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든타임을 지켜라'..지하철·터널 재난 훈련(종합)

2014. 10. 22. 1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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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터널 화재 상황 가정..인근 중학교 학생들도 참가 일반 시민 참여 부족..방독면 등 준비 측면도 아쉬움 남겨

지하철·터널 화재 상황 가정…인근 중학교 학생들도 참가

일반 시민 참여 부족…방독면 등 준비 측면도 아쉬움 남겨

(서울=연합뉴스) 이태수 정빛나 채새롬 기자 = "열차에서 화재가 발생했습니다. 승객 여러분은 출입문과 승강장 문을 열고 신속히 대피하시기 바랍니다."

22일 오후 2시 24분 지하철 6호선 열차가 화랑대역을 출발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열차 내에서 연기가 피어올랐다. 신원을 알 수 없는 남성이 휘발유로 열차 두 번째 칸에서 불을 낸 것이다.

잠시 후 열차가 봉화산역에 이르자 월곡중학교 학생들과 승객들은 직원의 도움으로 좌석 하단에 있는 비상코크로 열차 문을 열고 줄지어 대피를 시작했다. 일부는 연기에 '콜록콜록' 기침하면서도 준비된 방독면을 부지런히 쓰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화재 소식을 전파 받은 역 직원들은 방독면을 쓰고 형광봉으로 출구를 가리켰고, '골든타임'인 5분 안에 모든 승객이 지상으로 숨 가쁘게 몸을 피했다.

이는 국가 단위 안전 훈련인 '2014 재난대응 안전한국훈련'으로 시행된 '지하철 화재대응 유관기관 종합훈련'. 달리는 지하철에서의 방화 상황을 연막탄으로 연출, 신속히 대피하고 구조하는 것이 목적으로 서울에서는 '장대터널 대형화재 훈련'·'소방차 길 터주기 훈련'과 함께 진행됐다.

훈련에는 일반 시민 20명과 월곡중학교 학생 95명을 비롯해 관계자 약 200명이 참가했다.

상월곡역에서 탑승한 참가자들은 상황 시작 전까지 열차 안에서 비상 전화·소화기·비상코크 사용법을 배웠고, 학생들은 "실제 상황에서는 연기 때문에 앞이 보이지 않아 휴대전화로 시야를 확보하라"는 관계자의 설명을 주의 깊게 들었다.

훈련은 약 9분 만인 2시 34분께 '사고' 열차가 봉화산역을 출발해 차량기지로 이동하면서 마무리됐다.

월곡중 1학년 양유진(13)양은 "올해 안전사고가 잇따라 걱정이 많았는데, 훈련을 체험하니 안심이 된다"며 "실제로 불이 나도 대피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화재 대피 훈련은 오후 3시 22분께 서울 홍지문터널에서도 이뤄졌다.

터널 중간 지점 1차로를 주행하던 승용차가 앞서가던 트럭을 들이받아 화재가 발생한 상황을 가정해 종로소방서 화재진압 지휘차를 필두로 구급차, 펌프 트럭 등 소방 장비 10여 대가 사이렌과 경광등을 울리고 안내방송을 하며 질주했다.

홍지문터널은 길이가 1천200m에 이르는데다 상습 정체구간이어서 화재가 신속히 진화되지 않으면 매연이나 유독가스 등으로 2차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이날 훈련에 동원된 소방 차량은 터널 인근 홍제동주민센터에서 대기하다가 화재 발생 가정시간(오후 3시 20분) 직후 일반 차량의 협조 속에 신속히 현장으로 달려갔지만 5분 만인 3시 27분이 돼서야 현장에 도착했다.

경찰차, 구급구조차, 소방 차량 등 13대와 60여 명이 동원된 훈련은 소방서 지휘대장이 '현 시간부로 완진'을 무전으로 알린 오후 3시 31분께 마무리됐다.

앞서 오후 2시 서울 시내 25곳에서는 상습 혼잡 구간에서 재빠른 출동을 위한 '소방차 길 터주기 훈련'도 열렸다.

도로는 비교적 한산했고, 대부분 차량은 "소방차 출동 중입니다. 차량 정지"라는 방송에 옆 차선으로 비켜섰다.

그러나 이날 훈련은 일반 시민의 참여와 준비 측면에서 아쉬움도 남겼다.

'지하철 화재대응 유관기관 종합훈련'은 훈련 장소가 6호선 종점인 봉화산역에서 이뤄져 사전에 참가가 약속되지 않은 '일반 승객'들의 수가 상대적으로 적었다.

또 일부 성인 참가자만 '부상자' 역할로 방독면을 썼고, 학생들에게는 화재 상황에서 이를 이용할 기회가 없었다. 학생들은 상황이 종료된 뒤 별도로 구급법과 방독면 착용법을 배웠다.

'장대터널 대형화재 훈련'과 '소방차 길 터주기 훈련'에서는 일부 차량이 길을 터주지 않거나 오히려 끼어들려고 하는 등 협조하지 않아 눈살을 찌푸리게 하기도 했다.

용산소방서 윤진욱 대응총괄팀장은 "화재나 구급 상황은 초기 4∼5분 대응이 중요하다"며 "소방차 소리가 들리면 가족과 이웃의 생명을 지키는 일이라고 생각하고 길을 터 달라"고 당부했다.

이번 훈련은 2014 재난대응 안전한국훈련 및 제396차 민방위의 날 훈련의 일환으로 전국 곳곳에서 진행됐다.

전국 교통혼잡구간 247곳에서 '소방차 길 터주기' 훈련이 일제히 진행됐고 6대 도시 지하철 승객대피훈련, 선박 승객대피훈련, 유해화학물질유출사고 대비 훈련, 지진해일 주민대피훈련, 풍수해와 KTX 대형사고를 가정한 훈련 등도 실시됐다.

tsl@yna.co.kr shine@yna.co.kr srch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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