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런왕 본즈는 스테로이드 시대의 희생양"< NYT>

2014. 10. 22.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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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메이저리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전 외야수 배리 본즈(50)는 지난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 4차전에서 시구를 했다.

최근 엉덩이 수술을 받은 본즈는 예전보다 수척해진 모습이었다. 전성기 시절 그가 타석에 들어설 때는 뜨거운 성원이 쏟아졌지만, 이번에는 야유가 끊이지 않았다.

1986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본즈는 1993년부터 2007년까지 15년간 샌프란시스코에서 당대 최고의 강타자로 군림했다.

그러나 2006년 본즈가 금지약물인 스테로이드를 복용한 혐의가 언론에 폭로되면서 그는 앞날은 캄캄해지기 시작했다.

이후 그는 선수 인생의 대부분을 바친 샌프란시스코에서도 환영받지 못하고 떠돌아다니는 신세가 됐다.

지난 3월 본즈는 샌프란시스코 스프링캠프에 타격 인스트럭터로 모습을 드러냈다.

임기 마지막을 앞둔 버드 셀리그 전 메이저리그 커미셔너는 그것이 못마땅했다.

메이저리그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커미셔너였다는 평가를 받는 그에게 스테로이드 시대는 지울 수 없는 오점이었다.

그는 샌프란시스코 구단 고위 관계자에게 전화를 걸어 거칠게 화를 냈다고 한다.

본즈가 이룬 업적만큼이나 그에 따른 배신감도 크기 때문이라고 분석해볼 수 있지만, 본즈에 대한 비난과 분노는 유독 가혹하다고 여겨질 만한 수준이다. 과연 그것이 본즈, 개인만의 잘못이었을까.

미국 권위지 뉴욕타임스는 '배리 본즈를 위해, 스테로이드 시대에 대한 10년간의 과도한 비난'(For Barry Bonds, a Decade of Inflated Blame for the Steroid Era)이라는 제목의 기명 칼럼을 통해 이 문제를 신랄하게 고발했다.

이 칼럼을 쓴 마이클 포웰은 우선 '당대의 명장'으로 꼽히는 토니 라루사가 미국프로야구 명예의 전당에 입회한 점을 꼬집었다.

그가 1980년대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의 감독으로 재직하던 시절, 이 팀에는 마크 맥과이어, 호세 칸세코가 중심 타선에 포진해 있었다.

두 선수 모두 당시 약물을 복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라루사가 실제로 두 선수의 약물 복용 사실을 몰랐던 것인지, 아니면 알고도 묵인한 것인지는 분명하지 않다.

라루사 감독과 나란히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조 토레 감독 역시 선수들의 약물 복용에 대해서 문제 제기를 하지 않은 것은 마찬가지였다.

맥과이어는 약물 복용 사실이 탄로가 났지만, 현재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에서 타격 코치로 활약하고 있다. 볼티모어 오리올스의 넬슨 크루스도 지난해 금지약물 복용으로 50게임 출장 정지를 받은 뒤 올해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에서 뛰었다.

세인트루이스의 유격수 자니 페랄타 역시 지난해 같은 이유로 50게임 출장정지 징계를 받았다.

워싱턴 내셔널스의 사령탑인 맷 윌리엄스는 한 언론사에 금지약물 복용 사실을 고백했다.

포웰은 본즈의 금지약물 복용으로 말미암은 가장 큰 수혜자가 셀리그 전 커미셔너와 메이저리그 각 구단이었다고 지적했다.

1992년 커미셔너직에 오른 그는 암흑기에 빠져 있던 메이저리그를 유례를 찾기 어려운 황금기로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 이면에는 금지약물이 있었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선수들의 약물 복용에 눈감는 사이 1990년대 중반부터 타자들의 몸집은 거대해졌고, 체구가 작은 선수들도 손쉽게 타구를 담장 밖으로 넘겨버렸다. 장타가 쏟아지면서 관중 수는 늘어났고, 구단주들은 손뼉을 쳤다.

본즈 역시 마찬가지였다.

피츠버그 파이리츠 시절 다소 마른 체형이었던 본즈가 샌프란시스코에서 별안간 두툼한 살집으로 변했을 때에도 구단과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방관했다.

본즈는 결국 행크 애런(755개)의 기록을 넘어 140여 년의 메이저리그 역사를 통틀어 홈런 1위(762개)로 올라섰다.

알렉스 로드리게스, 매니 라미레즈 역시 본즈와 같은 길을 걸었다. 두 선수는 탁월한 강타자였음에도 약물에 의존한 것이 드러나 본즈와 마찬가지로 명예의 전당 입성에서 멀어지게 됐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1991년 근육강화제인 스테로이드를 금지 약물에 포함했지만 2003년까지 관련된 검사를 선수들에게 하지 않았다.

메이저리그 각 구단 역시 선수들의 약물 복용을 사실상 눈감았다.

본즈를 스테로이드 시대의 희생양으로 만들기 전에 지난 수십 년간의 진실을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고 포웰은 충고했다.

changy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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