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오리온스 바람일까, 실력일까

김경호 선임기자 2014. 10. 21. 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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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실력일까, 잠시 부는 바람일까.

2014~2015 프로농구 시즌 초반 최대 화두는 개막 5연승을 달리는 고양 오리온스 돌풍이다. 지난 시즌 6위 오리온스는 지난 11,12일 개막 2연전에서 삼성과 동부에 연승을 올리더니 이후 '빅3'인 SK, LG, 모비스까지 연파했다. 초반 반짝 빛을 내고 그칠 줄 알았던 오리온스가 최근 두 시즌간 챔피언 결정전 단골 멤버였던 3강을 깨자 전문가와 팬들의 시각도 달라졌다. 전력 구성과 상대 환경 등을 고려하면 오리온스의 상승세는 쉽사리 사그러지지 않을 기세다.

오리온스의 최대 강점은 국내선수층이 두텁다는 점이다. 이현민·한호빈·임재현·김강선 등 가드진에 전정규·허일영·장재석·이승현 등 포워드진의 자원도 풍부하다. 지난 시즌 주전으로 뛴 최진수가 군에 가고 김동욱이 부상으로 합류하지 못했지만 이들의 공백이 아쉽지 않다.

이들을 하나로 꿰는 핵심 전력이 외국인 드래프트에서 2라운드에 뽑은 트로이 길렌워터(26·1m99)다. 길렌워터는 골밑 몸싸움과 외곽포 능력을 모두 갖추었고, 선수들과 호흡을 맞추는 영리한 플레이에 능해 단숨에 키 플레이어로 자리했다. 5경기 평균 24.4점으로 전체 득점 순위 1위다.

확실한 득점원의 존재는 동료들을 안정시킨다. 4쿼터 막판까지 접전을 펼친 19일 모비스전에서도 선수들은 지지 않는다는 자신감으로 맞서 기어코 승리를 따냈다. 골밑이 안정되다보니 차분하게 던진 외곽 슛의 성공률도 높아졌다.

튀는 선수가 없이 전원이 팀플레이를 펼치는 것도 자랑이다. 현재 오리온스 베스트 5를 이루는 선수들은 리그에서 최고 선수들은 아니다. 그래서 저마다 무리하게 나서지 않고, 기회가 될 때마다 동료에게 양보하는 플레이로 전력을 극대화하고 있다. 중견 가드 이현민, 신인 포워드 이승현 등의 이타적인 플레이가 잘 어우러지고 있다.

또 하나, 상대적인 이점은 아시안게임 대표 차출 피해가 적다는 점이다. 슈터 허일영은 대표팀에 다녀왔지만 출전시간이 많지 않았다. 반면 문태종 김종규의 LG, 김주성의 동부, 김선형의 SK, 김태술의 SK, 조성민의 KT 등은 주전의 체력 및 부상으로 초반 악재를 겪고 있다.

현주엽 MBC 스포츠 플러스 해설위원은 "두터운 선수층에 확실한 득점원, 그리고 상대적으로 돋보이는 팀플레이 등이 오리온스의 자랑거리"라며 "신인 이승현이 스피드를 보완한다면 더 좋은 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수교 SBS 스포츠 해설위원은 "아시안게임 변수가 크다. 오리온스는 반사이익을 많이 얻고 있는데, 경험이 많은 선수가 없기 때문에 위기가 왔을 때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중요하다"고 평가했다.

<김경호 선임기자 jerom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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