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수출입은행, 해외자원개발 펀드 167억원 손실

조미덥 기자 입력 2014. 10. 23. 08:19 수정 2014. 10. 23. 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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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정부 때 자원외교를 명분으로 수출입은행이 투자한 자원개발 1·2호 펀드가 167억원의 손실을 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역시 수은이 운영 중인 탄소펀드와 합치면 손실액이 총 450억원에 달한다.

23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박원석 의원(정의당)이 수은에서 제출받아 정리한 자료를 보면, 유가스전에 주로 투자하고 있는 자원개발 1호 펀드(트로이카 펀드)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159억원, 자원개발 2호 펀드(글로벌다이너스티 펀드)는 8억원의 손실을 냈다. 이명박 정부는 2009년 초 수출입은행법과 시행령을 바꿔 수은이 해외온실가스 감축사업, 해외광물자원 개발사업 등에 한정해 펀드에 투자할 수 있도록 했다. 수은은 그에 따라 2009년 9월 탄소펀드를 조성했고, 그해 12월과 이듬해 8월 두 자원개발 펀드에 참여했다. 자원개발펀드에는 수출입은행외에도 공공기관·일반법인·연기금 등이 투자에 참여했다. 해외온실가스 감축사업 진출 활성화 및 탄소배출권의 안정적 확보라는 명목하에 조성한 탄소펀드도 올해 6월 말 기준으로 280억원의 손실을 기록해 수익률이 -64%까지 떨어졌다. 수은이 투자한 3개 펀드를 합치면 총 총 450억원 가량의 손실을 보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투자손실과 부진에도 불구하고 해당펀드의 운용사들이 지급받은 보수 총액은 총 217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탄소펀드의 운용사는 지난 5년간 12억9000만원, 자원개발펀드 1호의 운용사는 179억 원, 자원개발펀드 2호의 운용사는 25억 원 가량의 보수를 각각 챙겼다. 탄소펀드의 운용사는 한국투자신탁이며 자원개발펀드 1호는 산업은행·SK에너지·삼천리자산운용(선정 당시 맥쿼리삼천리자산운용), 자원개발펀드 2호의 운용사는 한국투자증권·엘지상사·바클레이즈코리아지피다.

박 의원은 "수출입은행이 투자한 펀드가 모두 투자손실과 투자부진의 늪에 빠져 허덕이고 있는 것은 녹색금융·자원개발을 강조한 이명박 정부의 정책에 수출입은행이 무리하게 동원된 결과"라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형편없는 실적에도 민간운용사들은 수백억에 달하는 운용보수를 챙겨 갔다"며 "수은은 법 개정이후, 올해 네 개의 펀드를 준비 중 인데, 장기적 안목 없이 정권의 입맛에 따라 펀드에 투자해 정책적 목적 달성을 실패하거나 손실을 내는 일 없도록 재발방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조미덥 기자 zor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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