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슨보다 못하다던 오승환, 그리고 1년 후

입력 2014. 10. 20. 09:03 수정 2014. 10. 20.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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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닷컴 MK스포츠(美 로스앤젤레스) 김재호 특파원] 지난 2013년, 류현진의 성공적인 메이저리그 정착에 고무된 LA다저스는 아시아 선수 탐색에 많은 역량을 투자했다.

주된 타겟은 다나카 마사히로, 마에다 겐타 등 일본 선수였지만, 한국도 무시할 수 없는 시장이었다. 몇몇 선수들의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는데, 오승환도 그 중 한 명이었다.

다저스는 오승환에 관심을 가졌지만, 결국 계약하지 못했다. 이유가 있었다. 당시 사정에 밝은 관계자에 따르면, 다저스는 오승환을 '7회 전력'으로 평가하고 있었다.

2013시즌 다저스는 브라이언 윌슨이 8회, 켄리 잰슨이 9회를 맡아 필승조를 이루고 있었다. 오승환의 전력이 이들보다는 한 수 아래인 것으로 평가했다. 한 마디로, 오승환이 윌슨보다 못하다고 본 것이다. 그리고 7회 전력을 영입하기에 오승환의 몸값은 너무 높았다.

당시에는 그 생각이 맞았다.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 이후 다저스와 계약한 윌슨은 18경기에서 13 2/3이닝을 던지며 평균자책점 0.66의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그러나 올해는 사정이 180도 뒤집혔다. 윌슨이 갑자기 다른 투수가 됐다. 스프링캠프 때부터 꼬였다. 시범경기 등판 도중 원인모를 이상을 호소하며 내려간 윌슨은 시즌 개막 후 첫 경기를 치른 뒤 '팔꿈치 척골 신경 염증'으로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

부상자 명단에서 복귀했지만, 그는 예전만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전성기 시절의 패스트볼 구속을 회복하지 못하면서 슬라이더에 대한 의존도가 절대적으로 높아졌고, 결국 이것은 61경기 48 1/3이닝 평균자책점 4.66이라는 성적으로 돌아왔다.

그가 믿음직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면서 다저스의 8회는 최고의 골칫거리가 됐고, 결국 이는 포스트시즌 때 '폭탄'으로 돌아왔다. 정규시즌 94승의 성적을 기록한 다저스는 디비전시리즈에서 허무하게 탈락했다.

그 사이, 일본프로야구 한신 타이거즈에 진출한 오승환은 팀의 마무리로서 제 몫을 다했다. 64경기에서 2승 4패 39세이브 평균자책점 1.76을 기록했다. 히로시마, 요미우리를 상대로 한 클라이맥스시리즈에서도 8 1/3이닝 2실점 4세이브의 압도적인 성적을 기록했다.

활동 무대가 다른 두 선수를 직접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그러나 불과 1년 만에 두 선수의 명암이 엇갈린 것은 주목할 만하다. 오승환을 '7회용'으로 평가했던 이들은 지금의 오승환을 보며 어떤 재평가를 내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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