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 불편한 할머니 도운 경찰에 건네진 '사탕 두 알'

2014. 10. 21.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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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용산경찰서 이태원파출소 박진수 경장·신영빈 순경

서울 용산경찰서 이태원파출소 박진수 경장·신영빈 순경

(서울=연합뉴스) 이태수 기자 = 21일 경찰의 날을 맞아 곤경에 처한 할머니를 찾아가 도운 경찰의 사연이 뒤늦게 알려져 화제다.

지난 9일 오후 9시께 서울 용산경찰서 이태원파출소에 일반 내선전화로 한 통의 다급한 전화가 걸려왔다.

이태원2동에 사는 A(87) 할머니가 장을 본다며 1시간 전에 집을 나갔는데 밤이 늦도록 돌아오지 않는다는 내용이었다. 할머니는 20여일 전 신장 수술을 받고 위중한 상태에서 2주 만에 극적으로 의식을 회복했으나 그 후유증으로 걸음걸이가 불편한 상태였다.

신고를 접수한 이태원파출소 직원 8명은 4대의 순찰차에 나눠타고 맡은 구역에 따라 인근을 샅샅이 수색했다.

박진수 경장과 신영빈 순경도 순찰차로 이태원역에서 녹사평역에 이르는 지역을 큰길을 중심으로 2시간 가까이 골목골목 뒤졌다.

순간 신호를 기다리고 있던 이들의 눈에 멀리서 한 할머니가 다리를 절며 걸어오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꽃무늬 '몸뻬' 바지에 체구에 비해 헐렁한 푸른 셔츠를 입고 보따리를 든 모습은 신고 내용과 꼭 같은 A 할머니였다.

이들은 A 할머니의 이름과 집 전화번호를 확인한 후 휴대전화를 건네 집에서 애타게 기다리는 할아버지와 통화를 할 수 있도록 해 드렸다.

A 할머니의 집은 이태원 2동 언덕길에 자리 잡은 연립주택. 박진수 경장은 차가 더 이상 들어가지 못하는 골목길에서 내린 뒤 손사래를 치며 굳이 마다하는 할머니를 설득해 자신의 등에 업고서는 40여m를 걸었다.

이들은 A 할머니가 집에 들어가는 것을 확인하고 발길을 돌렸지만, 갑자기 할머니가 집 밖으로 다시 나와 손짓을 했다. 무슨 일인가 싶어 뛰어간 이들에게 할머니는 "마침 집에 있는 것이 이것뿐이다"라며 주머니에서 주섬주섬 사탕 두 알을 꺼내 건넸다.

박진수 경장과 신영빈 순경은 이를 한사코 거절했지만, "할머니가 주는 것이니 받으라"는 말에 사탕 두 알을 손에 쥐었다.

지난 2월 임용돼 이태원파출소에서 첫 근무를 시작한 신 순경은 "태어났을 때부터 할머니가 계시지 않아 손자가 느끼는 감정을 잘 몰랐는데, A 할머니를 돕다 보니 마음이 짠했다"며 "이번에 느낀 감정을 소중히 간직해 경찰관으로서 어려운 분들을 돕겠다"고 말했다.

ts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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