 찾는 협력업체 직원들 발걸음 이어져..박 대표 비롯한 임원들은 연락두절

[머니투데이 박계현기자][구매 부서 찾는 협력업체 직원들 발걸음 이어져....박 대표 비롯한 임원들은 연락두절]

23일 오전 경기 안양 석수동에 위치한 잘만타워 모뉴엘 본사에는 무거운 분위기속에 정적이 감돌았다. 직원들은 아직도 법정관리 신청 소식에 충격에서 헤어나지 못한 모습이었다.

한 직원은 "지난 금요일(17일)부터 박홍석 대표가 보이지 않았다"며 "이번주에도 회사에 나오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150여명에 이르는 모뉴엘 직원들은 이날도 변함없이 출근해 근무를 이어갔지만, 임원들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박 대표를 비롯해 대부분 임원들이 전화를 받지 않거나 자리를 비운 상태였다. 경영지원 총괄 임원은 이날 오전 잠시 출근한 뒤 다시 회사를 나간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모뉴엘 직원은 "언론에서 나오는 보도 등에 대해 설명해 줄 수 있는 사람이 사내에 아무도 없다"고 토로했다.

지난 4월 완공된 모뉴엘의 자회사 잘만테크 신사옥은 지상 13층 건물로 모뉴엘과 자회사 잘만테크 직원 300여명이 근무하고 있다. 이 건물에는 모뉴엘의 영업·마케팅·구매·자재·물류·경영지원 부서가 위치하고 있다.

모뉴엘 관계자는 "오전에 이스라엘로 수출되는 초도 물량이 콘테이너 박스에 실려 나가는 등 대부분 직원들이 자리를 지키며 정상 근무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이스라엘은 새롭게 확보한 수출선인데 이번 파장으로 인해 향후 물량 확대는 어렵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착잡한 심정을 나타냈다.

이날 회사에는 일상적인 업무가 불가능할 정도로 협력업체 직원들의 문의와 방문이 이어졌다. 특히 구매 부서 쪽을 찾아와 상황을 묻는 업체 관계자들이 많았다.

회사 로비와 사옥 앞에서 만난 직원 대부분은 회사의 자금 상황을 언론 보도를 통해 처음 접했다고 전했다. 한 직원은 "지난 달 국제 가전박람회(IFA) 참가 이후 회사 자금사정이 어렵다는 소문이 돌았지만 구체적인 정황은 모르고 있었다"며 "은행권 여신이 6000억원을 넘는 규모일지는 상상도 못했다"고 말했다.

다른 직원은 "회사가 어렵다는 얘기는 들었지만 구조조정도 없었고 월급도 제 때 나왔다"며 "법정관리 신청조차도 충격"이라고 말했다.

올 초 완공된 제주도 첨단과학단지의 R&D센터에는 100여명 이상의 연구개발 인력이 근무하고 있다. 이들 중엔 최근까지도 서울 집을 팔고 제주도로 이사한 직원들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직원은 "제주도로 떠난 직원들은 회사를 믿고 거주지를 옮겼다. 사전에 회사의 자금 사정을 짐작이라도 했다면 절대 이사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회사 측에 배신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머니투데이 박계현기자 unmblu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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