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삐쳤다..민주당 후보들에 섭섭함 토로
중간선거서 자신 외면하는 상원의원 후보들에게 일침
(워싱턴=연합뉴스) 강의영 특파원 =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너무하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다음 달 4일 치러지는 중간선거에서 자신을 철저하게 외면하는 민주당 상원의원 후보들에 대한 섭섭함을 토로했다.
21일(현지시간) 미국 의회 전문 매체인 힐(The Hill)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은 전날 시민운동가인 알 샤프턴 목사가 진행하는 MSNBC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의회에서 자신의 어젠다를 지지해온 동지들이 이번 선거에서 자신을 멀리하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국정 수행에 대한 지지율이 40%대로 바닥을 헤매면서 대부분 후보가 자기와 함께 선거 유세를 위한 연단에 서기를 꺼리는 데 대해 오바마 대통령이 처음으로 내보인 직접적인 반응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민주당은 몹시 어려운 선거를 치르고 있다"며 "민주당과 공화당 후보들이 접전을 벌이는 많은 지역구는 내가 대선 때 졌던 곳이고, 민주당 후보들이 공화당으로부터 역이용당할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나와 함께 서려 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확실한 것은 민주당 후보들이 최저임금 인상이나 공정 임금 실현, 사회기반시설 확충, 조기 교육 등 내 어젠다를 의회 내에서 지지하고 항상 옳은 편에 섰던 동지들이라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조지아, 루이지애나, 노스캐롤라이나, 켄터키, 알래스카 주 등 초경합 지역의 공화당 후보들이 상대 민주당 후보를 오바마 대통령의 정책에 무조건 찬성하는 이른바 '고무도장'(rubber stamp)이라고 깎아내리고 민주당 후보들이 애써 아니라고 강변하거나 더 나아가 현 정부 정책을 앞장서 비난하는 것을 지적한 것이다.
실제 재선이 위태로운 케이 헤이건(민주·노스캐롤라이나), 마크 베기치(민주·알래스카) 상원의원은 오바마 대통령의 에볼라 퇴치 정책이나 이라크·시리아 내 이슬람국가(IS) 격퇴 전략, 이민 개혁, 에너지 정책 등을 강력하게 비판하고 있다.
심지어 켄터키 주에서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와 맞붙은 민주당의 앨리슨 런더건 그라임스 후보는 대선 때 오바마 대통령에게 투표했는지 묻는 말에도 답변을 거부하고 있을 정도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19일 그나마 민주당 지지 성향이 강한 메릴랜드 주의 어퍼말보로에서 앤서니 브라운 주지사 후보를 위한 첫 지원 유세를 벌였으나 청중들이 연설 도중에 계속 빠져나가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중간선거를 앞두고 유일하게 지원 유세를 벌이기로 한 상원의원 후보는 자신의 정치적 고향인 미시간 주에 출마한 게리 피터스로, 공화당 후보에게 여론조사에서 크게 앞서고 있다.
keyke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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