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민순 "북한과의 씨름, 하려면 제대로 하라"

2014. 10. 21.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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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北에 끌려가는 느낌

[CBS 시사자키 제작진]

- 도발이 협상주도권 얻기 위한 것? 무리한 해석

- 공개여부 두고 옥신각신, 보기 불편하다

- 2차 고위급회담 무조건 한다고 할 게 아니라

- 총격전 왜 시작했는지도 따져봐야 맞다

- 북한에 매달리는 듯한 모양은 좋지 않아

- 현상황, 비오는 날 지붕없이 옷 말리는 격

■ 방 송 : FM 98.1 (18:00~20:00)

■ 방송일 : 2014년 10월 20일 (월) 오후 6시 10분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송민순 (前 외교통상부장관)

◇ 정관용> 지난 주말과 휴일, 군사분계선으로 북한군이 접근해서 남북간 총격전까지 벌어졌습니다. 지난 7일에는 서해 NLL을 침범한 바 있고 또 지난 10일에는 우리 민간단체가 날린 대북전단에 총격을 또 가하기도 했고. 북한 최고위층 인사들이 아시안게임 폐막식 때 찾아와서 대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지만 또 북한은 잇따른 군사적 도발을 하고 있는데 우리 정부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송민순 전 외교부장관의 지혜를 좀 얻겠습니다. 송 장관님, 나와 계시죠?

◆ 송민순> 네, 안녕하십니까? 송민순입니다.

◇ 정관용> 일단 4일, 정말 최고위층이 와서 2차 고위급 회담까지는 합의를 했지 않습니까?

◆ 송민순> 네, 그렇죠.

◇ 정관용> 그다음에 계속해서 이런 도발, 이거 어떻게 봐야 됩니까?

◆ 송민순> 글쎄, 북한이라는 건 이게 뭐 도발…꽁꽁 싸여있는 정권이 돼서 그게 속내가 어떤 건지 속단하기는 어려운데요. 이번에 서해에 그다음에 철원하고 파주 이쪽에서 생긴 일들은 흔히 예상할 수 있는 일이었거든요. 그런데 육상에서는 전단지 때문에 주로 생긴 것 같고 서해에서 늘 그런 비슷한 충돌이 있어왔지 않습니까?

◇ 정관용> 있어왔고, 네.

◆ 송민순> 그래서 이런 것들이 아주 전체적으로 계획을 해서 하는 도발인지 아니면 부분적으로 우발적인 일인지는 모르겠는데, 다만 확실한 것은 전단지는 자기들이 명시적으로 이야기를 하고 또 거기에 지난번에 전단지를 향해서 조준 과격도 하고 이렇게 했으니까 거기에 많이 지금 초점을 맞추고 있지 않나, 이런 관측이 됩니다마는.

◇ 정관용> 네.

◆ 송민순> 사실 북한 문제는 말씀이죠. 뭐 언론들 속단들 하고 그러는데 사실 잘 아는 사람이 저는 별로 있다고 생각지 않습니다.

◇ 정관용> 물론 그렇죠.

◆ 송민순> 상황을 조용히 지켜봐야 될 것 같습니다.

◇ 정관용> 하지만 이게 7일, 10일 그다음에 18일, 19일 이렇게 아주 간격도 좁게…이건 뭔가 우발적이라기보다는 조금 의도된 거라고 보는 쪽이 더 우세하지 않을까요?

◆ 송민순> 네, 조금 그런…특히 전단지 문제와 관련해서 북한은 그걸 체제에 대한 도전으로 보고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 정관용> 네.

◆ 송민순> 우리 정부가 그 자체를 허용하는 것을 그러니까 거기에 대해서 자기들의 입장을 말로만 안 되니까 행동으로 보여준다, 이렇게 일단 보고 거기서 우리가 앞으로를 대응하는 게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 정관용> 그런데 지난 토요일하고 일요일에 있었던 총격전은 사실 전단지하고도 좀 무관한 것 아닌가요?

◆ 송민순> 그런데 그 총격전은, 지금 우리가 총격전이라고 그러는데 총격전이라고 그러면 상대를 향해서 조준 사격을 하고 하는 그러한 총격전을 이야기하는데 이번에는 경고 사격하고 대응 발사한 것 아닙니까?

◇ 정관용> 네.

◆ 송민순> 그다음에 지금 우리 휴전선에, 지금 한 250km 되는 휴전선 일대에 군대가 몇 만 입니까? 남북 합쳐서 100만 명이 대치하고 있지 않습니까?

◇ 정관용> 네.

◆ 송민순> 실제로 휴전선 일대에 가보면 추수철이 되면 북쪽에서는 그 안에 들어와서 농사도 짓고 이렇게 하거든요. 그런데 이게 전 세계에서 가장 군인이 밀집되어 있는 이런 100만 명이 대치하고 있는 상태에서 이번에 일어난 것은 정확한 조준이 아니라 경고하고 대응 발사하는 정도인데 이걸 총격전이라고 이렇게 단정하기에는 조금 적합하지 않다, 정확치 않다 이런 생각이 드는데요.

◇ 정관용> 알겠습니다. 그런데 이제 대뜸 언론에서 또 남북 문제 전문가들은 '이런 도발은 2차 고위급 접촉을 앞두고 협상권 확보하기 위한 전술적인 것이다' 이런 해석을 내놓는데, 이런 식으로 뭐 도발하면 협상의 주도권을 갖게 됩니까, 정말로?

◆ 송민순> 제가 생각하는 게 바로 그렇습니다.

◇ 정관용> 그러게 말이에요.

◆ 송민순> 실제 그렇게 분석을 하는데 오히려 그렇게 도발했으면 남북 2차 고위급 회담이 열리면 우리로부터 거꾸로 추궁당할 것 아닙니까?

◇ 정관용> 그러니까요.

◆ 송민순> 거꾸로, 그렇죠? 그래서 이게 협상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서라기보다는 만약에 우리가 그것을 도발이라고 한다면 지금 지난번 인천 아시안게임 때 왔던 사람들이 하는 이야기나 15일 판문점 접촉에서 북한 당국자가 이야기했던 요구들, 사항들 있지 않습니까? 그런 요구를 행동으로 지금 표시하는 그런 상황이라고 저는 보입니다.

◇ 정관용> 그리고 또 15일 말씀하신 남북 군사당국자접촉 말이죠?

◆ 송민순> 네.

◇ 정관용> 이걸 비공개로 하느냐, 공개로 하느냐 놓고 또 옥신각신하지 않았습니까?

◆ 송민순> 네.

◇ 정관용> 정작 우리 정부가 사실은 비공개로 먼저 하자고 해놓고 그건 또 나중에 말을 뒤집은 게 일단 확인이 된 거죠?

◆ 송민순> 그거 참 보기가,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보기가 불편합니다. 뭔가 좀 이렇게 자신감을 갖고 북한하고 씨름을 한다고, 씨름이라는 게 꼭 나쁜 뜻에서가 아니라 무슨 문제를 잡기 위해서 그러면 샅바를 말씀이죠, 딱 붙잡고 하든지 아니면 놓고 하든지 해야지 어정쩡하게 샅바를 잡고 놨다가 풀었다가 이런 식으로 하니까 모양이 좀 어설퍼 보이네요.

◇ 정관용> 어떤 그런 과정에서의 불만 때문에 또 이렇게 일부러 총격하고 이랬다, 이런 얘기도 있던데 그건 어떻게 해석하세요?

◆ 송민순> 저는 그것보다는 지금 철원하고 파주 이게 다 전단지를 보내는 곳 아닙니까, 공개하면서. 여기에는 거기에 대한 전단지를 계속 보내면 좌시할 수 없다.

◇ 정관용> 항의 표시?

◆ 송민순> 네, 항의보다도 자기들이 행동을 예고하는, 행동을 예고하는 그런 거라고 보겠습니다.

◇ 정관용> 알겠습니다. 단도직입적으로 이제 가장 중요한 질문입니다. 우리 정부는 계속 2차 고위급 접촉 될 거다, 30일로 우리가 지금 통보했는데 아직 답이 없지 않습니까?

◆ 송민순> 네.

◇ 정관용> 장관님 어떻게 보세요?

◆ 송민순> 글쎄요. 이거 지금 이런 일이 생기고 있는 즉시 말씀이죠. 아무런 상황을 확인하지 않고 그냥 '2차 고위급 그대로될 거다' 우리가 이렇게 이야기까지 할 필요가 있을까 싶네요. 그게 '남북한 간에 신뢰를 바탕으로 해 왔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 이런 이야기인데. 저는 이런 경우라면 조금 상황을 보고 우리는 거기에 북한이 어떻게 했는지 좀 따져보고 해야 된다 이렇게 생각이 될 텐데.

그냥 '무조건 한다'. 글쎄, 이게 정부가 이런 문제를 볼 때 한번 어떤 위에서 방향을 잡아 놓으면 앞에 어떤 장애나 새로운 상황의 발생과 관계없이 그냥 몰고 가는 그런 사람에게 꼭 배를 맡겨놓은 것 같은, 선장이 말씀이죠. 앞에 새로운 파도나 위험이 나타나면 그걸 보고 관측해서 방향을 바꾸고 또 속도를 조정하고 이런 게 있을 텐데, 그냥 이렇게 몰고 가는 그런 느낌이 듭니다.

◇ 정관용> 그럼 어떻게 대응해야 가장 적절한 대응이라고 생각하십니까?

◆ 송민순> 아니, 지금 이 경우는 이번에 총격전 생긴 것에 대해서 왜 그런지 북한한테 좀 따져보고요.

◇ 정관용> 아하.

◆ 송민순> 따져보고 '왜 이렇게 도발이 되느냐' 그리고 하다 보면 이건 우발적인 사건인지 아니면 자기들이 불만의 표시를 행동으로 했으면 그러면 거기에 대해서 좀 먼저 해결할 건 해결하고 따져보고 그다음에 해야지. '아, 뭐 그렇게 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고위급 접촉한다' 그냥 그것도 이렇게 하루 이틀 여유가 있는 게 아니라 그 자리에서 즉각적인 반응이 나오는 것은 그걸 우리 국민으로 봐서는 좀 종잡을 수 없는 그러한 형국입니다.

◇ 정관용> 북이 응할까요? 그거는 어떻게 보세요? 고위급 회담.

◆ 송민순> 고위급 회담이요?

◇ 정관용> 네.

◆ 송민순> 그거는 북한이 우리가 요구를 하니까 언제든지 뭘 하면 그걸 또 받아서 마치 자기가 그 카드를 쥐고 있는 것처럼 북한은 그렇게 행세를 하려고 하지 않습니까?

◇ 정관용> 네.

◆ 송민순> 저는 북한이 이게 응하느냐 안 하느냐 그걸 지금 우리가 맞추기 보다는 우리가 일단 제안을 해놓으면 차분히 기다리고 북한이 응하지 않으면 응하지 않는 대로 대응해야지 그걸 우리가 자꾸 매달리는 듯한 모양은 좋지 않다고 생각이 됩니다.

◇ 정관용> 잇따른 일종의 도발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예정대로 된다라고 말하고 있는 것은 매달리는 모습이다, 이 말씀군요?

◆ 송민순> 모양이 좀 그렇게 보이는 것 같은…그렇지 않습니까? 저는 그렇게 생각이 됩니다.

◇ 정관용> 그렇군요. 다만 또 한 가지는 지난 주말 사이에 이런 총격들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오늘 북한의 관영 매체들은 일제히 '남북 관계 잘 해보자'는 식으로 쓴단 말이에요?

◆ 송민순> 네. 그러니까 북한의 매체가 '잘 해보자'라는 그 행동은 다른 데서 나오는 게 아니고 고위급 회담 제안한 데 나와서 거기서 우리가 필요한 것도, 북한이 필요한 것을 서로 맞출 수 있는 타협의 여지가 생기느냐 그게 잘 하는 거지. 매체가 잘 해보자 안 하자 거기에 우리가 초점을 맞출 필요는 없지 않겠습니까?

◇ 정관용> 거기에 너무 일희일비할 필요 없다?

◆ 송민순> 네. 저는 그런 생각이 듭니다.

◇ 정관용> 그러면 따질 것은 좀 따져가면서 당당하고 의연하게 기다릴 때는 기다리고 이 말씀이군요?

◆ 송민순> 그렇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지금 급하게 매달리는 모양은 아니고요. 그다음에 이게 기본적으로 남북 관계에 있어서 우리가 하나 생각해야 될 게 있습니다. 이게 이제 우리의 안보, 또 북한으로서는 정권이나 체제 이런 게 하나의 남북 관계를 이루는 상위 구조고, 그다음에 무슨 경제 교류나 사회 분야, 인도적 교류 이런 것들은 바탕을 이루는 건데.

◇ 정관용> 그렇죠.

◆ 송민순> 이 두 개를 조화를 시켜야 되는데 지금 남북 간에 안보 문제, 즉 북한이 핵을 만들고 있고 미사일을 만들고. 또 우리는 북한의 정권이나 체제를 인정하지 않는 그런 상부 구조가 되어 있지 않은 곳에서, 않은 상태에서 남 아래쪽에서 말씀이죠. 무슨 '인도적 경제 교류하자'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게 이게 짝이 안 맞는 겁니다. 마치 어떻게 보면 '비가 오는 데서 지붕 없이 옷을 말린다' 이런 경우가 있지 않습니까?

◇ 정관용> 네.

◆ 송민순> 그러니까 지붕을 잘 쳐놓고 옷을 말리고 이래야 되는데. 그런 정도로 우리가 남북 관계에 대한 기본적인 우리 구도를 가지고 이거를 지금 우리가 끌고 가야 되거든요.

◇ 정관용> 그렇죠.

◆ 송민순> 그런데 지금 모양을 보면 뭔가 좀 끌려가는 듯 한 그런 느낌이 들지 않습니까?

◇ 정관용> 네.

◆ 송민순> 그래서 이 대북 정책에 대한 우리 구조적인 개념이라고 그럴까요? 그걸 확실하게 하고 해야 될 것 같습니다.

◇ 정관용> 알겠습니다. 전략적 그리고 전술적 말이죠. 또 민간 교류까지를 포함하는 그런 어떤 총체적 구조 점검을 해야 한다? 이 말씀이군요?

◆ 송민순> 그렇습니다.

◇ 정관용> 고맙습니다.

◆ 송민순> 네, 감사합니다.

◇ 정관용> 송민순 전 외교부장관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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