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취를 감춘 히어로, 팀 린스컴은 어디에

2014. 10. 21.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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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시즌 들어 모습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는 팀 린스컴 (사진=OSEN)

[헤럴드스포츠=김중겸 기자] 디비전시리즈와 챔피언십시리즈를 거치는 동안 샌프란시스코 로스터에 합류한 선수는 26명. 25인 로스터 중 디비전시리즈 이후 게리 브라운이 제외되고 마이클 모스가 합류한 것이 로스터 변동의 전부다. 그리고 26명의 선수 중 25명이 최소 한 차례 이상 그라운드를 밟았다. 유일하게 포스트시즌에서 모습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는 한 선수, 바로 팀 린스컴이다.

2년 연속 노히트 노런이라는 업적을 쌓았지만 올 시즌 린스컴의 성적은 12승 9패 4.74로 신통치 않았다. 투고타저의 흐름 속에서도 그의 평균자책점은 지난해의 4.37보다 일보 후퇴했으며, 8월 말 이후 불펜으로 강등되며 풀타임 첫 선발 시즌이자 사이영상을 따낸 2008년 이후 처음으로 규정이닝도 채우지 못했다.

나날이 떨어지고 있는 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올 시즌 89.6마일로 처음으로 90마일이 채 되지 않았다. 최고 구속 역시 93.7마일로 데뷔 후 가장 낮은 수치였는데, 2008년 그의 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94마일이었다. 아슬아슬 외줄타기 중인 그를 지탱해주던 체인지업마저 흔들리면서(피안타율: 2013-.149, 2014-.248), 린스컴이 느끼고 있을 격세지감은 올 시즌 절정을 향해 치달았다.

그럼에도 많은 이들이 그를 향한 기대를 거두지 않은 것은 2년 전 가을에 보여준 퍼포먼스 때문이었다. 2012년은 린스컴의 몰락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해로, 당시 그의 정규시즌 성적은 10승 15패 5.18이었다. 하지만 불펜 투수로 맞이한 포스트시즌에서 대활약을 펼치면서 본인의 스타 기질을 여과없이 발휘한 바 있다.

2012년 린스컴의 포스트시즌 성적은 6경기에 등판해 1승 1패 2.47로, 선발 1경기를 제외한 불펜으로 등장했던 5경기에서는 평균자책점 0.69를 기록했다. 특히 팀의 엘리미네이션 경기였던 디비전시리즈 4차전의 4.2이닝 무실점 호투와 월드시리즈 3차전에서의 2이닝 무실점 경기는 팀이 월드시리즈 우승으로 가는 데에 있어 중요한 징검다리 역할을 해준 활약들이었다.

하지만 올 시즌 린스컴은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포함해 팀이 치른 포스트시즌 10경기에서 전혀 모습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 연장 18회까지 이어진 디비전시리즈 2차전에서 불펜에서 수차례 몸을 풀었으나 페티트의 호투가 이어지면서 마운드에 오르지는 못했다. 디비전시리즈 이후 지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그는 "포스트시즌은 특별하다. 동료들에게 좋은 팀 메이트가 되는 것도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라며 의연한 모습을 보이면서 "어떤 상황에서도 나갈 준비가 돼 있다."는 말로 경기 출전에 대한 의지를 강하게 나타냈다 하지만 매 경기가 접전으로 이어짐과 동시에 그와 비슷한 역할을 맡고 있는 페티트의 호투가 이어지면서 그는 여전히 기회를 잡지 못하고 있다. 설상가상, 챔피언십시리즈가 시작된 이후 목 부위에 통증을 느끼면서 불펜 투구조자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브루스 보치 감독은 린스컴을 월드시리즈 로스터에도 포함시킬 예정이다. 당초 로스터 제외도 예상됐지만, 보치 감독은 "그가 필요한 상황이 있을 것"이라는 말과 함께 린스컴과 함께 월드시리즈를 맞이하기로 했다. 하지만 그가 마운드에 오를 수 있는 경우의 수는 상당히 제한적인 상황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 중론이다. 지난 두 번의 월드시리즈 우승 당시 그는 팀의 중심이었지만, 현재 그의 위치는 팀 투수진의 마지막 옵션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2년 연속 사이영상 수상과 1958년 샌프란시스코로의 연고지 이전 후 팬들이 처음 맛 본 월드시리즈 우승을 두 차례나 이끌었던 그는 이미 팀 프랜차이즈 역사에 있어서도 결코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 됐다. 최근의 부진에도 불구하고 린스컴이 여전히 팬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이유들이다. 하지만 이번 가을 자취를 감춰버린 린스컴의 존재감은 최근 수년간의 부진과 맞물리며 현재 그가 처한 상황을 상징하는 모양세가 되고 있다. 그가 맞이하고 있는 세 번째 가을 야구가 이대로 허무하게 마무리될지 지켜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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