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세훈의 창과 방패] 이동국 논란, 오래전에 버렸어야 했다.

조회수 2014. 10. 21. 09:22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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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격옵션은다양할수록좋다. 상황과 상대에 맞는 맞춤형 공격수를 가장 적합하게 쓸수있기 때문이다. 그래야 득점력이 높아짐은 물론이다. 세계 정상급 대표팀과 유명클럽도 마찬가지다. 거의 모두 스타일이다르고 장점이 뚜렷한 공격수들을 두루 보유하기를 원한다. 그리고 그게 너무나도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욕구다.

공격수를 분류하는 기준은 크게 4가지.▲기술 ▲스피드 ▲신체조건 ▲멘탈

▲기술에는 볼키핑력, 드리블능력, 슈팅력, 패싱력, 스크린 플레이 능력, 헤딩력, 페널티킥 능력, 돌파력, 프리킥 능력, 방향전환 능력 등이포함된다.

▲스피드는 순발력, 순간적인 파괴력, 드리블 스피드, 최고스피드 등으로 세분화된다.

▲신체조건은신체밸런스,체력,슈팅강도,점프력,키,견고성등으로구성된다.

마지막으로 ▲멘탈에는 공격성, 수비가담정도, 집요함, 팀워크 등이 들어간다.

세계 정상급구단과 스카우트는 이같이 다양한 세부 항목에 따라 선수를 냉정하게 분석한다. 거금을 주고라도 지금 바로 데려와야 할정도로 기량이 출중한 선수인지, 기존선수와 스타일이 비슷해 충돌하지는 않는지, 우리팀과 우리감독이 추구하는 축구와 부합하는지, 이 선수를 데려올 경우 우리팀의 어떤 약점이 메워질것인지, 이 선수가 오게되면 기존 다른 공격수들에게는 어떠한 영향이있는지 등을 결정하기 위함이다.

예를들면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특징은 다음과같다. 헤딩력, 드리블, 롱패스 정확도, 방향전환, 볼컨트롤, 드리블스피드, 순간적인 폭발력, 거침없는 직선움직임, 순발력, 체력, 점프력, 슈팅의강도, 신체적내구성 등에서는 최고점수를 받는다. 반면 수비력, 팀워크에서 받는점수는 다소낮다. 이런 특징을 종합하면 호날두에게는 측면공격수, 처진스트라이커가 알맞다 .때로는 원톱 공격수로도 훌륭하다. 반면 중앙미드필더로는 어울리지않는다.

리오넬 메시는 공격력, 드리블, 쇼트패스정확도, 슈팅력, 볼컨트롤, 순간적인파괴력, 드리블스피드 등에서는 후한 점수를 받는다. 그러나 수비력, 체력, 헤딩력, 점프력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 그래서 메시는 처진스트라이커, 중앙공격형 미드필더 등 중앙요원이 어울린다. 측면을 맞는다면 왼발잡이이기 때문에 오른쪽 측면이더 좋고 실제도 그렇게 뛰고있다.

전형적인 원톱공격수로는 1990년대후반 활약한 크리스티안 비에리를 예로 들겠다. 비에리는 공격력, 슈팅정확도, 헤딩정확도, 몸싸움, 순발력, 투지에서는 세계최고 정상급 수준이었지만 지구력, 집요함, 스피드, 수비력은 그에 미치지못했다. 그래서 비에리는 측면요원이나 미드필더가 아니라 센터포워드로 적합하다. 2002년월드컵까지 브라질대표팀 부동의 센터포워드로 활약한 호나우두도 비슷하다. 공격력, 드리블정확도, 슈팅정확도, 볼컨트롤, 드리블스피드, 순발력에서는 좋은평가를 받았지만 체력, 점프력, 활동반경, 수비력, 방향전환, 패싱력에 대한 평가는 그보다 상대적으로 떨어졌다.

호날두, 메시, 비에리, 호나우두 같은 선수들을 여러명 보유하고 있는것보다는 다양한 장점과 상이한 특징을 가진 공격수들을 골고루 데리고 있는게 일반적으로 더 바람직하다.

지금 국내축구계에서는 이동국에 대한 논란이 다시 일고있다. 이동국은 스피드가 중요한 현대축구에 맞지 않는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반면 이동국보다 잘하는 공격수가 없기 때문에 이동국을 계속 써야한다는 의견도 만만치않다. 그런데 이동국을 뽑아야하느냐, 말아야하느냐, 주전으로 뛰게 해야하는가, 하지말말아야 하는가에 대한 논의를 잠시 접어두자. 그리고 그보다 훨씬 근본적인 핵심으로 들어가보자. 이동국은 어떤 장점을 가진 공격수인가, 그리고 이동국이 가장 잘할수 있는 상황은 어떤 상황이며 어떤 상대인가.

이동국은 볼키핑력, 스크린플레이, 슈팅력, 어시스트능력에서는 좋은점수를받는다. 반면 제공권, 돌파력, 스피드, 활동반경, 체력, 기동력, 공수전환속도에서는 그보다 못한 점수가 주어진다. 그렇다면 이동국의 포지션은 원톱공격수가 제격이다. 그 다음은 이동국을 기용해야하는 상황은 어떤때인가다. 그건 우리가 높은볼 점유율을 유지하면서 찬스를 계속 만들어내는데 마무리슈팅이 부정확해서 골을 넣지못할때다. 그때는 이동국의 전천후슈팅력이 절실한 순간이다. 상대적으로 우리보다 약체와 싸울때, 아니면 상대가 우리보다 강해도 계속 움츠리면서 수비만 할때 쓸수있는 카드가 이동국이다.

참고로 손흥민은 돌파력, 슈팅력, 슈팅의 정확도와 슈팅의 힘, 혼자 해결하는 능력, 기동력, 체력, 활동범위, 드리블스피드에서는 후한 점수를 받겠지만 수비력, 세기(최근에는많이좋아졌지만), 스크린플레이, 어시스트능력, 제공권에서는 다소 부족하다. 그렇다면 손흥민은 우리가 선수비후 역습을 펼칠때 내세울 카드다. 대부분 우리보다 강한팀과 싸울때일 가능성이 높다. 김신욱은 스크린플레이, 제공권, 파워, 헤딩력, 체력은 좋지만 돌파력, 볼키핑력, 스피드, 기동력은 그보다 떨어진다. 그렇다면 김신욱은 시간이 부족한상 상황속에서 미드필더를 거치지 않고 골문으로 곧바로 공을 보내 동점골, 내지 역전골을 터뜨리거나 그걸 어시스트 해야할때 투입되는게 바람직하다. 선발로 나선다면 상대수비진의 키가 작거나 전략상 우리가 롱볼이 유리하다고 판단할때다. 마지막으로 이근호는 볼키핑력, 공간선점능력, 돌파력, 슈팅력, 어시스트능력, 기동성, 활동범위가 좋다. 이근호는 상대가 밀집수비로 나와 우리가 공격할 틈을 잘찾지 못할때, 그래서 개인기로 수비진을 흔들어틈을 만들어줄 필요가 있을때, 영리한 두뇌와 동물적인 감각으로 절묘하면서도 순간적으로 위치를 선점할 필요가 있을때 기용되는게 좋다.

앞서 말한것처럼 공격옵션이 다양하다는것은 그만큼 수많은 상황과 상이한 상대에 맞춰 가장 적합한 공격수를 기용할수있다는 장점이 있다. 감독은 그 선수 각자가 갖고있는 장점을 최대한으로 발휘될수 있는 상황 속에서 그를 기용하면 그뿐이다. 이동국은 이동국대로, 손흥민은 손흥민대로, 김신욱은 김신욱대로, 이근호는 이근호대로 말이다. 그런 스타일의 공격수가 가장 필요한 상황속에 그 선수를 쓰면 된다. 이동국이 선발로 맞는다, 안맞는다, 그가 현대축구 흐름에 부합한다, 못한다는것은 어쩌면 불필요한 논쟁이다. 이동국 스타일의 공격수가 필요한 상황 속에서 이동국보다 그 역할을 잘할 선수가 있다면 그를 대표팀에 뽑고 이동국을 뽑지 않으면 그만이다. 이는 손흥민도, 김신욱도, 이근호도, 남태희도, 김민우도 마찬가지다. 팀에는 특정한 상황속에서 요구되는 특정한 플레이를 가장 잘하는 선수가 필요할뿐 특정선수가 필요하지않다. 이동국 논란은 더이상 별다른 의미가 없다. 어쩌면 일찌감치 사라져 더 이상 꺼낼 필요가 없는 부분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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