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혁 "문지상, 시놉에 딱 두줄 나왔던 인물"

2014. 10. 8.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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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왔다! 장보리' 문지상 역으로 화제

MBC '왔다! 장보리' 문지상 역으로 화제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장안의 화제작 MBC TV 주말극 '왔다! 장보리'가 종영을 단 2회 남겨두고 있다. 촬영은 이미 모두 끝났고 제작진은 지난 6일 쫑파티까지 했다.

새벽까지 쫑파티 현장을 즐겼던 '문지상'을 그 몇시간 뒤인 7일 오전 광화문에서 만났다. 문지상을 연기한 배우의 이름은 성혁(30·홍성혁)이다.

문지상의 트레이드 마크인 수트를 벗어던지고 경쾌한 후드티 차림으로 나타난 성혁은 "이런 드라마를 만나 행복했다"고 말했다.

문지상은 '왔다! 장보리'에서 악녀 연민정(이유리 분)의 악행에 마디마디 제동을 건 유일한 인물. 그가 없었으면 드라마가 후반부 한 발짝도 앞으로 나갈 수 없을 정도로 막판 그의 역할은 대단히 중요했다.

성혁은 극중 이름인 '문지상'으로 개명하라는 말까지 들었을 정도로 이 역할 덕분에 '하루아침'에 화제의 인물이 됐다. 시청률 40%에 육박한 드라마의 인기로 많은 이들이 그의 본명은 몰라도 그가 문지상이라는 것은 아주 잘 알고 있다.

"드라마가 인기라는 건 알지만 제 인기는 잘 모르겠어요. 연기를 하루이틀 할 것도 아니고 문지상이 대박이 났다고 제 앞날이 당장 달라질 것 같지도 않고요."

사실 그와의 인터뷰에는 워밍업이 좀 필요했다.

이름도 몰랐던 배우가 역할 하나로 단번에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는데도 그는 지나치다 싶을 만큼 차분했고 말을 아꼈다. 호들갑까지는 아니어도 기뻐하는 기색이라도 있어야할 것 같은데 그는 별반 감흥이 없어보였다.

"연기를 한 지 10년이에요. 좀 잘됐다고 들떴다가 호되게 당해본 경험이 있어요. '자 이제 난 된거야'라고 생각하고 한껏 들떴었는데 달라지는 게 없더라고요. 드라마 끝나고 하루이틀 지나니까 저는 잊혀지더라고요. 그런후 늦은 나이에 군복무를 했는데 군대에서 2년을 보내면서 절 돌아봤어요. 그때 깨달았죠. 들떠봤자 마이너스라는 것을요."

그는 지난 2005년에 데뷔한 중고 신인이다. SBS '해변으로 가요'에 단역으로 출연했다. 알고보면 '하루아침'에 등장하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그러다 한계단씩 올라 2010년에는 KBS 2TV 주말극 '결혼해주세요'에서 주인공 가족의 막내아들로 출연했다. 그가 한때 '들떴었다'고 말하는 것은 바로 '결혼해주세요' 직후다.

하지만 그는 LTE급으로 잊혀졌고 그때의 '쓰라린 경험'으로 지금은 마음을 다독이고 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그때와는 다를 것 같다.

성혁은 문지상의 인기를 바탕으로 11월 방송을 시작하는 KBS 1TV 일일극 '당신만이 내 사랑'의 남자 주인공으로 발탁됐다. 곧바로 차기작에 캐스팅된 데다 조연에서 주연으로 올라선 것이다.

그는 "물론 드라마가 잘돼서 좋고 문지상을 기억해주셔서 좋다. 하지만 들뜨기보다는 이 힘을 받아서 다음 작품을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다시 '왔다! 장보리'로 돌아와서, 하마터면 그는 문지상이라는 옷을 입지 못할 뻔했다.

"처음에는 안하려고 했어요. 시놉시스상에 딱 두줄 설명이 나온 인물이었어요. 제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싶어 포기하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백호민 PD님과 2시간 정도 대화를 나누고는 출연을 결심했죠. 후반부 되게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런데 그다음에는 김순옥 작가님이 절 안좋게 보셨어요. 첫미팅에서 제 태도가 뭔가 마음에 안 드셨던 것 같아요. 저는 가감없이 솔직하게 저를 드러냈다고 생각했는데 제가 생각이 강한 캐릭터처럼 보였던 것 같아요. 백 PD님이 다시 작가님을 설득하셨죠."

그렇게 합류한 드라마를 통해 그는 스포트라이트를 제대로 받았다. 악녀 연민정이 발악을 하면 할수록 드라마의 시청률이 상승곡선을 그렸는데, 놔두면 끝없이 이어질 같은 연민정의 악행을 문지상이 매번 '슈퍼맨'처럼 극적으로 차단하거나 까발리며 시청자에게 카타르시스를 줬기 때문이다.

그는 "문지상과 연민정의 케미가 정말 좋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유리 누나(이유리가 실제로는 그보다 4살 연상이다)는 정말 좋은 배우입니다. 같이 연기한 게 행복한 시간이었어요. 물론 감정싸움을 하는 것은 아프고 힘들었지만, 유리 누나와 의견도 잘 맞았고 대화도 잘 통해 연기적으로 그런 배우와 호흡을 맞추는 게 신났죠. 누나는 항상 신인의 마음으로 임했어요. 신인의 자세지만, 뭘 해야하는지 아주 잘 아는 신인이었던 거죠."

둘은 서로 죽일듯 저주를 퍼부었고 몸싸움을 시도때도없이 했다.

"유리 누나랑 몸싸움을 지겨울 정도로 했죠. 레슬링을 하는 것 같았어요. 그러면서도 긴 대사를 소화해야 해서 만만치 않았어요. 리듬을 타면서 대사도 치고 몸싸움도 해야했거든요. 근데 가짜로 하지 않았아요. 누나나 저나 '실제같이 하자'고 생각해 온몸에 멍이 들고 타박상이 들도록 연기를 했어요. 그래야 자연스럽게 보이니까요."

연민정 앞에서는 분노에 이글대지만 문지상은 눈물도 많이 쏟아냈다. 딸 비단이 앞에서다. 특히 종영이 가까워지면서 그의 눈물 연기는 물이 올랐다. 딸을 생각하면 가슴이 찢어지는 아픔에 그 자신도 깊게 몰입이 된듯 느껴졌다. 제작진이 그에게 "혹시 숨겨놓은 애가 있는 거 아니냐"고 할 정도로 북받치는 감정 연기를 소화해냈다.

성혁은 이 대목에서 말문이 트였다.

"결혼도 안한 제가 부성애를 어찌 알겠어요. 어떻게 연기해야하나 고민하다 제가 저희 가족에게 받았던 것들을 돌려주는 심정으로 연기를 했어요. 저희 가족이 정이 많고 감수성이 풍부해요. 제가 애도 없는데 문지상의 감정을 소화해낸 것도 가족의 영향이죠. 제가 15세 때 아버지가 사고로 돌아가셨어요. 그 2년 후에는 삼촌이 또 사고로 돌아가셨어요. 어린 나이에 너무 엄청난 일을 겪으면서 많은 것들이 제 안에 들어온 것 같아요. 머리로는 잊어도 호흡으로는 남아 절대로 잊을 수 없는 일인거죠. 배우가 된 것도 결국 그런 경험들이 바탕이 된 것 같아요."

한때 연기를 너무 못해서 촬영장에서 울어버린 적도 있다는 그는 "연기가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도 알고, 시행착오도 많이 겪어봤기에 길게 보면서 계속 노력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prett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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