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갑 낀 손으로 안경 만지다 감염" 라이베리아 간호사

김범수 입력 2014. 10. 23. 14:45 수정 2014. 10. 23.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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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니 간호사 에볼라 감염 경로 밝혀

서아프리카 라이베리아에서 에볼라 환자를 돌보던 기니의 여성 간호사 파센시아 메르갈(47)은 지난 8월 자신도 에볼라에 감염됐다. 수도 몬로비아의 병원에는 7월 이후 에볼라 환자가 급증했다. 메르갈은 더운 날씨 속에서 환자를 돌보다 땀 때문에 흘러내린 안경을 올려 쓰기 위해 장갑 낀 손으로 얼굴을 만졌다.

"그때 눈과 코로 감염된 것 같습니다. 당시에는 간호사도 환자와 직접 접촉해서는 안 된다는 정도 밖에 알지 못했고 제 몸을 보호하기에 충분한 장비도 없었습니다."

메르갈은 에볼라에서 회복해 지난 20일 체류 중인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의료진인 자신이 에볼라에 감염된 경위를 이렇게 설명했다고 아사히신문이 전했다. 가톨릭 단체의 수녀이기도 한 메르갈이 일하던 병원장과 신부, 동료 간호사도 감염돼 숨졌다.

메르갈은 감염 뒤 일주일 정도 집에서 요양을 한 뒤 다른 병원 격리병동으로 옮겼다. 하지만 그곳은 환자 30명당 화장실이 하나 밖에 없을 정도로 위생상태가 열악했다. 병상이 없어 땅바닥에 매트를 놓고 누워 있는 환자가 수두룩했다. 메르갈은 "높은 기온 때문에 의료진은 방역복을 오랫동안 입고 있을 수 없다"며 "어렵사리 환자를 위해 물이나 식료품을 가져와도 바로 떠나 버리기 일쑤고 수시간 (환자들이)방치되는 일도 있다"고 말했다.

에볼라 완치 후 생긴 혈중 항체를 다른 환자 치료에 제공하기 위해 스페인에 머물고 있는 메르갈은 서아프리카에는 "사람 손도 감염을 막을 장비도 부족하다"며 더 적극적인 지원을 호소했다고 이 신문은 덧붙였다.

김범수기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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