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초백' 너무 흔해..로고 숨긴 루이비통

김선주 입력 2014. 10. 23. 03:31 수정 2014. 10. 23. 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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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 희소성 사라지자 커다란 이니셜·문양 버리고 새 디자인으로 매출 승부

[ 김선주 기자 ] 알파벳 'L'과 'V'가 교차하는 모노그램 문양으로 유명한 루이비통 백. 지하철·버스 안이나 길거리에서 3초에 한 번씩 눈에 띌 정도로 흔하다고 해서 '3초백'으로도 불린다.

루이비통은 올가을 주력 제품에서 기존의 문양을 빼버렸다. 명품의 최대 매력인 희소성이 사라지고 '짝퉁'이 늘면서 브랜드 파워가 떨어지자 디자인 전략을 전면 수정한 것이다.

루이비통의 올 가을·겨울(F/W) 주력 제품은 'LV' 로고 및 이니셜 'L'과 'V'가 교차하는 모노그램 문양을 배제한 '락킷백'(437만5000~581만원)이다. 로고를 드러내지 않았다고 해서 '로고리스(logoless) 백'으로 불린다.

'LV' 로고가 제품 전면에 음각으로 새겨진 '알마BB백', 모노그램 문양을 측면 배치한 'W백' 등 지난해 주력 제품들과는 디자인이 크게 다르다.

한 백화점 관계자는 "'로고 플레이'의 대표주자인 루이비통도 지난해 매출이 예전 같지 않아 변화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소비자들이 돌아서자 브랜드의 정체성이자 자존심인 로고를 배제한 가방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고 말했다.

루이비통은 이 백화점에서 전년 대비 매출 증가율이 2012년 -2.0%, 지난해 -0.7%를 기록했다. 올 들어 1~9월에는 4.0%로 소폭 증가했다.

구찌의 올 가을·겨울 주력 제품인 '재키 소프트백'(344만원)에서도 영문 이니셜 G가 교차하는 특유의 로고는 찾아보기 어렵다. 잠금장치 등 두 곳에 아주 조그맣게 'Gucci'라고만 적혀 있을 뿐이다. 지난해 구찌 광고캠페인에 등장했던 '소호백'의 경우 영문 이니셜 G가 큼지막하게 새겨져 있었다.

버버리는 특유의 체크 문양 대신 나뭇잎과 꽃 문양을 수작업으로 그린 악어백 '블룸스버리백'(440만원)을 하반기 주력 제품으로 밀고 있다. 지난해 '그래픽체크 메탈릭백', 올 상반기 '호스페리체크 볼링백' 등 브랜드를 상징하는 체크 문양을 전면에 내세웠던 것과는 대조를 이룬다.

구찌와 버버리는 최근 국내 시장에서 매출이나 영업이익이 줄고 있는 브랜드들이다. 구찌는 2012년 2558억원이던 매출이 지난해 2425억원으로 감소했다. 버버리는 매출은 소폭 증가했으나 2012년 210억원이던 영업이익이 지난해 199억원으로 줄었다.

명품 업계의 한 관계자는 "구찌가 대대적으로 디자인을 정비하면서 지난해부터 매출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며 "버버리도 지난해에는 전년 대비 매출 증가율이 한 자릿수였지만 올 상반기에 두 자릿수로 올라섰다"고 말했다.

김선주 기자 sak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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