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파일] 평일 4시의 여자축구 결승전, 선수들 반응은

풋볼리스트 2014. 10. 21.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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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직장인과 학생들은 경기장을 찾기에도, TV 중계를 시청하기에도 힘들다. 월요일 오후 4시는 스포츠 이벤트를 열기에 불리한 시간이다. 올해 여자축구계의 가장 중요한 경기인 '2014 IBK기업은행 WK리그' 챔피언결정전은 두 경기 모두 월요일 오후 4시에 열렸다.13일 강원도화천종합운동장에서 고양대교를 1-0으로 꺾은 인천현대제철은 20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0-0 무승부를 거두고 챔피언에 등극했다. WK리그 2연패를 달성한 순간이자, 맞수 고양대교를 챔피언결정전에서 처음 꺾은 순간이었다. 그러나 기쁨이 터지는 와중에도 경기 시간에 대한 아쉬운 목소리가 들렸다.전가을(26, 현대제철)은 "월요일 오후 4시는 관중들이 오시기 애매한 시간이다. 출근하셔야 되지 않나. 근무 때문에 중계방송도 못 보시잖나. 많이 아쉽다"고 했다. 선후배들을 보러 경기장을 찾은 지소연(23, 첼시)도 "월요일 4시 경기하면 사람들이 많이 못 보러 오는데 그건 아쉽다"고 이야기했다.흥행이 될 수 없었다. 1차전에서 화천군민 위주로 1,000명에 가까운 관중이 모인 것과 달리, 2차전은 양측 모기업에서 찾은 응원단 등 단체 입장객을 제외하면 관중이 거의 없었다. 응원단이 띄엄띄엄 앉아 중계 카메라에 잡히는 E석 1층을 겨우 채웠다.1차전의 경우 경기장 조명 사정 때문에 낮 경기를 치러야 했다. 반면 2차전이 열린 인천축구전용경기장은 야간 경기에 문제가 없는 장소다. 여자축구연맹 관계자는 "1차전과 경기 시간을 맞췄다. 챔피언결정전을 굳이 저녁에 할 필요가 없다는 의견도 있었다. 종합적으로 고려해 오후 4시로 경기 시간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유연하게 판단했다면 저녁 경기로 진행할 수도 있었다.여자 축구의 인기가 부족한 건 세계적인 현상이다. 2000년을 전후해 여자축구가 폭발적으로 성장했던 미국도 금새 재정난을 맞았다. 1999년 창설한 미국여자프로리그가 2003년 폐업했고, 이후 부활한 뒤에도 재정난이 계속됐다. 2010년 미국 진출을 모색한 지소연이 일본으로 행선지를 바꿀 정도였다. 지소연이 지금 몸담고 있는 잉글랜드 여자 리그(WSL)도 출범한지 겨우 3년 된 신생 리그다.최인철 현대제철 감독은 스페인보다 오히려 한국 사정이 낫다고 했다. 최 감독은 지난 1월 다녀온 스페인 전지훈련의 효과를 밝히다 뜻밖의 이야기를 했다. "스페인은 바르셀로나 빼곤 '투잡'을 가진 선수가 많더라. 세계 여자축구에 비해 우리 실업팀이 환경, 조건이 뒤지지 않는다는 걸 몸으로 느끼고 왔다. 그게 선수들에게 긍정적으로 작용했다고 생각한다."그래서 최 감독은 평일 낮에 결승전에 치른 아쉬움보다 점차 발전 중이라는 긍정적인 측면을 강조했다. "(경기 시간 등 환경을) 다 따지기엔 아직 좀 그렇다. 일단 전용경기장에서 경기했다는 것이 시작이다. 앞으로 연고지가 정착되고 계속 발전하면 관중들은 점점 늘어날 것이다."최 감독의 말대로 내년부터 여자축구계에 주어진 과제는 지역연고제 정착과 홈앤드어웨이 경기다. 원래 WK리그는 지역 순회 방식으로 경기를 치러 왔다. 올해는 고양대교와 대전스포츠토토만 홈에서 경기하는 과도기였다. 챔피언결정전 두 경기 모두 양팀 홈이 아닌 제3 구장에서 열린 것도 지역연고제가 정착되지 않아서였다. 다음 시즌부터는 각 팀의 홈구장에서 경기를 할 예정이다.평소 환경에 대해 불평하지 않는다는 조소현(26, 현대제철)도 홈앤드어웨이 제도에 거는 기대가 컸다. "그냥 홈앤드어웨이 빨리 했으면 좋겠고 저희가 열심히 해서 팬을 많이 끌어모았으면 좋겠다."전가을은 '2014 인천아시안게임'을 거치며 여자 축구 인기가 많이 올랐다면서도 "그런데 사실 좀 '반짝'이랄까. 더 성적 내고 좋은 모습 보여드리면 많이 찾아와주실테니 더 노력하겠다"는 말을 덧붙였다. 조소현도 "열심히 해서 팬을 많이 끌어모으겠다"고 다짐했다. 내년 6월엔 여자 축구 인기의 기폭제가 될 수 있는 '2015 캐나다 여자월드컵'도 있다. 지역연고제를 빠르게 정착시키는 것이 여러모로 중요한 시점이다.사진= 대한축구협회 풋볼리스트 주요 기사라울, 마지막 무대로 미국 선택즐라탄, 볼보서 '특별한 자동차' 선물 받아판할, "최고 경기력…하지만 결과 실망"히딩크, 경질 위기 모면? 기회는 '두 번'[아시아 포커스] 북한 축구 돌풍…연령별 아시아대회 싹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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