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리그 엿보기] 100만원 훌쩍 넘는 '그녀들의 치맥값'

입력 2014. 10. 22. 06:43 수정 2014. 10. 22. 0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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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 "단체 회식 후 계산서보니 헉!"GS칼텍스 "男축구팀 식사 단가의 1.5배"

최근 현대건설 양철호 감독이 털어놓은 얘기다. 시즌 막바지 훈련에 전념하던 현대건설 선수들이 집단으로 슬럼프에 빠졌다. 연습경기 때 상대 팀에 맥없이 졌다. 몸이 무거워진 탓이었다. 많은 훈련을 하다보면 선수들이 집단으로 몸이 쳐지는 때가 있다. 이럴 때 감독이 선택하는 길은 여러 가지다. 더 강한 훈련을 하기도 하고 휴식을 주는 감독도 있다.

미디어데이에서 오빠 리더십을 주장했던 양 감독은 선수들과 단체회식을 결정했다.

숙소 앞 치킨 집에 선수단을 집합시켰다. 가볍게 술 한 잔 하며 흐트러진 몸과 마음을 다잡아보려는 이벤트였는데 갑자기 선수들이 발동 걸렸다. 테이블 위로 술잔이 마구 날아다녔다. 한두 시간에 끝날 줄 알았던 회식은 장기전이 됐다.

회식을 마쳤을 때 계산서에 찍힌 액수는 100만원이 훌쩍 넘었다. 여자선수 18명과 스태프 등 25명 남짓한 인원이 먹은 치킨과 술의 양 치고는 많았다. 다음날 주장 염혜선이 "지금 선수들의 상태로는 훈련이 힘들겠다"고 보고했다. 양 감독은 예상에 없던 휴일을 하루 더 줬다. 대신 회식 성과는 좋았다. 그날 이후 현대건설 선수들의 훈련강도는 더 높아졌고 선수들의 몸도 마음도 가벼워졌다.

많은 땀을 흘리는 여자선수들의 주량과 식사량은 일반인의 상상 이상이다. 점프를 많이 하는 특성상 체중에 신경을 많이 써야하지만 음식 유혹을 이겨내기는 쉽지 않다. 축구단과 함께 배구단을 운영하는 GS칼텍스의 관계자는 "여자 배구선수들의 하루 식사 단가가 남자 축구선수의 1.5배가 넘는다"고 했다. 그만큼 선수들이 잘 먹기도 하지만 과일 등 여자선수들이 특별히 좋아하는 메뉴가 남자 축구선수들과는 다른 이유도 있다.

사실 구단은 선수들이 잘 먹는 것에 대해서는 불만이 없다. 잘 먹고 잘 훈련해서 체중조절을 잘하면 팀에게도 이득이다. 코칭스태프와 구단이 걱정하는 것은 간식이다. 영양가는 없고 칼로리가 많은 간식이나 탄산음료, 치킨, 피자, 과자 등이 코칭스태프의 통제 대상이다.

하지만 팬들이 보내주는 선물마저 막을 수는 없다. 선수들의 숙소로 배달되는 박스 안에 어떤 내용물이 들어 있는지 남자 지도자들은 알 수 없다. 그래서 체중체크 때 더 신경 쓴다.

김종건 전문기자 marco6296@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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