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 나선 두산·SK의 '엇갈린 선택'

안승호 기자 입력 2014. 10. 21. 19:33 수정 2014. 10. 21. 1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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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구단의 엇갈린 선택은 내년 시즌 그라운드에 어떤 모습으로 나타날까.

SK와 두산이 21일 나란히 새 사령탑을 발표했다.

SK는 재계약을 하지 않기로 한 이만수 전임 감독 후임으로 육성총괄을 맡고 있는 김용희(59) 전 감독을 제5대 사령탑으로 선임했다. 계약 조건은 2년간 계약금 3억원과 연봉 3억원 등 총 9억원이다.

두산은 계약기간 3년 중 1년만을 함께 한 송일수 감독을 전격 해임하고, 두산 프랜차이즈 선수 출신인 김태형(47) SK 배터리코치를 제10대 감독으로 선임했다. 조건은 계약 기간 2년에 계약금 3억원, 연봉 2억원 등 총 7억원이다.

SK와 두산은 2000년대 중반 이후 국내프로야구를 리드해온 양대 산맥이었다. 2007년 한국시리즈에서 김성근 감독의 SK와 김경문 감독의 두산이 맞붙은 것을 기점으로, 두 팀은 프로야구 트렌드를 끌어가는 선두주자 자리를 다퉜다.

SK는 2007년을 시작으로 6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을 이뤘고, 두산 또한 가을야구 단골 팀으로 자리를 굳혀왔다.

그러나 몇년 사이 형편이 많이 달라졌다. 올해 두 팀은 나란히 강자의 면모를 완전히 잃었다.

SK는 막판까지 4위 싸움을 했지만, 2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고, 두산은 지난해 한국시시리즈에서 3승1패로 앞서다 내리 3연패하며 패권을 놓친 뒤 계약기간이 남아있던 김진욱 감독을 대신 송일수 감독을 내세웠지만, 마운드 붕괴로 시종일관 4강 문턱을 맴돌다 6위로 시즌을 마치고 말았다.

두 팀은 이른바 재건에 나섰다. 그러나 전혀 다른 색깔의 카드를 꺼내들었다.

SK는 연륜을 선택했다. 프로야구 원년 롯데 프랜차이즈 스타 출신인 김용희 감독은 2011년부터 3시즌 동안 SK 2군을 지도하는 등 꾸준히 현장을 지켰지만, 1군 사령탑을 지낸 것은 2000년 삼성에 있을 때가 마지막이다.

SK로서는 일종의 '복고풍'으로 내년 시즌 부활을 노릴 것으로 보이는데 코칭스태프 선임 과정에서 SK 색깔을 입히며 미래를 준비할 것으로 보인다. SK 민경삼 단장은 "1군 감독 공백은 있었지만 2군 감독, 해설위원 등으로 현장과 늘 가까이 있었다"며 믿음을 보였다.

두산은 또 한번 '초보 감독' 을 내세웠다. 김진욱·송일수 전 감독 등이 자체 승격 과정을 거쳐 초보 감독으로 부임한 뒤 구단의 바람을 채우지 못한 것을 감안하면 김태형 신임감독 또한 불안요소가 없지 않다.

이에 두산 프런트는 김태형 신임감독이 '준비된 지도자'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두산 김승영 사장은 "팀의 재건을 위해 두산을 가장 잘 아는 지도자가 필요했다"며 "김태형 감독은 강력한 리더십과 뚜렷한 야구관을 갖춘 인물"이라고 소개했다.

이번 두산 감독 선임에는 김 사장의 추천이 결정적이었다. 김 사장은 1991년 두산 야구단으로 자리를 옮긴 뒤 김 신임감독의 선수 시절과 코치 생활을 지켜봤고, 차세대 지도자감으로 확신했다고 전했다.

김 신임감독은 1990년 OB에 입단해 2011년까지 22년간 두산의 주전 포수와 배터리코치로 활약했다. 김진욱 감독이 부임한 2012시즌을 앞두고 감독 후보 물망에 오른 뒤 SK로 옮겨 3년을 보냈다.

두산은 전임 감독이 팀내 동력을 한 데 모으지 못한 점과 그라운드에서 기대만큼 선명한 야구 색깔을 내지 못한 아쉬움을 새 감독을 통해 완전히 씻어내려는 것으로도 보인다. 일단 두산은 향후 평가에 대한 숙제를 남기고 또 한번 과감한 선택을 했다.

<안승호 기자 siwo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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